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통계에서 전국 10위 안에 드는 부자동네로 늘 거명되는 훼어팩스 카운티는 미국 수도에 인접해 있으면서 최고 수준의 학군을 자랑하는 등 장점이 많아 주목을 받는 카운티 가운데 하나다.
여기에서 다음 주 미주 한인 커뮤니티를 놀라게 할 일이 벌어질지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훼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인 문일룡 변호사(민주)의 브래덕 지구 수퍼바이저(Supervisor) 당선 여부가 그것이다.
지난 달 열린 민주당내 경선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후보가 된 문 변호사는 제리 코널리 현 연방하원의원(민주·11 구역), 섀론 불로바 수퍼바이저회 의장의 선거가 먼저 잘 돼야 후보가 되는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나름대로 착실히 이번 브래덕 지구 수퍼바이저 보궐선거를 대비해왔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연방하원 선거가 있기 전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준비됐다”며 자신감을 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예비 경선을 무난히 통과했다는 것과 브래덕 지구가 민주당 우세 지역이라는 사실이 문 후보의 당선을 절대 보장하지는 못한다. 제리 코널리가 연방하원에 당선되면서 공석이 된 수퍼바이저 의장 자리를 놓고 셰론 불로바와 팻 헤리티가 맞붙은 선거가 좋은 예. 민주당의 대선 승리 여세와 민주당 쪽으로 기울고 있는 북버지니아 지역 유권자들의 투표 성향 변화에도 불구하고 그 선거는 1,000여표 차이로 희비가 갈렸다.
그렇다면 브래덕 지구가 민주당 텃밭이라는 속설과 분석은 오히려 문 후보의 선거 캠페인 전략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장애가 될 수도 있다. 문 변호사가 마음을 놓지 못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힘을 다해 선거에 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이점은 분명히 문 후보에게 있다. 교육위원, 기획위원 등 오랜 활동으로 지명도가 높고 이미 경력을 검증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인사회의 전폭적인 지원’이라고 하는 원군도 있다.
지난 달 27일 버지니아한인민주당 과 북버지니아한인회 관계자 등 한인 인사들이 문 변호사 지지 모임을 가졌다. 공식 후원회를 조직하지 않은 문 후보를 사랑하는 지지자들의 자발적인 모임이었다. 이들은 1만2,000장의 도어 행어를 제작해 자원 봉사자들을 통해 살포하기로 했다. 문 후보를 소개하고 왜 그를 지지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내용이 담긴 도어 행어는 선거 전날인 9일 각 가정의 현관 문고리에 달리게 된다.
이날 모임에 참석했던 실비아 패튼 전 버지니아한인민주당 회장은 “어떤 일이 있어도 이번에 문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비장한 어투로 말했다. 최초의 한인 수퍼바이저 선출이 갖는 의미는 어느 당이 좋으냐는 호불호 차원을 넘어 한인사회 전체의 미래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7일 문 후보 캠페인 사무실에서 선거 전략을 재차 논의하고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할 계획이다. 이들은 도어 행어 배포 뿐 아니라 투표 당일 도움을 줄 봉사자도 많이 필요하다며 한인들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하고 있다.
훼어팩스 카운티 내 유권자는 약 65만. 그중 브래덕 지구는 7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만일 수퍼바이저 의장 선거처럼 16% 정도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한다면 1만2,000여명이 되고 문 후보는 6,000 표 이상을 얻어야 당선된다는 계산이다. 그렇다면 브래덕 지구에 거주하는 한인 1,800여명의 적극적인 선거 참여는 1,000여 표 차로 승리한 불로바의 케이스가 보여주듯 문 후보의 당선에 결정적인 셈이다. 다행히 한인들 지난 민주당 경선에서 일반 유권자들의 투표율을 몇 배나 능가하는 엄청난 저력을 보여준 바 있어 이번에도 기대를 낳고 있다.
브래덕 지구를 세분하면 웃슨, 로빈슨, 로럴, 올리, 브리스토우, 헤리?, 노스 스프링필드, 레이번워스, 킹스파크, 카디널, 시그널 힐, 빌라, 올드 크리크, 오크힐, 채플, 킨밀, 레이크 브래덕, 버크 센터, 테라스 센터, 사이드 번, 웨이크필드, 롱 브랜치, 보니 브래, 훼어뷰 등으로 나뉜다.
투표 시간은 10일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 장소는 지난 대선 때와 같으나 불확실할 경우 카운티 웹사이트(http://www.fairfaxcounty .gov/braddock/)를 참조하면 된다.
후보는 민주당의 문 후보와 공화당의 존 쿡, 무소속의 케리 캠벨 등 세 명. 부재자 투표 시한은 이미 지난 상태다.
유권자는 유권자 등록 카드, 운전 면허증, 여권, 군인 ID, 또는 연방, 주, 지역 정부가 발행한 ID, 소셜 시큐리티 카드 등 유효한 신분증을 투표 당일 소지해야 하며 불참했더라도 투표 후 선서 등 소정의 절차를 밟으면 된다.
자원봉사 문의 (703) 746-8124,
(703)941-7395 한국어서비스
<이병한 기자>
카운티 전체 운영예산 결정등 권한 막강
수퍼바이저는 한국 대도시의 구청장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훼어팩스 카운티는 브래덕, 드레인스빌, 헌터, 리, 메이슨, 마운트 버넌, 프로비던스, 스프링필드, 설리 등 9개 디스트릭(지구)으로 구분되며 각 디스트릭에는 수퍼바이저와 디스트릭 정부청사가 있다.
한인 상가가 들어서 있는 애난데일 지역은 메이슨 지구, 한인 밀집 거주 지역인 센터빌은 설리 지구에 해당된다. 맥클린 지역은 드레인스빌 지구이며 훼어팩스와 비엔나 지역은 프라비던스 지구이다.
최근 보궐선거에서 선출된 섀넌 불로바 수퍼바이저회 의장은 수퍼바이저회를 주관하며 카운티 전체를 대표한다. 의장은 한국의 시장이나 군수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수퍼바이저는 공식적으로는 파트타임직종이다. 하지만 요즘은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풀타임 직이다. 연봉은 현재 7만 5천 달러. 몇 년 전까지만 해도 6만 달러가 안됐다.
수퍼바이저는 정책 결정자로서 각 지구를 대표한다.
카운티 의회에 해당하는 수퍼바이저회 참석을 통해 공립학교 예산을 포함 카운티 전체의 운영예산을 결정한다. 지난해 훼어팩스 카운티 예산은 33억 5천만 달러였다.
수퍼바이저는 이외에 부동산세율을 결정하고 조례를 제정한다. 땅 용도 변경 계획에 대한 투표를 하며 행정업무 책임자인 카운티 이그제큐티브를 포함 위원회 위원들을 임명한다.
현재 카운티 이그제큐티브는 앤소니 그리핀으로 1년 예산을 계획, 수퍼바이저회에 제출한다.
한편 훼어팩스의 개요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인구 100만 명에 일년 예산 34억달러(2007년 기준).
면적은 서울시의 1.5배 정도이며 가구당 평균소득은 10만5,241달러. 이민자의 비율은 32.9%.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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