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영(주필)
21세기에 들어섰지만 인류는 여전히 거대한 자연의 횡포(?) 앞에서 무력하기만 하다.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을 강타했던 쓰나미, 2005년 8월 미국 뉴올리언스를 침몰시킨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그 단적인 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 특히 21세기의 천재지변은 인류의 오랜 역사 속에서 보았던 그 양상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인류를 공포의 전율로 몸서리치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각국에서는 흔히 자연재해라고 일컫는 천재지변에 대해서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 문명이 아무리 발달해도 천재지변 앞에 인간은 아무런 힘을 발휘할 수 없고 그대로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어떻게든 극복해 보려고 하는 것이다.
유엔 정부 산하 기후변화위원회(IPCC) 보고서는 얼마 전 지구 온난화의 원인으로 인간 활동이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그것은 산업화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데서 오는 이산화탄소의 방출량과 정비례하면서 그것이 지구의 온난화를 가속화 한다는 것이다. 과학이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는 것처럼 지구 온난화, 대기오염, 물 부족 문제는 인재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천재지변으로만 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인간이 노력할 경우 얼마든지 자연재해를 막을 수 있다는 결론이다.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아직도 자연재해는 나와는 아무 상관없는 것으로 여기고 무심한 상태로 살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지만 그 분야의 전문가들은 그 재앙을 막아 보려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떻게든 자연재해 피해를 줄이기 위해 21세기에 주목해야 할 태풍, 토네이토의 발생 원리와 그 효과적인 대비책을 찾기 위해 지금도 끊임없이 탐색하고 있는 것이다. 각각의 재해가 왜, 어떻게, 어느 곳에서 발생해 어떤 피해를 일으켰는지 살펴보고 피해를 막기 위한 예방책은 없는 가 세심하게 관찰하고 탐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노력이 과연 얼마만큼의 자연재해를 줄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모든 인류가 우선 생활에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급선무다. 일차적인 이런 노력이 없고서는 지구 곳곳에서 발생되는 자연재해의 피해를 줄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자연재해로 인한 막대한 피해는 지금도 여전히 지구상에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이번 여름에도 아시아 지역에 태풍과 지진으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면서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제8호 태풍 ‘모라곳’이 휩쓸고 간 중국에 이어 대만은 최악의 태풍으로 900만 명에 달하는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일본 열도도 제 9호 태풍 ‘피토’가 상륙함과 동시에 물난리에 지진까지 겹쳐 나라가 초긴장상태에 놓였었다. 또 인도양에서도 강진이 발생해 쓰나미 주의보가 발령되면서 인도, 스리랑카, 미얀마, 인도네시아, 태국,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일대 연안국이 얼마 전 비상상태에 돌입했다. 아무리 수많은 과학자들이 노력해도 아직 정복되지 않은 이 수수께끼의 지진, 해일, 홍수 등의 천재지변은 인류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인간의 힘으로는 도무지 감당해 내기가 어려운 자연재해는 인간이 쌓아올린 문명의 금자탑을 하루아침에 날려 버린다.
그렇다면 그 예방책은 무엇인가? 채식주의자이며 인도의 경제학자이자 노벨상을 수상한 라젠드라 파차우리 IPCC 의장은 생활양식의 변화가 기후 변화를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육식하지 않고 자전거를 이용하며 검소한 소비자가 됨으로써 지구 온난화를 멈출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상황이 좋지 않고 인류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기후 변화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노력이 과연 얼마만큼의 자연재해를 줄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모든 인류가 우선 생활방식을 변화함으로써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감소시켜 나가야만 할 것이다. 이것이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하여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다. 진인사대천명이라고 했다.
인간의 도리를 다 한 후에는 하늘의 뜻에 맡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우주적인 차원에서 보면 태풍은 지구의 공기를 정화하는 것이고 해일은 바다를 깨끗이 하는 것이다. 신이 우주를 청소하겠다고 나서는 데는 어느 누구라도 대응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인간의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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