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아무리 꼼꼼한 사람이라도 발 질환은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은근히 신경 쓰이는 티눈, 참을 수 없는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무좀, 보기 싫은 발바닥 사마귀, 엄지발가락이 휘어져 변형되는 증상, 고통스럽게 살을 파고드는 발톱 등 가볍다면 가볍고, 심각하다면 심각한 발 질환들이 있다. 흔하지만 의외로 아픈 채로 그냥 놓아두게 되는 다양한 발 질환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다.
티눈·통풍·무좀·발사마귀·파고드는 발톱 등
편한 신발·양말 신고 깨끗하게 씻으면 예방 가능
발톱 너무 바짝 깎아도 안좋아
너무 높은 하이힐, 굽이 너무 낮은 샌달 등은 모두 발 건강에 좋지 않다. 너무 발을 조이는 신발 역시 피해야 한다. <박상혁 기자>
# 무지외반증(bunion)
다른 말로는 ‘건막류’라 한다. 엄지발가락 옆 뼈 부위가 튀어나와 변형을 일으킨 발 변형 질환이다. 엄지발가락이 휘어져 엄지발가락 뼈가 심하게 바깥쪽으로 돌출된 모양으로 변형된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주요 원인은 바로 신발이다. 주로 끝이 뾰족한 신발, 높은 하이힐, 폭이 좁아 발을 심하게 꽉 죄는 구두 때문에 생긴다. 변형이 심하면 걸음걸이도 이상해지고 발 통증뿐 아니라 무릎, 엉덩이 관절, 허리까지 심하게 아플 수 있으며 또한 관절염까지 부를 수 있다.
치료 첫 단계는 먼저 신발을 바꾸는 일이다. 이미 생긴 돌출부위에는 쿠션역할을 해주는 패드를 대어주기도 하며 깔창을 사용하기도 한다. 통증이 심하면 타이레놀이나 애드빌 같은 통증약을 복용하기도 한다. 아주 심한 케이스는 수술도 고려된다. 수술은 가장 최후의 선택사항으로 통증이 너무 심하거나 무지외반증 때문에 일상생활을 할 수가 없을 때 고려될 수는 있으나 수술 후에도 통증이 계속 남아 있을 수도 있으며, 다시 재발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엄지발가락이 신발 안에서 밀려들어 마찰이나 압력을 받아 생기는 만큼 신발과 발 사이에 마찰을 일으키지 않도록 발 모양에 잘 맞는 신발을 선택해야 한다.
신발은 너무 꽉 끼는 것을 신지 않도록 주의하며 하이힐도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발가락 부위가 넓은 신발을 고르는 것도 좋다. 굳이 뾰족한 신발을 신어야 한다면 발가락을 자주 신발 속에서 꼼지락거리는 것도 도움된다. 또한 하이힐은 앞부분이 네모난 것을 신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 티눈
신발과 마찰이 심하거나 압력이 몰리는 것을 원인으로 티눈이나 굳은살이 볼품없이 생기게 된다. 티눈을 없애려면 먼저 발에 잘 맞는 편한 신발을 신는 게 중요하다.
티눈이나 굳은살이 생기면 대부분 손톱으로 자꾸 벗겨내거나 손톱깎이로 잘라내거나 혼자서 각질제거용 버퍼 등으로 빡빡 문지르기 쉽다. 그러나 손톱깎이나 칼로 잘라내면 세균 감염의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당뇨나 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상처가 자칫 피부궤양을 부를 수 있어 병원을 찾아가 레이저나 약물로 제거해야 한다.
티눈 역시 발에 잘 맞는 편한 신발을 신는 게 중요하다. 낮은 신발을 신거나 발에 무리를 주지 않는 신발을 신으면 더러 자연적으로 사라지기도 한다. 또 티눈 부위에 스폰지를 대 주면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 통풍(Gout)
관절염의 형태로 갑작스런 통증, 불그스레한 피부, 발이 퉁퉁 붓는 증상, 특히 엄지발가락 쪽에 뻣뻣함을 느끼는 증상이 나타난다.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통풍은 발, 관절, 무릎 등 부위에 나타난다. 음식을 통해 섭취된 요산이 충분히 배설되지 않고 체내 축적돼, 체내 혈액에 요산이 너무 많을 경우 바늘처럼 생긴 요산의 결정이 관절 주위에 쌓여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 원인이다.
통풍으로 진단되면 환자의 상태나 질병유무에 따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콜히친(Colchicine), 스테로이드 등이 통증과 염증을 완화하기 위해 처방된다.
통풍환자는 붉은 육류나 해산물 섭취는 줄이고, 알콜 음료는 피해야 한다. 또한 저 지방 식단을 먹고 홀그레인을 섭취하도록 한다.
# 발바닥 사마귀(Plantar wars)
단단해지는 각질이 생기는 형태로 주로 발바닥에 생긴다. 전염성으로 찢어진 피부 틈으로 바이러스가 들어와 생기는데, 공용 수영장이나 샤워장, 목욕탕 등에서 감염될 수 있다. 원인 바이러스균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human papillomavirus). 발바닥에 압력을 받는 부위에 생기기도 한다. 적당기간이 지나면 없어지기도 하는데, 특별히 가렵거나 아픈 증상은 없어 그냥 놔두면 저절로 없어진다는 통념 때문에 무작정 방치되기 쉽다.
하지만 티눈처럼 손톱으로 후벼 파거나, 도구를 이용해 뜯어내게 되면 세균 감염이 일어나 곪을 수도 있다. 치료에는 살리실산(Salicylic acid)이 이용되기도 하며, 그 외 냉동요법, 레이저 치료, 면역요법, 주사요법, 증상 부위를 국소적으로 자르는 간단한 수술요법 등이 있다.
# 무좀(Athlete’s Foot)
여름철 흔한 발 질환, 무좀. 남녀를 가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성보다는 남성 무좀 환자가 더 많다.
곰팡이균에 의해 생기는데, 피부가 허옇게 일어나 벗겨지고, 심한 가려움증에 시달리기도 하며, 물집이 생기거나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무좀을 일으키는 곰팡이는 피부 각질층과 모발, 손톱, 발톱 같은 케라틴에 기생해 번식한다. 전염성은 있으나 심하게 전염되는 것은 아니다. 맨발로 다니기 쉬운 수영장, 피트니스 시설의 샤워장 등에서 옮겨오기 쉽다. 발가락 사이사이에 생기기 쉬운데, 땀이 나면 불쾌한 냄새를 더욱 일으킨다. 발바닥 각질이 두꺼워져 가루처럼 피부 껍질이 떨어지기도 한다. 발톱은 두꺼워지고, 부서지기 쉽게 푸석푸석해지며 색깔도 누르스름하게 변색되고, 표면은 거칠어진다. 무좀 때문에 발톱이 떨어져 나가기도 한다.
특히 통풍이 잘 안 되는 꽉 끼는 신발에서는 곰팡이균이 더욱 잘 번식된다.
발 무좀을 예방하려면 우선 하루 1회 이상 발을 깨끗이 씻어야 하며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에는 더 자주 씻으면 좋다. 발을 씻은 뒤에는 통풍을 잘 시켜 발가락 사이사이 잘 말리고 건조하게 유지해야 한다. 땀이 나지 않도록 주의하며 양말은 꼭 신고, 자주 갈아 신도록 한다. 양말이나 스타킹 없이 신발을 신으면 발과 신발 사이 눅눅해지는 습기가 생기기 쉽다. 양말은 자연 소재를 선택한다. 신발은 죄는 것보다 발가락이 나오는 샌들이나 통풍이 잘 되는 신발이 좋으며, 굽이 낮고 앞이 좁지 않은 편안한 신발을 신는 게 좋다. 낡은 신발이나 남의 신발은 가급적 신지 말아야 한다.
일단 발 무좀이 생기면 항진균제 연고나 로션을 발라 치료하는데, 하루 1~2회 정도 무좀이 생긴 부위에 바르면 된다. 다 나은 것 같아도 2~3주간 계속 발라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간혹 무좀으로 갈라진 피부를 통해 균이 들어가 급성 염증이나 2차 감염이 생긴다. 이때는 발가락이나 발등이 붓고 붉은 색을 띠며 통증을 동반할 수 있고, 증상 부위에서 진물이 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의사와 상담 후 환자의 증상에 따라 처방된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
무좀을 치료하는 항진균 로션이나 파우더, 연고로는 털비나핀(Terbinafine, 브랜드명 Lamisil), 클로트리마졸(Clotrimazole, 브랜드명 Lotrimin), 마이코나졸(Miconazole, 브랜드명 Monistat-Derm) 등이 있다.
# 평발
평발은 발바닥 안쪽에 동그랗게 위로 올라간 모양, 즉 아치(arch) 구조가 없이 평평한 발바닥을 말한다. 발 아치 구조는 체중을 감당하는 지렛대이자 걷거나 뛰는데 충격을 흡수하는 스프링 역할을 담당한다. 평발일 경우 오래 서있거나 장시간 걸으면 쉽게 피로해지고 통증이 생긴다. 아기 때는 모두 평발의 형태로 태어나지만 두발로 걷기 시작하면서 아치구조가 만들어지고, 10세가 되면 약 4% 정도만이 평발로 남는다. 성장하면서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아킬레스건의 이상, 신경계나 골격 이상에 따른 평발도 있을 수 있으므로 발 전문의를 찾아가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발 강화 운동, 깔창 등을 이용해 통증을 해소하기도 한다.
# 파고드는 발톱
조갑감입증이라 불리는 파고드는 발톱도 하이힐이나 꽉 조이는 신발 때문에 생길 수 있다. 이는 발 앞쪽이 심하게 압박돼 생기기도 하는 것으로 엄지발톱이 안쪽 살 속을 파고들어 그 주변이 욱신욱신 아프고 살이 벌겋게 부어 오르며 심하면 고름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발톱을 너무 바짝 깎거나 발톱 부상 때문에 생길 수도 있다.
심하지 않으면 규칙적으로 따뜻한 물에 담가 족욕을 하고, 발톱 부위를 깨끗하게 하며 솜을 이용해 문제가 생긴 발톱 가장자리에 대어 피부로 파고든 발톱을 조금씩 올려주면서 집에서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통증이 너무 심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불편하면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
굳은 살이나 티눈을 각질제거 도구를 이용해 살살 벗겨내도 되지만 너무 박박 문지르거나 손톱깎이로 잘라내는 것은 2차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한다(위). 무지외반증은 발 변형 질환으로 엄지발가락 뼈가 심하게 바깥쪽으로 튀어나와 휘어진 증상을 말한다. 꽉 죄이는 신발이 주요 원인이다.
너무 높거나 낮은
신발 신지 말아야
# 건강한 발 관리법
-건강한 발은 티눈이나 굳은 살, 무좀, 발바닥 사마귀 등 질병이 없고, 변형이 없어야 한다. 평소 발에 이상이 없는지 살피고 청결하며 건강한 발로 가꾸도록 해야 한다.
-발톱은 되도록 둥글게 깎지 말고, 일자로 깎는다. 너무 바짝 깎지 않도록 주의.
-공공장소에서 맨발로 다니지 않도록 한다.
-발에 잘 맞는 신발과 양말을 고른다. 너무 꽉 죄는 신발은 피한다. 그렇다고 너무 헐렁한 신발도 좋지 않다. 발가락이 조이지 않도록 공간이 있는 대신 헐겁지 않은 신발을 고른다. 헌 신발 역시 발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때에 따라 신발을 바꿔준다.
-한 켤레만 계속 신지 말고 신발은 최소 두 켤레를 갖고 번갈아 가며 신는다.
-너무 높은 굽의 구두나 신발은 피한다. 아주 낮은 굽도 좋지 않다. 굽은 2인치 이하(2~4cm 이하) 높이가 척추 건강에 가장 좋다. 또한 가능하다면 굽에 쿠션이 있는 것을 고른다.
-매일 발을 씻은 후에는 말끔하게 건조시킨다.
-지나치게 각질을 벗기려고 하지 않는다.
-티눈이나 굳은살을 손톱깎이로 벗겨내려고 하지 않는다.
-여름철 물가에 갔다 온 뒤에는 잘 말리고 발에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한다.
-매일 발바닥 스트레칭을 해준다.
-자신에게 맞는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며, 발 질환이 너무 오래되거나 통증을 유발하면 발 전문의를 찾아가 전문적인 치료를 받도록 한다.
발 건강을 위해 틈틈이 발을 쭉 폈다가 오므리는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깨끗한 손으로 발을 씻은 후에 발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피로 회복에 도움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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