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인종 화합과 이해 강조한 선각자
한인사회 책임과 역할 적극 찾아야
하와이에서 태어난 일본계 미국 교수인 Ron Takaki(란 타카키) 박사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5월29일자 LA타임스에서 읽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는 UC버클리(UC Berkeley)에서 오랫동안 가르쳤고 버클리에서 살고 있었는데 다발성 경화증으로 고생하다가 70세에 자살로 생을 마감하였다고 합니다.
란 타카키 박사는 UC버클리에서 미국 역사 박사학위를 받은 뒤 잠시 UCLA에서 가르치다가, UC 버클리의 민족학(Ethnic Studies) 교수로 30년 동안 가르치면서 민족학 및 다문화 교육 관련 책을 20여권이나 쓴, 미국 민족학 특히 소수 민족학의 “파이어니어” 또는 “아버지”라고 불리며, 초중고 교육자들과 다문화 교육 및 민족학 교수들 사이에 유명한 학자였습니다.
저도 80년대에 교육국 본부 행정관으로 이중언어부(Bilingual-ESL Services Branch)에서 장학사 및 스페셜리스트(장학관)으로 일할 때부터 Ronald Takaki 박사가 쓴 Strangers from a Different Shore: A History of Asian Americans 책을 다문화 교육의 일환으로 읽고 교사연수에도 반영시킨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수년 전 다문화 교육 컨퍼런스에 가서 그의 연설을 직접 들은 적도 있어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란 타카키 박사는 박사논문이 미국 노예 역사였고 UCLA에서 처음으로 흑인 역사를 가르쳤을 때 흑인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었으며, 특히 흑인학생들은 그 당시 백인 대학(UCLA)에서 흑인역사를 가르치는 황색인 교수(yellow man)라고 그를 가리켜 농담을 했었다고 합니다.
란 타카키 박사는 가장 오랫동안 가르친 UC 버클리에서 민족학 교수로서 학생들에게 두 가지 중요한 일, 즉 “비판적 사고력”과 “효과적인 작문실력”을 늘 강조했었다고 합니다. 90년대에는 A Different Mirror: A History of Multicultural America 라는 책을 출판하여 란 타카키 박사는 명실공히 미국 내 다문화 교육의 전문가로 유명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미국 생활의 인종과 민족(Race and Ethnicity in American Life)’에 대한 권위자로 군림한 교수입니다. 그가 가장 최근에 쓴 책으로는 Debating Diversity: Clashing Perspectives on Race and Ethnicity in America (다양성 토론: 미국의 인종과 민족에 대한 서로 갈등되는 견해)라는 책이 있습니다.
다문화 교육이나 민족학이라면 주로 Carlos Cortes(칼로스 코테즈), John Ogbu(쟌 옥부), James Bank(제임스 뱅크), Norman Yetman(노만 옛먼)의 책들, 기사, 연설만 읽고 듣다가 같은 동양인의 견해를 란 타카키 교수로부터 들을 때에는 정말 동감이 가고 더 가슴에 와 닿는 듯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란 타카키 교수는 일본계 미국인 어머니와 중국계 미국인 계부 밑에서 자라서 일본문화와 중국문화는 잘 알고 있고 중국인이나 일본인보다 나중에 온 한국 이민자, 베트남 이민자들의 경험도 그의 책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즉 1850년대 첫 동양인 이민자들인 중국인들부터 1980년대의 베트남인과 몽(Hmong) 이민자들까지 동양인들의 목소리를 조금이라고 대변하기 위해 계속 연구하고 강의하고 기사를 쓴 민족학자입니다.
클린턴 대통령 재임 시절 인종관계위원회에 한국계로는 앤젤라 오(Angela Oh) 변호사가 초빙되었는데 그 때 클린턴의 인종에 대한 연설인 ‘One America in the 21st Century’(21세기에 하나로 뭉친 미국)이라는 스피치를 란 타카키 교수가 도와주었다고 합니다.
제가 미국 교육자들에게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 및 한인 부모들의 교육적 기대를 얘기할 때에도 란 타카키 교수와 위에 언급한 John Ogbu, James Bank, Carlos Cortes 박사들의 생각, 연구, 견해들을 통합시키려고 노력합니다.
다문화 교육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다음과 같은 책들을 소개합니다.
① Educating Citizens in a Multicultural Society by James A Bank
② City Schools and the American Dream by Pedro Noguera
③ The Children Are Watching: How the Media Teach about Diversity by Carlos Cortes
④ Yellow: Race in America Beyond Black and White by Frank H. Wu
⑤ Majority and Minority: the Dynamics of Race and Ethnicity in American Life by Norman Yetman
미주 한인 커뮤니티도 한국인 혼자서만 잘 살고 잘 교육받자는 생각에서부터 벗어나 다른 인종, 다른 민족과 더불어 잘 살고 미국 주류사회에 공헌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들보다 더 불우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우리들보다 더 성공한 사람들을 볼 때는 그들을 질투하거나 변명만 하지 말고 우리가 왜 그들처럼 되지 못하는지 그들로부터 배우려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다문화 교육으로 우리자신의 문화를 확고하게 배운 후에 타인종의 사람들에게 유창한 영어로 한국문화를 알려주고 또 타인종의 문화도 배워서 21세기 글로벌 커뮤니티의 동반자로서 공감대를 찾도록 계속 노력했으면 합니다.
타인종들과 대할 때 서로의 다른 점만 얘기하지 말고 서로의 비슷한 점들을 찾아서 같은 미국인으로서 내일의 미국이 오늘의 미국보다 더 좋은 사회가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리들의 자세가 아닐까요? 학교에서도 백인, 유대인, 한국인, 라티노, 흑인 학부모들, 이렇게 갈라서 얘기하지 말고 자녀들을 한 학교에 보내는 같은 학부모들로서 학교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여 서로 웃고 얘기하고, 서로 배우려고 노력하고 도와주려고 하는 모습이 더 많이 보였으면 합니다.
교육상담 문의: drsuzieo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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