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결혼에 골인해 연예와는 다른 신혼의 묘미를 만끽하고 있는 새내기 주부 이모씨는 내년이면 벌써 35세가 되지만 풀타임 직장생활에 바빠 아기 갖기는 아직 미루고 있다. 주변 친구나 직장 동료들도 서른 넘어 결혼한 케이스도 많고, 늦게 아기를 갖는 일도 많아 첫 아기 갖는 일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고 있다. 박사 공부로 아기 갖기를 뒷전으로 미뤘던 최모씨는 이와는 반대다. 아직 서른 초반이지만 혹시나 아기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다. 공부와 커리어 때문에 아직 아기는 가질 수 없는 상황이라 난자 냉동에까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보통 35세가 넘어 임신하면 고령 임신에 속한다. 물론 나이가 들었다고 임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성의 임신 확률은 분명히 35세를 기점으로 확실하게 떨어진다. 35세를 넘기면 아무리 건강한 임신부라도 임신 합병증이나 출산 때 위험률도 젊은 산모에 비해 커진다. 또 이미 출산 경험이 있다 해도 35세 이후 임신하면 나이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늦은 결혼으로 고령 임신부가 되었거나, 직장생활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임신부라면 뱃속 아기에게 더욱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고령 임신의 위험성을 살펴보고 건강하게 아기 갖기에 대해 체크해 본다.
35세 넘으면 고혈압·당뇨 등 임신중독-기형아출산 위험 높아
산전검사·체중-혈압관리·음식조절 잘하면 건강한 아기 출산
엽산·철분·칼슘 등 섭취
술·담배·불법약물 금물
#첫아기 갖는 나이, 점점 늦어져
최근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고령 임신 역시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의 한 병원 조사에 따르면 1993~2006년 연령별 임신 비율을 조사한 결과 35세 이상 고령임신 비율이 1993년 9.6%에서 2006년 19.3%로 약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성도 엄마 되기를 늦추고 있는 추세다. 최근 미국립건강통계센터(National Center for Health Statistics)가 발표한 연구 조사에 따르면 첫 아기를 갖는 임신부의 평균 나이가 1970년에 21.4세였던 것에 비해 2006년에는 25세로 늦어졌다.
연구조사를 이끌었던 인구 통계학자 T.J. 매튜박사는 1970년에는 1% 정도, 즉 100명 중 1명꼴로 35세 이상 고령임신에 해당됐던 것에 비해 2006년도는 12명 중 1명꼴로 드러매틱하게 첫 아기를 출산하는 임신부의 나이가 변했다고 지적했다.
물론 아직까지는 미국의 첫 아기를 갖는 임신부의 나이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젊기는 하다. 이미 영국, 스위스 등은 평균 나이가 30세에 육박한다. 가장 평균 나이가 높은 주는 27.7 세의 매서추세츠주. 평균 나이가 가장 어린 주는 22.6세로 미시시피주로 나타났다.
인종별로는 아시안 태평양계 여성이 28.5세로 가장 늦게 아이를 갖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비히스패닉 백인 여성은 26세, 히스패닉 여성은 23.1세, 비히스패닉 흑인 여성은 22.7세로 각각 나타났다.
아이 갖기를 늦추는 이유는 젊은 여성이 고등 교육을 좀 더 받거나 커리어를 쌓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35세가 넘으면 고령임신
‘때 되면 낳는다’ ‘늦어도 걱정 없다’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 사실 고령임신은 난자가 건강하지 못해 수정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으며, 건강한 아기를 가질 기회도 젊은 임신부보다는 점점 낮아진다.
또 고령 임신에서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임신 중독증도 많이 발생한다. 임신 중독증은 조산을 야기할 수 있으며 출산도 어려워질 수 있다. 유산이나 조산의 위험도 젊은 산모보다는 높다.
여성은 태어날 때부터 난자의 개수가 정해져 있다. 30세를 넘기면 난자의 질도 점차 떨어질 수도 있다. 배란도 점차 줄어든다. 심지어 규칙적으로 생리를 해도 배란이 종종 잘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나이든 여성의 난자는 젊은 여성보다 수정능력도 떨어진다. 시험관 아기 시술도 40세 이상은 임신 성공률이 떨어진다. 불임연구에 따르면 45세 이상 여성의 불임 치료시 임신 성공률은 5% 이하로 낮아진다는 조사도 나온 바 있다.
물론 그렇다고 아예 임신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35세를 넘기고, 아기를 원하며 6개월 동안 임신 시도를 해도 임신이 되지 못한 경우는 불임 전문의를 찾는 것이 현명하다.
#쌍둥이, 다태아 가능성 높아져
나이가 들수록 쌍둥이를 임신할 확률이 높아진다. 나이가 들면 시험관 수정을 고려하게 되는데, 배란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쌍둥이 혹은 그 이상의 아기를 임신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불임 치료를 받는 고령임신이 늘면서 자연스레 쌍둥이나 다태아 출산이 높아지는 것이다.
#임신성 당뇨병 위험
할리웃 유명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도 임신성 당뇨병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쌍둥이를 출산한 그녀의 나이는 33세. 적지 않은 나이다.
나이가 많은 여성이 임신하면 임신성 당뇨병 위험도 높아진다. 임신성 당뇨병은 임신기간에만 나타나는 당뇨병을 말한다. 임신성 당뇨병은 태반 호르몬이 주범.
태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임신중 모체의 인슐린 요구량을 증가시켜 당뇨병 발생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성 당뇨병이 생기면 양수 과다증이나 임신 중독증, 자간증, 신우신염, 유산, 조산 등 각종 임신 중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임신부의 혈당이 높아지면 태아에게도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거대아로 태어나 출산 위험도를 높일 수도 있으며, 저혈당증으로 인한 발달장애 같은 후유증도 간혹 생길 수 있다.
임신성 당뇨병에 걸리면 임신 기간에 혈당관리는 물론 식단관리, 다이어트를 철저히 해야 한다.
#임신성 고혈압
고령임신의 경우 임신성 고혈압 위험도 커진다.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더 문제인데다가 임신부의 생명까지도 위협할 수 있다. 임신성 고혈압은 임신부의 5~7%가 겪을 정도로 흔한 임신 중 합병증.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이 각각 140, 90mmHg 이상일 경우 임신성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보통 임신 중기 이후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대부분 산모들은 자신의 혈압이 높은 줄 조차 모르고 지내는 경우도 많다.
고혈압에 단백뇨까지 동반했다면 임신 중독증으로 부른다. 임신 말기로 접어들수록 혈압 상승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또 혈압은 서서히 올라가는 게 아니라 어느 날 갑자기 상승하게 되므로 임신 중엔 건강한 산모라도 정기적으로 혈압을 체크해야 한다.
#태아 기형 위험 높아져
임산부의 나이가 35세 이상의 경우에는 모체의 노화로 인해 난자의 염색체에 돌연변이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신생아 중에서 염색체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는 엄마의 나이가 35세 미만의 경우 500명 중 1명 정도인데 비해, 35~39세의 경우 125명 중 1명꼴이다. 특히 40~45세인 경우는 40명 중 1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염색체 이상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에도 태아 기형 발생률은 젊은 산모보다 1.5배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령임신, 건강하게 할 수 있다
고령임신에 위험성이 있다고 너무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꼼꼼하게, 건강하게 임신을 준비하면 임신과 출산에 나이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늦은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임신 전 건강 체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건강 검진을 받고,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의 여부 등 현재의 건강 상태와 자궁 건강 상태를 미리 체크한다.
시험관 아기를 계획하고 있다면 특히 더 건강한 상태에서 해야 함은 물론이다.
임신 중에는 양수 검사를 통해 태아 염색체 검사로 이상 여부를 미리 알아낼 수 있다.
젊은 임신부보다는 병원을 자주 찾아 정기 점검을 꼼꼼하게 받도록 한다. 특히 출산 직전에는 보통의 젊은 임산부보다는 자주 산전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음식은 건강하게 먹는다. 엽산은 필수. 임신 초기 태아 기형 예방 및 세포 성장에 꼭 필요한 영양소다. 35세 이상 고령 임신은 기형아 출산 확률이 높아지므로 엽산 복용에 꼭 신경 써야 한다. 임신 준비 기간에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외 칼슘, 철분, 단백질 등 건강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또한 체중변화에 꼭 신경 쓴다. 임신했다고 먹는 것에 한없이 관대해져서는 안 된다. 체중이 필요이상으로 늘어나면 자연분만도 힘들고 당뇨병이나 고혈압 위험도 커진다. 건강한 여성은 25~35 파운드(11~16 kg)까지 늘어도 괜찮다. 하지만 과체중인 여성은 그보다는 적게 늘어야 한다.
운동도 꼭 해야 한다. 임신했다고 가만히 있으면 금물. 임신 시기에 따라, 또 의사의 조언에 따라 건강하게 운동방법에 대해 조언을 얻고 운동도 빠뜨리지 않는다. 한편 시험관 아기 시술을 한 경우는 의사의 권고를 따른다.
술, 담배, 불법 약물 등은 모두 금지다. 적당한 음주 역시 뱃속 아기에게 치명적이 될 수 있다. 담배는 저체중, 미숙아 등의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고령 산모는 임신 중 흡연하면 미숙아 출산 위험은 더 커진다.
고혈압인 경우는 임신 기간 내 편안한 마음을 갖고 충분히 쉬도록 하며, 필요하다면 의사의 지시에 따라 혈압강하제를 복용할 수도 있다. 당뇨병, 고혈압 모두 출산 임박 시에는 병원에서 자주 진찰을 받도록 하며, 진통의 기미나 몸에 이상이 발견되면 즉시 병원에 가도록 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