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경제침체는 생각하는 것보다 심각한 것 같다. 여기저기서 지금은 바닥을 치고 회복 단계에 들어갈 것이라는 낙관적 경기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공식 경제지표는 그렇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어서 아직까지는 어려움의 구렁텅이에 헤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GDP의 성장이 2009년 1·4분기에 -5.5%로 지난 3분기 동안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고, 실업률은 계속 올라가 지난달 9.4%를 보여주고 있다.
다우존스 지표가 3월 최저수준을 넘어 8,000대 중반을 넘나들고 있지만 무엇보다 이번 경제위기의 회복을 가늠케 하는 지표는 집값의 회복에서 찾아보는 것이 정도일 것 같다. 금번 경제위기의 원흉은 집값의 거품 폭발에서 연유되고 그 정도가 심하였기 때문이다.
근래 논의되고 있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종합해보면 대략 다음 3가지의 견해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가장 있을 법한(Most Likely) 집값 전망이다. 지금까지 논의되고 있는 전망가운데 가장 낙관적인 것으로서 미국의 집값지표를 개발한 S&P 케이스-쉴러와 금융평가기관인 무디가 제창하고 있는 전망이다.
전국 부동산협회의 자료에 의하면 미국전역 중간 집값(Median Home Price)은 2007년 22만5,000달러였던 것이 2008년에 18만달러로 20% 떨어졌고, 2009년도 15만2,000달러로 16% 더 떨어진다는 예측이다. 그리고 앞으로 적어도 3년 후인 2012년이 되어야 2008년도 수준인 17만9,000달러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 근거로 2012년에 이르러서야 GDP 성장이 5~6%선의 정상수준으로 회복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둘째 분석적인(Analytic) 집값 전망이다. 과거 세계 각국의 부동산시장을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나온 전망으로 가장 비관적인 예측을 나타나고 있다.
하버드 대학의 케네스 로고프 교수와 매릴랜드 대학의 카멘 라인하트 교수가 20세기에 들어와서 경험했던 세계 각국의 부동산시장 거품현상을 비교 분석한 바에 의하면 주요 금융위기 이후 평균적으로 6년 동안 집값이 떨어진다는 보고결과이다.
이에 의하면 첫째 낙관적인 예측과는 달리 2012년에 집값이 2008년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이 아니고 2012년이나 그 이후까지 집값이 계속 떨어지게 될 것이라는 비관론이다. 집값 회복은 그 이후에나 가능하게 된다.
셋째 지역적인(Local) 집값 전망이다. 전국적인 집값 전망이란 통계적이고 실리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집값의 예측은 지역적으로 주택시장의 변수상황에 따라 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라는 실용론이다.
비즈니스 위크가 미국의 8개 지역 주택시장을 점검한 바에 의하면 그 지역 주택시장의 공급과 수요에 영향을 주는 변수에 따라 집값 변동의 차이가 판이하다.
예를 들면, 텍사스 주 오스틴 지역의 경우 중간집값이 2007년 18만3,000달러였던 것이 2008년에는 오히려 19만1,000달러로 4% 올랐다는 보고이다. 샌프란시스코, LA, 뉴욕 등지에서 값싼 집을 찾아 오스틴으로 이주하는 인구가 늘어 집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반하여 집값 거품 폭발로 가장 타격을 크게 받은 지역은 캘리포니아 주의 머세드와 플로리다 주의 포트 샌 루시이다. 이 지역은 중간집값은 2007년 23만달러에서 2008년 14만4,000달러로 37% 폭락했고, 어떤 가정은 몇 년 전에 32만5,000달러였던 집을 2008년 9월에 14만3천달러로 56%나 싸게 헐값으로 구매한 예가 이 지역의 거대한 집값폭락을 나타내고 있다. 이 지역은 주책 차압이 가장 심하게 들이닥쳤고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집값전망은 일률적으로 할 수는 없고 지역에 따라 빨리 회복되는 곳도 있고 늦게 회복되는 지역도 있다는 극히 상식적인 전망만을 할 수 있을 뿐이다.
낙관적인 전망은 주택시장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한다면, 비관적 전망은 경제 분석학자들의 의견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역적 전망은 부동산업자들이 추구하는 예측인 것이다.
백 순
연방 노동부
선임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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