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어릴 때부터 자녀가 좋아하는 분야를 적극 육성하고,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명문대 입학의 밑거름이 된다.
한인부모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뜨거운 교육열이다. 이는 요즘에 생긴 것이 아니라 오래 전부터 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한국은 물론 미주 한인사회의 발전에 지대한 힘이 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이는 자녀의 대학진학에서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데 한인 부모들은 대학입시에서 어떤 정형화된 고정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것이 자녀의 명문대 진학에 방해가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화를 추구하는 대학들의 추세에 꼭 맞는다고 볼 수도 없다. 본보 칼럼리스트이자 대학 입학사정관으로, 그리고 오랫동안 일선에서 대학진학 상담을 전문으로 해 온 앤젤라 엄 보스턴 아카데믹 컨설팅 그룹 수석 컨설턴트를 통해 바람직하지 않은 한인부모들의 다섯 가지 유형을 정리했다.
SAT서 AP, 스탠포드 9까지 ‘숫자 맹종형’
출처 불분명 정보들 꿰찬 ‘전문가 자처형’
“이것도 배워, 저것도 배워”강요형 등 다양
■전문가 자처형
전문가에게 상담을 하러 왔으면서도 여전히 자신들이 대학 입학제도의 전문가인 것처럼 행동하는 부모들이 있다.
그런데 그들이 가진 정보나 지식은 대부분 그 거주지 한인사회에서 나도는 소문이나 사례들을 여기저기서 모은 것들이기 때문에 낡고 부정확하거나 틀린 것들이다.
예를 들어 학원이나 교회, 또는 지난해에 아들이 스탠포드에 입학한 옆집 아줌마, 혹은 몇 년 전에 자식을 하버드에 보낸 부모들로부터 얻어 들은 정보들이 적지 않다.
정보의 출처가 어디든 간에 편향적이고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대학입시를 접근하는 것은 스스로 성공과 거리를 두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억지 강요형
이런 부모들은 전문가들이 자신의 대변인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데, 그 속을 들여다보면 자녀가 더 이상 부모의 말을 안 듣기 때문이다.
이 유형의 부모들은 자기 아이가 제2의 조슈아 벨(Joshua Bell)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데, 그런 아이가 바이얼린 연습을 열심히 하지 않는 것이 불만이다.
그런데 전문가 입장에서 그 학생을 만나보면 볼수록 확실한 것은 그 학생이 바이얼린을 정말로 싫어하고, 또한 그를 가르치는 선생님조차도 그가 바이얼린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아이가 정말로 좋아하고 열정을 가지고 하고 싶어 하는 것은 바이얼린이 아니라 연극이다. 학교 연극 선생님도 그가 정말로 연기에 소질이 있다고 칭찬이 대단하다.
하지만 부모는 바이얼린을 더 연습하기 위해 연극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 아이를 압박한다. 이는 자녀의 반발을 불러올 게 뻔하다. 당연히 결과도 좋을 리 없다.
■대학 강요형
많은 고등학교 카운슬러들은 이런 유형의 부모들을 간단히 이렇게 설명한다. “자녀보다 엄마가 하버드 대학에 가길 더 원해요”
이는 미국 내 한인 학부모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모습이라고 한다. 이렇다 보니 교사나 상담교사 추천서에서도 똑같은 이야기를 많이 발견하게 된다.
아이들은 부모의 못다 이룬 꿈을 성취하기 위한 존재가 아니라, 자신들만의 독특한 개성과 분명한 삶의 목적에 따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명문 대학이 바라는 학생은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최선을 다하는 성숙하면서도 독립적인 사람이다.
■숫자 맹종형
이런 유형의 부모들은 자기 아이에 관한 수치라면 모든 것을 외운다 (GPA, SAT 점수, IQ, Stanford 9’s, AP 성적 등). 그러나 공립인 주립대학(UCLA, 버클리, University of Michigan 등)의 입학제도와 이 보다는 훨씬 복잡한 사립대학 입학제도의 근본적 차이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
숫자로 비교가 가능한 성적과 등수에만 너무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자기 아이가 다니는 고등학교의 지난해 수석 졸업생은 예일에 불합격한 반면에 8등을 한 학생이 합격하였다는 것을 전혀 이해할 수 없다.
■헬리콥터형
어떤 부모들은 자녀들 주변을 끊임없이 ‘선회’하면서 그들의 위치를 감시한다. 아이를 보호하고, 그들 대신에 결정도 해주며, 세상의 온갖 나쁜 것들을 자신들의 아이들이 접촉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이다.
이런 부모들은 아이가 넘어져 혹시 무릎이라도 긁히지 않도록, 또는 최악의 경우 아이가 자신의 두 발로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워서 불굴의 의지가 어떤 뜻인지를 깨닫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직접 따라 다니거나 휴대전화를 통해 자신들이 늘 아이들 곁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려고 한다.
비록 부모들은 좋은 의도에서 이런 일들을 하지만 결국 자녀들의 인생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은 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문제를 혼자 직면하여 해결하거나, 실패를 극복하고, 엄마, 아빠의 도움 없이도 인생을 살아가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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