지나친 성취욕 가정엔 해 될 수도
가정은 성공의 기반 잊지 말아야
“나 tenure 못 받으면 우리는 끝장이야” “박사학위 받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당신 알아?” “변호사 시험 준비하고 있는 거 당신 눈에는 안 보여?” “여보. 나 지금 CPA 시험 준비하고 있어”
자신이 하는 일은 성역으로 이렇게 못을 딱 박아놓고 아내에게 아이 키우는 일과 가정 꾸리는 일을 모조리 맡겨두고 책 더미에, 컴퓨터에, 학교 도서관에 파묻혀 사는 아빠들이 있다. “Tenure 받으면 그때 내가 못한 거 다 해 줄게.” “박사학위 받으면 아이들 데리고 공원에 나가 공놀이도 하고 놀이터에서 미끄럼도 탈게.” “변호사 시험에 합격만 해봐라. 내가 당신하고 우리 아이들 얼마나 호강시켜 주나?” 이런 말로 아내와 자녀들을 달래는 아빠들은 자신이 지금 설정한 목표를 일단 달성하고 나서도 비슷한 말로 아내와 자녀들을 달래게 된다.
박사학위를 받고 나면 더 이상은 할 일이 없을 것 같고, 변호사 합격하고 나면 그때부터는 마구 놀아도 되고, 대학에서 tenure 받고 나면 놀이터에 가서 아이들과 미끄럼 탈시간이 많이 생겨날 것처럼 잘못된 생각을 하는 아빠들이 있다.
그러나 지금 아이들과 놀 시간을 낼 줄 모르는 아빠들은 자신이 목적한 바를 성취하여도 가족들하고 시간 보내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 그러나 그때 가서 돌아보면 놀아주기를 기다리던 아이들은 이미 자라서 떠나가고 없고 그나마 있는 아이들은 엄마하고 과도한 애착관계가 형성되어 있어서 아빠가 비집고 들어가 설 자리가 없는 잘못된 가족구조를 보게 된다.
그래서 남편은 더욱 더 다른 일에 매달리게 되고 가족과 보낸 시간, 자녀들과 대화하고 지낸 시간은 정말 셀 수 있을 정도로 보잘 것 없다는 것을 tenure를 받고 나면, 개업해서 자리 잡고 나면 깨닫게 된다.
어린 시절 성장기에 그들의 부모들이 자녀들보다 일을 더 소중하게 여기고 성취욕에 사로잡혀 있었다면 이런 부모 아래서 성장한 사람들은 마찬가지로 가족을 돌보는 일보다 직업이나 다른 일을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된다.
아빠가 가족을 위한다는 명분아래 자신의 성공을 위해 자녀들을 방치해 두면 자녀들은 다른 곳에서 자신의 소중함을 찾고자 노력하고 방치되어서 자라면서 마음에 난 상처와 아픔을 스스로 달래는 방법으로 힘들고 어려울 때 주로 남을 원망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은 자신의 중요한 행동방식으로 자리 잡게 되며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 아이의 방법을 그대로 사용하게 된다.
자기 자신의 마음에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만 채우고 나면 다른 사람, 가족의 마음속에 생겨나는 부족함은 잘 느껴지지 않으며, 자신의 부족함이 채워지지 않을 때는 다른 사람이나 가족을 원망한다.
“이번 연휴에 바닷가에라도 같다 오면 안 돼?” 아내로부터 이런 제의가 들어오면 책상에 몇 시간 더 앉아 있지 않으면 논문 한 페이지 더 못 쓰게 되고 변호사 시험에서 몇 문제 틀릴 거라고 불안하고 초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때 아빠는 이 일을 크게 선심 쓴다고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바닷가로 가면서 “이 시간에 컴퓨터로 작업을 하면 산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또 갔다 오면서도 “다른 사람들 못 쫓아가면 당신이 책임져” 이런 식으로 자신의 어린 시절에 함께 해 주지 못한 부모에게 할 수 없었던 원망을 아내와 자식에게 대신하는 원망 따위는 딱 멈추고 어른으로서, 아빠로서 자신의 가족들을 바라보도록 한다.
다른 사람 원망하는 어린 아이 때의 방법을 이제는 벗어 던지고 아빠에게 모든 가족들이 진정으로 의지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주도록 한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에만 포커스를 맞춘다. 몇 가지 방법을 알아보자.
첫째, 아내와 아이들과 하루를 정리하는 대화시간을 가진다. 이때 아빠의 힘들었던 일만 아내에게 토로하지 않고 아이들이 학교에서 있었던 일, 아내가 경험한 일들에 대해 귀 기울이고 그들의 기분을 경청하고 수용해 준다. “이 시간에 쉬고 논문을 더 썼으면…” 이런 생각이 들면서 또 가족들 원망이 생겨나면 “멈춰!”라고 스스로에게 준엄하고 속으로 꾸짖어 주고 주의를 아내, 아이들의 기분으로 되돌려온다.
둘째, 일주일에 최소한 한 번은 함께 책을 읽고 토론을 하거나 간단한 보드게임 같은 것으로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을 정해서 이 시간을 그 가정의 중요한 행사로 자리 잡게 만든다. 소란하고 산만한 비디오게임은 피하고 체스, 체크, 모노폴리, 메모리게임, 브레인게임 등 간단하고 차분한 것으로 집안에서 가족이 함께 하는 느슨하고 여유 있는 시간을 일상 생활화 한다.
셋째, 바깥 활동을 위한 시간을 따로 마련한다. 동네 공원에 갈 때는 작업복을 입고 가서 미끄럼도 함께 타고 몽키 바에도 오르내리면서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놀아준다.
이런 일을 가족들과 함께 하면서 일말의 불안감이 생겨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시간에 일을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뒤처질 텐데…” 아빠가 자신이 하는 일에만 매달려 있으면 나중에 교수로서, 의사로서, 변호사로 자신의 직업에서 성공하리라 생각될지 모르나 실상은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키우는 부부, 부모기술,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의 기술, 환자를 치료하고 의료진을 다루는 기술, 이 모든 기술은 한가지의 동일한 기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가정을 성공시키는 기술 없이 큰 일 하는 경영자, 지도자로 성공하는 법은 없다.
리차드 손 <임상심리학박사·PsychSpecialists,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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