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향 곡선을 그리는 경제 상황을 맞아 오히려 이를 교육을 통한 재충전의 기회로 삼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교육기관으로 향하는 관심과 발걸음은 한인들에게도 예외일 수 없다. 언어소통 문제로 영어권 학교 입학을 망설였던 한인들은 한인 교육기관을 한 번 고려해 볼 만하다. 워싱턴 한인 사회의 발전과 함께 한인 교육기관도 많아졌다. 한인 운영 신학교를 비롯해 직업학교, 평생 교육 등 지향하는 교육 방향도 다양하다. 이러한 시기적인 요청에 부응, 본보는 워싱턴지역 각 한인 고등교육기관의 최고 운영자를 만나 학교에 대해 들어봤다. 그 첫 번째로 워싱턴 침례대학을 찾았다. 신석태 총장과의 인터뷰는 장만석.이원희.김성우 부총장이 배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한인 신학교 최초 ‘ATS’ 정회원 눈앞
- 워싱턴 신학교는 어떤 학교인가
▲신학 교육을 바탕으로 발전해 온 학교이다. 27년 전 교회 사역자를 양성하기 위해 시작했던 신학교가 이젠 재학생 550여 명으로 크게 성장했다.
어느 교단에서나 맡길 수 있고 이 시대가 요구하는 실력 있는 사역자 양성을 교육이념으로 삼고 있다.
현재 대학은 종교대학, 경영대학, 신학대학원 등 세 개의 단과대학과 부설 어학원(ESL)으로 구성돼 있으며 통신 과정으로도 학위를 수여한다.
2008년 봄 학기부터 한인 1.5세나 2세, 외국인 학생들을 겨냥해 영어로 강의가 진행되는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Global Higher Learning Program)’을 운영해 오고 있다.
남침례 6개 신학교에 견줄 만한 학교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이나 미국 학교 수준까지 올라가려면 아직 갈 길이 요원하다.
- 종교대학과 신학대학원은 어떤 차이가 있나
▲종교 대학은 신학대학원과는 달리 목사나 사명자로서의 부름을 받지 않은 학생들을 위한 대학이다. 크리스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평신도 지도자 양성이 종교 대학의 교육 목표이다.
- 신학교육기관에서 경영학과를 개설한 이유는
▲경영대학은 한인 이민자들이 미국 사회 정착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그렇지만 모든 교과 과정이 경영 교육에만 치중돼 있지 않으며 기독교 공부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경영 교육과 신앙 교육을 접목시키고 있으므로 일반 대학교와는 분명 차별되는 대목이다. 지금은 기독교 교육을 바탕으로 한 경영 인재 육성이 필요한 시기이다.
- 북미주 신학교협의회의 정회원 후보라던데
▲신학교 인증기관인 ‘북미주 신학교협의회(ATS)’ 정회원 후보에 오른 시점은 2007년 1월이었다. 현재 정회원이 되기 위한 모든 수속 절차가 끝난 상태로 올 가을에 ATS 실사팀이 본교를 방문해 정회원 자격 여부에 대한 최종 심사를 벌인다. 실사가 마무리되면 2010년 봄쯤 정회원 자격을 획득할 것으로 본다. 예상대로라면 미주 한인 신학교 중 최초이자 유일하게 정회원이 되는 것이다. 정회원이 되면 타 신학교와 학점 교류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아울러 ‘기독교 고등교육협의회(ABHE)의 정회원 후보에도 올라 있다. 2006년 준회원이 됐으며 보통 정회원 후보가 되기 위해 4년이 소요되지만 2년 반 만인 2009년 2월 18일 정회원 후보로 인정받았다.
- 신 총장의 학교와의 인연과 운영 철학은
▲1986년 선교학 교수로 학교에 몸담기 시작했다. 89년부터 12년간 일본 선교사로 나가면서 공백기가 있었으나 2000년에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그 이후 신학대학원 원장과 부총장 직을 거쳐 2005년 12월부터 총장직을 맡아오고 있다.
섬기는 마음으로 학교를 운영한다. 혼자 결정하기보다는 모든 직원들이 하나의 팀으로 일하는 체제이다.
학교 재정 운영의 투명성을 위해 이를 심사하는 기관(ECFA)에도 가입돼 있다. 학문적으로 뿐만 아니라 학교 재정 운영 면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는 셈이다.
또 한인 사회와 교회로부터도 신뢰를 얻어 학생들을 많이 추천받고 있다. 2005년 이후 학생 수가 두 배로 늘어났다.
- 학비와 장학금 제도는
▲미국 학교에 비하면 학비가 상당히 저렴하다. 등록금은 1학점에 학사 학위과정은 138달러, 석사과정은 160달러, 박사과정은 300달러이다. 신학전공 석사과정은 185달러이며 최고 경영자 석사과정은 330달러이다.
총장 장학금, 이사장 장학금, 성적 우수 장학금, 동문 장학금, 근로 장학금, 생활 장학금, 소수민족 장학금 등 다양한 종류의 장학금을 수여한다. 1년간 총 장학금 지급액은 약 5만 달러 정도이다.
풀타임 등록 시 목회자와 그 직계 가족에게는 30%, 2인 이상 가족 등록은 각각 15%, 장애인에게는 25% 수업료를 감면해 준다. 또 현재 선교 활동을 벌이고 있는 선교사는 수업료의 50%를 면제 받을 수 있다.
- 교수진 규모는
▲전임직과 시간 강사를 합쳐 약 40여 명의 교수를 확보해 놓고 있다. 전임 교수는 현재 6명이다. 교수진은 모두 인가 받은 학교 출신들이며 ESL 지도 교사는 전부 원어민 강사로 구성돼 있다.
- 학교 시설은
▲2003년 애난데일에 자체 건물을 구입하고 캠퍼스를 폴스 처치에 있는 컬럼비아 침례교회로부터 옮겨왔다. 지금은 나란히 있는 학교 건물이 두 동이나 되며 규모로 치면 총 2만 8천 스퀘어 피트 정도이다. 대학 본부와 교수회관, 도서관, 대강당, 학생 휴게실, 동문회 사무실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도서관은 전문 서적을 비롯해 4만여 권의 장서가 소장돼 있으며 일반인들의 도서 대출도 가능하다.
본교에서 거리가 먼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가까운 곳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메릴랜드 엘리콧 시티와 버지니아 센터빌 등 2곳에 따로 강의실도 마련해 놓았다.
- 학교 재정 상태는
▲거의 전적으로 등록금에 의지하고 있는 상태이다. 학교 운영 자금의 90%는 등록금이 차지하며 나머지 10%는 기부금으로 충당된다.
동문들이 후원 기금 마련을 위한 행사를 정기적으로 벌이며 기부금을 전달해 오기도 한다. 2008년에는 박종수, 박정윤 부부 동문이 학교 발전기금으로 10만 달러를 보내왔다.
- 동문들의 활동상은
▲지금까지 약 700명의 졸업생을 배출해 냈다. 버지니아 버크의 ‘필그림 교회’ 손형식 담임목사, 워싱턴 교회 협의회 김인호 목사, 메릴랜드 교회협의회 회장 이강희 목사, 워싱턴 교역자회 회장 안효광 목사 등 주로 워싱턴 지역에서 목회하는 동문들이 많다.
- 앞으로의 계획은
기숙사 건립, 선교 센터 설립, 영어 교사 자격증 과정(TESOL) 설치, 장학 혜택 확대 등이 앞으로의 과제이다. 기숙사는 금년 안으로 세울 계획이다. 선교 센터는 관련 교재와 자료를 준비해 선교사뿐만 아니라 선교사 지망생들이 연구하고 훈련받는 기관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다.
장학금 혜택을 더 늘려 특별히 사역자 장학생으로 선발되는 학생들에게는 등록금을 100% 면제해 줄 계획이다. 또 영주권자나 시민권자 학생들로 하여금 펠 그랜트, 스태퍼드 융자 등 연방 학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성경에 입각한 복음주의 신학교육을 받은 졸업생들을 한인 교회에서 많이 활용해 주길 바란다. 또 한인 사회 각 사업체에서 본교 경영대학 졸업생들을 많이 고용해 주기를 희망한다. 졸업생들은 기독교 교육의 바탕에서 경영자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훌륭한 직원이 될 줄로 믿는다. <안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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