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 제대로 알고 드시나요?”
LA 한인타운의 30대 직장인 엄모씨는 조금만 머리가 아프거나 피로하다 싶으면 습관적으로 타이레놀을 찾는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온몸이 쑤시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먹으면 약 효과가 바로 나타나 조금만 아파도 타이레놀을 찾게 된다”고 한다.
엄씨처럼 조금만 머리가 아프거나 피로를 느끼면 타이레놀 같은 두통약을 습관처럼 먹는 한인들이 많다. 또 가정상비약으로 다량 구비해 놓고 있는 집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그러나 최근 타이레놀의 성분인 아세타미노펜
(Acetaminophen)이 도마에 올랐다. 무심코 먹는 아세타미노펜 오남용 때문에 급성 간부전증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물론 타이레놀은 용량 대로만 먹는다면 안전하다. 그러나 경솔하게 남용하거나, 아세타미노펜이 들어 있는 다른 약물과 함께 중복 복용해 생각지 못한 과다복용을 하게 되면 간 손상은 물론 병원 신세까지 지게 될 수도 있다.
타이레놀을 오남용하는 경우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또 얼마만큼 먹는 것이 과용에 해당하는지, 과용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등에 대해 알아본다.
타이레놀, 엑세드린 등 아세타미노펜 성분이 들어 있는 진통제가 최근 도마에 올랐다. 과용하면 간 독성을 불러 일으켜 간 이식, 심지어 사망까지 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베스트셀러 타이레놀 하루 8알이상 먹으면
복통·구역질·구토·황달·간 손상 우려
FDA 자문위 “복용량 크게 줄여야” 권고
#아세타미노펜… 과용은 간 손상 가져올 수 있어
타이레놀은 브랜드명, 아세타미노펜은 타이레놀의 성분명이다.
통증 약의 대명사로 알려진 타이레놀은 의사 처방전 없이 약국이나 마켓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오버-더-카운터(over the counter)용 약으로 두통, 치통, 근육통증, 쑤시고 아픈 통증과 해열제로 널리 쓰이는 베스트셀러 약이다.
약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다. 부작용 문제 역시 새로 나온 뉴스는 아니다.
그러나 지난달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는 타이레놀과 함께 의사 처방전이 필요한 바이코딘(Vicodin), 퍼코셋(Percoet) 등 아세타미노펜 성분이 들어 있는 진통제를 과용할 경우 급성 간 중독을 불러올 수 있어 타이레놀은 복용량을 줄여야 한다는 권고사항을, 바이코딘과 퍼코셋은 판매를 전면 금지시킬 것을 FDA에 요청했다.
FDA 자문위원회는 타이레놀은 1회 복용량을 현재 1,000mg에서 650mg으로 낮추고 1회에 1,000mg 복용할 수 있도록 만든 강화제품은 의사 처방전 없이는 구입할 수 없도록 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일일 최대 허용 복용량도 4,000mg에서 더 낮출 것을 제시했다. 강력한 마취 통증제와 아세타미노펜이 함께 들어 있는 바이코딘과 퍼코셋은 완전히 판매를 금지할 것을 제시했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 자문위원회는 약품 레벨에 강력한 경고 문구를 부착할 것은 요청했다. 이에 대한 FDA의 추후 최종결정은 현재까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
아세타미노펜은 과다 복용하면 급성 간부전증이라는 중증 간 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급성 간부전증(acute liver failure)은 빠른 간 손상을 가져오는데 경우에 따라 48시간 내에 간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오버-더-카운터용 감기약과 타이레놀, 의사 처방전이지만 인기를 끌고 있는 강력한 진통제 바이코딘, 퍼코셋은 미국 내 급성 간부전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08년도 캘리포니아 중독 컨트롤 시스템(California Poison Control System)에 아세타미노펜 과용으로 보고된 의심건수는 모두 1만6,352건. 실제 아세타미노펜 과용으로 파악된 건수는 약 8,000건으로 이중 반 이상은 부주의한 과용 때문인 것으로 보고됐다. 대부분은 심각한 케이스가 아니었지만, 4,000명 이상이 입원한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156명은 간 이식과 같은 중증 치료를 받았으며, 14명은 사망했다.
대부분 심각한 경우는 약 복용 시술과 함께 복용하는 등 해가 될 수 있는 행동을 함께 했거나 과다복용을 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또한 어린이들에게 노출돼 안전사고로 인한 어린이 오용 복용사례도 있었으며, 부주의하게 아세타미노펜이 들어 있는 다른 오버-더-카운터용 약물과 함께 복용해 모르고 중복 과용하게 된 경우도 있었다. 아세타미노펜은 타이레놀, 감기약, 수면제 등에 들어 있다.
아세타미노펜은 비교적 안전한 약물이다. 임신 중에도 복용이 가능할 정도다. 지침대로만 사용한다면 괜찮지만 많은 사람들이 고의로 또는 모르고 과용하는 것이 문제다.
간은 우리 몸에서 해독작용을 하는 곳이다. 약물 같은 이물질이 몸에 들어오면 간에서 대사과정을 거치게 된다. 대개는 약물의 90%가 안전하게 대사 처리되지만 5% 미만은 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 과용을 했을 경우 간이 이기지 못하고 독성 부산물을 만들어내고 간은 손상을 입게 되는 것. 전문가들은 권장량을 복용했을 경우는 괜찮다고 지적한다.
의사 처방없이 마켓이나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진통제. 용법이 지시하는 것 이상으로 과용이나 오남용을 해서는 결코 안된다.
‘숙취 두통’땐 약 먹으면 안돼
과다복용 했으면 즉시 병원으로
위 세척·해독돕는 약 투약해야
#과용했을 때 증상은?
첫 24시간 내에는 환자가 복부 통증을 느끼게 된다. 구역질이나 구토를 하기도 한다. 24시간 후에는 환자가 좀 나아진 기분을 느끼지만 간 기능에 이상이 있음을 경고하는 황달 증세가 나타나거나 간 기능 검사 때 수치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약 72시간 정도에는 급성 간 부전증으로 인한 출혈, 호흡 부전, 졸음이나 정신이상, 복부나 위장 부위가 붓는 증상 등 간 손상(간 기능상실)의 독성반응 증상이 확실하게 나타날 수 있다.
#얼마만큼 먹어야 많이 먹은 걸까?
현재 권장용량은 1회 1,000mg으로 약 2정의 강화 타이레놀(Extra Strength Tylenol)에 해당한다. 4~6시간 마다 2알을 먹는다.
제품 설명에 보면 하루 최대 8정 이상은 먹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하루 최대 복용량은 4g. FDA 자문위원회에서는 현재 4g인 하루 최대 복용량은 3.25g 이하로 낮출 것을 권고했다.
아세타미노펜 약물 과용은 한번에 10~12g 정도 먹은 경우에 해당한다. 하지만 120파운드인 사람이 8g만 복용해도 위험할 수 있다. 40파운드의 어린이는 3g 정도도 해롭다.
매일 3잔 이상 알콜음료를 마시는 사람 역시 아세타미노펜 독성 부작용을 겪을 위험이 크다. 숙취로 인한 두통이 나타날 때 타이레놀 복용은 피해야 한다.
#과용했을 때 어떻게 하나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병원에서는 위세척을 하거나 ‘N-아세틸시스테인’ 같은 아미노산을 투여해 인체 자가 해독효소인 글루타티온(glutathione)의 활동을 돕는다. 또한 캘리포니아 중독 컨트롤 시스템(800-222-1222)에 연락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미국 내 유통되는 아세타미노펜의 브랜드명
-아세타민 맥시멈 스트렝스(Actamin Maximum Strength)
-알테놀(Altenol)
-아미노펜(Aminofen)
-아나신 아스프린 프리(Anacin Aspirin Free)
-아프라(Apra)
-세타펜(Cetafen)
-어린이 노템프(Children’s Nortemp)
-콤트렉스 목 진통제(Comtrex Sore Throat Relief)
-돌로노(Dolono)
-피버랄(Feverall)
-제나펩(Genapap)
-타이레놀(Tylenol)
진통제를 지침대로 복용하면 괜찮지만 과용하면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수도 있다(위).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진 타이레놀. 하지만 소비자들이 적정용량이나 부작용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마음대로 먹을 수 있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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