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성적이 비교적 우수한 학생에게 칼스테이트(CSU) 계열 대학은 ‘지원=입학’이라는 공식이 거의 성립되어 왔다. CSU가 제시하는 기본적인 성적만 유지하면 거의 진학이 보장되었으며 편입도 비교적 어렵지 않게 이뤄져 왔다. CSU는 무엇보다도 취업 때 즉각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만드는 현장 위주 실무교육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한인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그 수월성이 높이 평가되어 왔으며 낮은 등록금으로 인한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최근 CSU 계열 대학의 인기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었다.
문제는 최근 계속되고 있는 주정부의 재정난으로 지난 5월 이미 10% 인상됐던 CSU의 등록금이 올 가을 학기부터 20% 추가 인상되고 역시 재정난으로 CSU 측은 4만명의 학생 감원을 추진하고 있어 CSU의 입학 문이 갑자기 좁아졌다는 점이다. CSU 이사회는 지난 21일 5억8,400만달러에 달하는 예산축소로 인해 올 가을학기 등록금 20% 인상과 23개 CSU 캠퍼스의 재학생 4만명 감원, 그리고 교직원 한달 2일 무급 휴가 등을 통과시켰다. 학생 감원을 위해 그동안 샌루이스오비스포 등 일부 인기 대학에서만 실시하던 우수학생 선발 프로그램인 ‘임팩 프로그램’(Impact Program)을 필요에 따라 모든 캠퍼스에서 적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등록금 등 학비는 얼마나 인상되나?
일단 이번 이사회 결정으로 인해 CSU 캠퍼스 학부과정생의 등록금은 학기당 평균 4,827달러(캘리포니아 거주자 기준·각종 수수료 포함)로 이전보다 672달러가 오르게 된다. 재학생수 45만명으로 전국 최대 규모의 주립대 시스템인 CSU의 학비는 지난 7년 사이에 6번이나 인상된 바 있는데, 이번 인상은 지난 5월 책정된 등록금 10% 인상 이후 추가로 인상되는 것으로 CSU의 등록금은 한 학기 동안 무려 30%가 인상되는 셈이다.
이밖에도 교사 자격증 취득과정은 780달러 대학원생은 828달러씩 등록금을 각각 추가 부담해야 된다.
CSU는 지난 2004~05학년도부터 지금까지 비거주 학생에 대한 등록금을 인상하지 않았는데 올 가을학기부터는 연 등록금이 1만170달러에서 1만1,160달러로 오른다. 수수료까지 합하면 비거주 학생은 1만5,989달러를 등록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CSU의 이번 등록금 추가인상 조치로 CSU 계열 23개 대학 중 절반 정도의 캠퍼스들에서 연간 재학 비용이 2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에 인상된 수업료에 각 캠퍼스별 별도 추가 수수료와 교재비, 기숙사 등 숙식비 및 기타 비용을 포함한 2009 ~10학년도 재학 비용 추산치가 CSU 노스리지를 포함한 10여개 캠퍼스에서 2만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캠퍼스별로는 북가주의 샌프란시스코 스테이트가 총 2만2,830달러로 가장 높았고 샌디에고 스테이트(2만2,002달러)와 소노마 스테이트(2만1,550달러)가 뒤를 이었다. 한인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칼스테이트 노스리지 캠퍼스는 올 가을 시작되는 새 학년도 연간 재학 비용이 2만1,449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돼 4번째로 높았다.
칼스테이트 풀러튼을 포함한 다른 남가주 지역 캠퍼스들은 역시 2만달러 이상의 학비가 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정부 재정난으로 인해 CSU 입학 기준이 달라지고 등록금이 인상되는 등 칼스테이트의 입학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등록금 11,160달러 포함 연간학비 2만달러 훌쩍
‘지역학생 입학 보장제’확대로 외부 지원자 타격
봄학기 신입생 모집 중단으로 정원 4만명 줄어
▲저소득층 가정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번 이사회에서 CSU는 가구 연 수입이 7만5,000달러 이하인 가정의 자녀들은 등록금 인상을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20% 등록금 인상에서 모아지는 자금 중 3분의1(7,900만달러)을 저소득층 자녀들의 등록금을 지원을 위해 남겨두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CSU 측은 이번 인상이 주정부의 교육예산 삭감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이지만 45만명의 재학생 중 18만7,000명이 연방 세금 크레딧 프로그램과 각종 그랜트를 지급받으면서 이번 등록금 인상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CSU의 학비가 다른 주립대들에 해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23일 주정부가 통과시킨 대대적인 예산삭감에서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칼 그랜트’가 폐지를 모면하게 되면서 칼 그랜트 지원이 절실했던 많은 학생들이 일단 한숨을 놓게 됐다.
하지만 많은 CSU 재학생들은 생활비용이 높은 캘리포니아의 여건을 감안할 때 학비 인상이 많은 학생들의 교육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번 결정과 관련, 훔볼트 주립대에 재학 중인 스티브 딕슨 캘리포니아 주립학생연합(CSSA) 회장은 “지금 일어나는 일은 끔찍하다”며 “이는 명백한 입학 거부”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의 감원은 어떤 식으로 실시되는가?
일단 그동안 인기 캠퍼스와 인기 학과에서만 실시했던 임팩트 프로그램이 필요에 따라 모든 캠퍼스로 확대 실시된다.
현재 CSU 캠퍼스 중 샌루이스오비스포 대학은 모든 학과가 임팩트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며 칼스테이트 샌디에고는 음악과 컴퓨터 사이언스를 제외한 모든 과목이 임팩트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다. 칼스테이트 롱비치 역시 영화, 간호학과, 심리학, 사회학과 등 많은 과목들이 임팩트 프로그램으로 분리되어 있다.
하지만 앞으로 간호학과를 제외한 거의 모든 학과가 임팩트 프로그램에 포함되지 않는 칼스테이트 LA나 노스리지 역시 학생 감원과 함께 정원이 부족해질 경우 임팩트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
CSU의 에릭 팰리스 대변인은 “지금까지는 CSU가 제시하는 기본 성적만 갖추면 일부 인기 캠퍼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캠퍼스 큰 무리 없이 입학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임팩트 프로그램이 대대적으로 실시되면서 현재보다 까다로운 조건으로 사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학생 정원을 줄이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방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지역학생 입학 보장제도도 확대 실시된다고 하는데?
CSU는 그동안 일부 캠퍼스에서만 시행중인 ‘지역학생 입학 보장제도’(Local Admission Guarantee Policies)를 다른 대부분의 캠퍼스로 확대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제도는 신입생 선발 때 캠퍼스 지역 내 지원자들이 CSU가 정한 기본 입학조건을 갖췄을 경우 일정 수에 대해 우선 입학의 기회를 주는 것으로, 현재 전체 23개 캠퍼스 중 일부 캠퍼스만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이 제도가 다른 캠퍼스들로 확대 실시될 경우, 캠퍼스가 위치한 지역 외 지원자들은 성적순으로 입학여부가 결정되게 돼 그만큼 입학 문이 좁아지게 된다.
▲캠퍼스별 실질적인 학생 감원 수는?
CSU는 내년 봄 학기 신입생 입학원서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CSU는 매년 봄학기를 통해 3만5,000명의 신입생 및 편입생을 등록시켰다.
CSU는 매년 8월1일부터 신입생 및 편입생의 봄 학기 원서를 접수해 왔지만 올해는 원서를 일절 받지 않는다. CSU 편입을 목표로 커뮤니티 칼리지에 재학 중인 많은 한인 유학생들도 내년 가을 학기까지 진학을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비자 연장 등 추가 문제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CSU를 통해 교수, 간호사 등 자격증 수여 과목을 이수중인 학생들과 석사학위 과정의 학생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학기를 쿼터(quarter)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는 캠퍼스의 경우 2010년 겨울학기부터 입학원서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CSU는 2010년 가을학기부터 입학원서를 받을 예정이다. 2010년 가을학기는 오는 10월 1일부터 원서 제출이 가능하다.
캠퍼스별 학생 감원 수는 현재 정확하게 판별하기 어렵다. 밸리 지역 최대 규모 대학인 칼스테이트 노스리지의 경우 풀타임 학생 정원이 지난해 2만6,800명에서 올해 가을학기에는 2만5,700명선으로 1,100명 정도 축소된 상태이다. 올해 신입생 정원의 경우 4,000명 선으로 지난해보다 600여명이 줄어든 상태인데, 내년에도 정원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팰리스 대변인은 “학생들의 접근을 제한하는 것은 CSU의 설립 방침을 어기는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유례없는 예산삭감으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며 “등록기간을 줄이는 등 추후 2년간 등록률을 9%가량 낮추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등록금 및 학생 감원 이외의 추가 조치는 무엇이 있는가?
이번 이사회에서는 등록금 인상 외에도 교직원 무급휴가안도 통과됐다. 이 제도가 실시되면 CSU 캠퍼스의 교직원 1인당 한달에 2일씩 무급 휴가를 받게 된다. 약 2억7,500만달러의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를 보게 되는데, 이는 교직원 월급이 10% 삭감되는 것과 같은 결과다.
이번 결정과 함께 CSU는 교수 노조의 동의를 얻은 후 각 캠퍼스별로 세부 사항을 정해 교직원들에게 한달에 2번씩 금요일마다 무급 휴가를 의무화하는 제도를 9월부터 실시하게 된다.
CSU는 실기위주 수업으로 그 실용성이 높이 평가되어 왔다.
# 더 좁아진 CSU 입학기준 ‘임팩트 프로그램’
임팩트 프로그램을 통해 CSU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현재 CSU가 실시하고 있는 기본 입학조건(박스-1 참조)보다 높은 성적 및 SAT 등 입학시험 점수가 요구된다(박스-2 참조). 임팩트 프로그램은 캠퍼스 및 학과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상세하게 자격 조건에 대해 알아봐야 한다.
◆입학 기본 자격조건
▲고교 졸업 또는 CHSPE(캘리포니아 고교과정 이수 시험), GED(고교 검정시험) 등과 같이 고교졸업과 동등한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고교 이수 필수과목
-역사, 사회과학 2년
-영어 4년
-수학 3년(4년 권고)
-실험과학 2년(생물, 물리 각각 1년씩)
-외국어 2년(동일 외국어 2년 또는 아메리칸 사인 랭귀지도 가능): 외국어 능숙도를 입증할 경우 과목이수를 하지 않아도 된다.
-비주얼 및 퍼포밍 아트 1년 (댄스, 드라마, 연극, 음악 등)
-UC의 A-G과목 중 1개 선택 1년
◆임팩트 프로그램 자격조건
▲일반 기본 입학 자격 모두 충족
▲대부분 프로그램은 정해진 기간에만 원서를 받고 마감일이 지나면 더 이상 원서를 접수하지 않는다.
▲일반 조건에는 SAT나 ACT 점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지만 임팩트 프로그램에는 점수를 제출해야 한다.
▲사정을 할 때 성적순에 따라 입학자를 정하는 것이 기본이다.
▲각 개인의 생활환경 및 자라온 과정 교육 목적, 특별한 재능 등 입학 사정 조건으로 사용될 수 있다.
# CSU지원 팁
CSU 당국은 일단 원서를 빨리 제출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칼스테이트 노스리지의 경우 올 가을학기 원서마감을 지난 2월에 마감했다. 평소에는 4월까지도 원서를 받았지만 올해는 지원자 수가 높아지면서 원서마감을 빠르게 적용했다.
2010년 가을학기 원서는 오는 10월1일부터 접수할 수 있는데 일단 원서를 빨리 접수시키면 캠퍼스에 따라 추가 자료를 요청할 경우 이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팰리스 대변인은 “원서를 제출할 때 제 2지망 대학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즉 인기가 높은 칼스테이트 샌루이스오비스포나 샌디에고에서 떨어질 것을 감안해 칼스테이스 새크라멘토나 샌버나디노에도 같이 원서를 제출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이다.
또한 꼭 인기학과에만 원서를 제출하는 것도 잘못된 방법이라고 밝힌다. 일단 인기학과가 있는 캠퍼스에 입학을 하고 추후 인기학과에 도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CSU 측은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원서접수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원서를 접수할 경우 쉽게 여러 캠퍼스, 여러 전공에 지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온라인 원서 접수를 위한 인터넷 주소는 www.csumentor.edu이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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