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영(주필)
세상이 갈수록 험악해지면서 우리가 사는 사회는 남을 등치는 사기꾼들과 연약한 여성들을 괴롭히는 치한들, 그리고 심지어는 남의 생명도 아무렇지 않게 앗아가는 흉악범들이 활개를 친다. 그래서 살기가 점점 힘들고 두려워진다. 그러나 세상에는 그런 자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남을 돕거나 약자를 위해 수고하고 애쓰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기에 여전히 세상은 밝고 살만한 것이다.
자기의 시간과 에너지와 돈을 써가며 작게는 남을 위해, 크게는 나라와 세계를 위해서 봉사하는 사람들을 말함이다. 이들이 있는 한 아무리 세상이 험하고 어지러워져도 지구는 결코 멸망하거나 파괴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은 어둠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이 보이는 것이며 절망의 동굴 속에서도 희망이 샘솟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되는 것이다. 이들은 가까운 이웃이나 지역사회에서 소외되고 별 관심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섬기기
를 즐겨하는 자들이다. 병든 자, 못배운 자, 그리고 장애인과 노약자 보살피기를 내 몸같이 하고 있다. 또 다른 여러 빈곤국가의 아동이나 난민, 늙고 병든 환자 등을 찾아 사랑의 인술이나 학업 혹은 기술교육, 의식주 지원 등으로 사랑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월드비전, 국제 로타리클럽, 국제 라이온스클럽 같은 세계구호 혹은 봉사기관, 민간단체 등의 활동이 그것이다. 이들 기관에는 지구촌의 많은 젊은이들이 나눔을 실천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으로 지구촌의 어두운 곳이 밝은 곳으로 바뀌어지고 있으며 절망하며 몸부림치는 자들에게 희망을 주어 삶의 의욕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들의 노력과 헌신이야 말로 이 세상을 평화의 땅으로 변화시키는 근간이 될 뿐만 아니라 국가와 더 나아가 이 지구촌을 지탱하는 힘이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미국이 아무리 힘든 상황에 놓일지라도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은 바로 사회 저변에 이런 자원봉사 정신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인들의 사고방식 속에는 이 ‘자원봉사’라는 개념이 어렸을 때부터 몸에 익혀온 미국인들과는 달리 쉽게 와 닿지 않는 생소한 글자이다. 그래서 아무래도 남을 돕는 일에 나서는 사람들이 미국인들처럼 그렇게 많지는 않다. 하지만 이제는 그래도 옛날 보다 상당히 나아졌다. 지구촌 어디든지 보면 한국인들의 따뜻한 손길이 안 닿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평화봉사단과 똑같은 단체가 외교통상부 산하에 있어 제 3세계 곳곳에서 눈부신 활동을 하고 있다. 바로 국제협력단 코이카(KOICA)이다. 이 기구에는 한국의 실력있는 의사들, 간호사 등 실로 다양한 젊은이들이 세계의 오지에서 태극기를 휘날리며 사랑의 봉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최대 민간봉사단체의 하나인 국제로타리클럽의 이동건 회장이 지난해 이 기관의 회장 직을 맡을 정도로 이제는 세계에서도 한국인의 봉사정신과 활약이 크게 인정을 받고 있다. 그의 40년간 사랑의 휴먼 정신은 전 세계에서 소아마비 퇴치 99%의 실적을 올리는 아름다운 결실로 맺어졌다. 그의 행보는 자선사업의 대가인 빌게이츠도 감동해 국제로터리 재단에 3억 5000달러를 기부하고 나설 정도이니 참으로 위대한 한국인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은 건국정신중의 하나가 봉사정신이다. 그래서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이미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강조하고 실천하게 함으로서 몸에 베게 하고 있다. 그래서 국가적인 위기상황이나 천재지변 같은 재난이 발생하면 전 국민이 너도 나도 앞장서서 봉사를 하는 것이다. 몇 년 전 뉴욕시내에 정전이 일어났던 블랙아웃 때가 그랬고, 미국의 상징인 트윈 타워가 테러범들에 의해 무너진 9.11 테러 사건 때도 그랬다. 그 위기 상황에서도 많은 미국인들이 마치 내일인 양 한 마음, 한 뜻으로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그리고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사태를 수습하는 것을 보고 ‘이것이 미국의 저력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국가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라’고 강조한 연설을 생활에서 실천하며 사는 미국인들이다. 아름다운 세상은 우리 개개인이 이웃과 사회를 위해 무엇인가 조금씩 노력해서 나누려는 마음을 갖는데서 시작되는 것이다. 나의 조그마한 헌신과 봉사가 우리가 사는 이 지구촌을 밝고 환한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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