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을 위한 학자금 마련 플랜은 일찍 시작하되, 반드시 집안의 재정 형편을 고려해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장기적 안목을 갖고 임해야 한다.
“부모가 100% 부담” 고집말고 대학·정부 지원 받아야
529플랜·UGMA/UTMA·커버델 등 금융상품 유용
요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 학자금 마련 때문에 한 숨을 쉬고 있다. 수입은 줄어드는데 학비는 계속 올라가니 빠듯한 생활비에서 학비를 마련하는 것이 여간 숨가쁜 게 아니다. 이 때문에 자녀들의 학비 마련 플랜이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리미리 준비해 두면 필요할 때 큰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학비 마련을 위한 재정플랜 방법을 살펴본다.
■생각을 바꿔라
많은 한인 학부모들이 자녀 학비를 100% 부모가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공립은 얼마, 사립은 얼마가 든다더라”하는 식이다. 이는 크게 잘못된 판단이다.
미국에는 재정지원 시스템이 잘 발달돼 있다.
물론 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각 대학 및 정부기관, 재단 등으로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즉 100% 부모 몫이 아니란 얘기다.
여기에 자녀가 부담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파트타임을 일하며 공부할 수 있고, 자녀 이름으로 융자를 받은 뒤 졸업 후 상환하는 방법도 있다.
부모들이 잘못하는 또 다른 것은 학자금 마련에 대한 목표만 있지, 과정이 없다는 것이다.
자녀가 대학에 들어갈 때 필요한 돈을 정해 놓고 반드시 그 액수를 채워야 한다는 강박감에 시달린다. 그러다 보니 결국 무리한, 또는 비효율적인 계획을 세우게 된다.
미국 가정의 경우 가구당 수입에서 생활에 필요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돈으로 플랜을 세워 진행한다. 학비가 가정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어떻게 준비할까
1. 하루라도 빨리 시작한다
학비 마련 재정플랜의 가장 기본은 학자금 플랜에 가입한 뒤, 이를 깨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액수가 작더라도 자녀가 어릴 때부터 시작하면 나중에 큰돈이 될 수 있다.
2. 감당할 만큼 해라
어떤 부모들은 경제력을 벗어난 무리한 플랜을 세웠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바람에 원금도 못 건지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능력에 맞는 범위에서 작은 액수로 시작했다가 나중에 경제여건이 좋아지면 더 늘려도 된다.
3. 충분한 검토와 연구가 필요하다
학자금 마련을 위한 금융상품은 종류도 많고 그 내용도 복잡하다. 계약 내용을 꼼꼼히 따져야 하는데, 세금혜택에서부터 중도해약 시 부담해야 하는 손해부분까지 자세히 알아본 뒤 결정하도록 한다.
■어떤 플랜이 있나
일반적으로 학자금 마련을 위한 금융 상품으로는 크게 ‘529 칼리지 세이빙스 플랜’, ‘UGMA/UTMA’, 교육용 아이라(IRA)로 불리는 커버델(Coverdell) 등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 529 플랜
요즘 많이 선호되는 프로그램으로 투자 후 발생한 이자에 대해 세금이 면제되고 고소득자도 이용할 수 있다. 또 수혜자의 나이 제한이 없어 자녀가 결혼한 후에도 이용할 수 있으며, 자녀가 여럿인 경우 분산 지원도 가능하다.
2. UGMA/UTMA
Uniform Gift to Minor Account와 Uniform Trust ti Minor Account의 약자로 529플랜과 비슷하지만 수혜자가 18세가 되면 이를 양도해야 한다. 또 수혜자가 한 번 정해지면 변경이 불가능하며, 다른 자녀에게 나눠줄 수도 없다.
3. 커버델
가장 오래된 학자금 마련 상품으로 가장 큰 매력은 투자금에 대해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연간 자녀에게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이 2,000달러로 정해져 있고, 부부 수입이 22만달러 이상이면 가입할 수 없다.
■ 기타방법
위에서 소개한 전통적인 방법 외에도 학비마련에 보탬이 되는 방법들이 또 있다.
그 중 하나는 현재 부모가 가입한 은퇴플랜 401(k)에 추가로 돈을 더 내는 것이다. 이는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어 요즘 같은 시기에는 추천할 만한 방법이다.
이밖에 생명보험에 돈을 더 내는 방법이 있는데, 이는 계약 시 정해 놓은 생명보험 유지비와는 전혀 무관해 그 만큼 경제가 좋으면 캐시 밸류(cash value)가 더 쌓일 수 있다.
■ 주의점
학자금 마련 금융상품은 안을 들여다보면 뮤추얼펀드,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하는 방식을 통해 수익금을 쌓아가도록 하고 있다. 그 만큼 생각하고, 판단해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이다.
때문에 전문가를 통해 자신에게 가장 적당한 것을 고르도록 해야 한다.
요즘 이미 이 같은 상품을 구입했던 학부모들이 주식시장의 폭락으로 어쩔 줄 몰라 하는 것 역시 막연히 몇 년이 지나면 얼마가 될 것이라는 생각만 했지, 시장변화에 따른 대응에 관해서는 대부분 무지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 생명보험을 이용할 경우 정확히 매달 내는 보험료 가운데 실제로 얼마가 학자금 관련으로 포함되는 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밖에 장기적 안목을 갖고 중단 없이 투자가 계속될 수 있도록 플랜을 세우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데, 항상 경제능력에 맞추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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