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 링과 유나 리 기자가 북한 사법당국으로부터 12년의 노동 교화형을 선고받음으로써 최초로 미국 시민이 북한에서 21세기판 아우슈비츠와 킬링필드를 동시에 체험할 위기에 놓였다.
북한에서 12년의 노동 교화형을 선고받는다는 것은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북한 주민들은 10년 이상의 형을 받으면 죽은 사람으로 치부한다. 그만큼 북한의 노동 교화소는 인간의 생존에 치명적인 환경과 폭행, 학대가 일상화되어 있다.
여성인 로라 링과 유나 리가 노동 교화소에서 북한 주민들과 같이 수감생활을 한다면 3개월 내에 체중이 40kg 이내로, 심하면 35kg 이내로 줄어들고 3년 이내에 사망할 수 있다. 북한 주민들의 경우에도 중·상류층에서 평온하게 살았던 사람들은 노동 교화소나 정치범 수용소에 들어가면 수감생활의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3년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북한에 있는 감옥은 교화소, 관리소, 교양소 등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이 중에서 정치범 수용소가 가장 가혹하고 교양소나 집결소가 좀 낫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수감자들에 대한 폭행과 강제노동, 생활환경은 큰 차이가 없다. 있다면 정치범 수용소는 정치적 범죄로 살아나올 수 없는 곳이고 경제범 교화소는 살아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다르다.
노동 교화소는 최악의 조건에서 강도 높은 노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정치범 수용소보다 더 열악할 수도 있다. 북한 국어사전에 따르면 노동교양은 ‘법규범이나 사회질서를 위반한 사람들을 집단적인 노동생활을 통하여 교양 개조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노동 교양소’는 ‘노동 교양을 시키는 곳, 노동 교양사업을 맡아하는 기관’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을 통해 교양 개조한다는 것은 유토피아적인 미사여구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 당국이 노동 교양소를 통해 얻으려는 진짜 목적은 주민들이 정신적, 육체적 학대와 공포를 학습, 절대적인 복종자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이들이 출소하여 북한 사회에 나가게 되면 다른 사람들에게 무의식의 공포를 자연스럽게 전파, 학습시키는 모델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통제한다.
때문에 북한 당국은 가장 가혹한 환경 속에서 수감자들에게 최대한의 모든 가혹행위를 적용한다. 노동 교화소의 모든 일상이 평범한 사람에게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가혹하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는 교양소의 관리자와 경비원들로부터 성폭행을 일상적으로 당한다. 노동 교양소의 생활이 너무나 가혹하여 성을 대가로 조그마한 일시적 평안을 얻는 사람은 수감자의 부러움을 받을 정도다.
필자는 북한에서 토목설계사로 일하면서 1987년부터 약 3년간 기계장비 수리차 북한 경도 덕성군의 경제범 관리소를 방문하였다. 공식명칭은 ‘북한 사회 안전부(경찰) 제7국 23호 관리소’로 이곳에는 수감자들이 3가지 형태로 관리되는데 첫 번째는 가족들까지 들어와서 수감생활을 하고 두 번째는 본인만 수감생활을 하며 세 번째는 가장 죄목이 큰 수감자들로 ‘무보수’라고 부른다.
세 번째 부류의 수감자들은 아우슈비츠의 수감자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뼈만 남은 신체와 초점이 없이 확대된 동공으로 상대를 응시하는 그들의 눈길과 마주치면 평생 잊을 수 없는 전율을 느끼게 된다. 필자가 1988년 여름 방문하던 바로 1주일 전에 수감자들이 작업장에서 탈출하려다가 경비원들의 자동소총 사격에 7명이나 현장에서 사망하기도 했었다. 경비원들은 공포탄이 아닌 실탄을 항상 장전하고 있었다.
로라 링과 유나 리가 12년 형을 선고 받았지만 북한 주민이 아닌 미국 시민이라는 것이 천만다행이다. 미국 시민인 탓에 로라 링과 유나 리는 북한 당국이 대외 선전용으로 만든 특별 교화소에서 노동을 하게 될 것이다. 로라 링과 유나 리가 받게 되는 노동 교화형은 북한 주민들이 보기에는 고급 호텔에서 다이어트 운동을 하는 것만큼이나 호사스러워 보일지도 모른다. 특별 교화소는 북한 선전을 위한 쇼윈도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각도 수십만 북한 주민들이 21세기판 아우슈비츠와 킬링필드에서 고통 받으며 죽어가고 있다. 미극은 유엔과 국제사회와 힘을 합쳐 북한에 강력한 경고와 압력을 가함으로써 로라 링과 유나 리뿐만 아니라 최악의 인권침해로 고통 받는 북한 주민들을 구출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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