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민<뉴욕차일드센터 아시안클리닉 부실장. 임상심리치료사>
원래 당근과 채찍이라는 말은 과거 중요한 운송 수단이었던 당나귀를 다룰 때 사용되던 말이다. 당나귀는 말보다는 작지만 고집이 무척 강해 부리는 사람에게는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당나귀가 좋아하는 당근을 입에 닿을듯 말듯 달아놓고 말을 듣지 않을 때에는 엉덩이에 채찍질을 하는 방법을 고안해 낸 것이다.
자녀 양육에도 당근과 채찍이라는 방법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물론, 자녀들은 사람이기 때문에 당나귀에게 사용한 것처럼 채찍을 사용할 수가 없다. 과거에는 ‘미운 자식은 떡 하나 더 주고, 예쁜 자식은 회초리를 한 대 더 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체벌이 자녀양육의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식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법적으로 신체체벌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고 자녀들에게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사실 제일 바람직한 방법은 채찍을 사용하지 않고 당근만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자녀를 키우다 보면 채찍의 방법을 사용해야 할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그렇다더라도 학자들은 당근과 채찍의 비율을 4:1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자녀양육에 있어서 당근이란 칭찬과 보상이라 할 수 있다. 자녀들의 행동 가운데 잘하고 있는 점을 언어적 칭찬이나 물질적 보상의 방법으로 인정하고 칭찬해 주는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 추게 한다’는 책이 한 동안 베스트셀러에 오른 적이 있는데, 여기에서 주로 소개되고 있는 내용들이 칭찬과 보상의 방법들이다. 칭찬할 때는 즉각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간을 두고 나중에 하게 되면 칭찬의 효과가 감소될 수 있다. 또 구체적인 행동에 초점을 두는 것이 좋다. 어떤 행동을 하게 되면 그 행동에
대해서 칭찬을 해야지 너무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칭찬을 하지 말아야 한다. 가령,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통에 그릇을 가져다 놓은 자녀에게 “넌, 세상에서 제일 착한 아이야”라고 하기보다는 “그릇을 설거지통에 갖다 놓아서 고맙다”고 말해주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보상의 방법은 다양하다. 부모와 자녀가 계약을 맺고 그 행동이나 과업을 이수했을 때 장난감이나 기타 자녀가 좋아하는 물건으로 보상하거나 함께 극장가기, 주말에 친구 집에 놀러가기 등과 같은 활동으로 보상해 줄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금전으로 보상하는 방법은 지양하고, 보상의 범위도 적은 금액에 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상의 방법은 잘못 사용 하면 뇌물주기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슬이나 포커칩이나 스티커 같은 토큰을 활용해서 자녀가 계약된 행동을 수행했을 때 즉각 칭찬과 함께 토큰을 주고, 나중에 자녀는 받은 것을 모아서 원하는 물건이나 활동으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녀양육에 있어서 채찍의 방법으로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특권 박탈의 방법이다. 이것은 자녀의 잘못된 대상행동을 정해서 그 행동이 일어났을 때 TV 시청, 게임하기, 친구들과 놀러가기 등과 같은 권리를 일시적으로 박탈하는 방법이다. 대개 권리박탈 기간을 하루 동안으로 한정하는 것이 좋지만 효과가 없을 경우에는 기간을 늘리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어린 자녀들에게 많이 사용하는 방법으로는 무시하기와 타임아웃이 있다. 무시하기는 자녀가 잘못된 대상행동을 했을 경우 즉각적으로 시선을 거두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칭찬하기와 함께 사용하면 좋다. 돌고래를 훈련할 때도 조련사가 원하는 행동을 하게 되면 칭찬과 함께 먹을 것
을 제공하지만, 부정적 행동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무시하기를 일관되게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자녀들의 부정적 행동이 뚜렷하게 감소한다.
타임아웃의 방법은 자녀의 부정적인 대상 행동이 발생했을 때 사전 경고를 먼저 주고, 그래도 그 행동이 지속될 경우 지정된 장소에 가서 서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타임아웃 방법도 즉각적으로 사용해야 하고, 타임아웃을 실시하는 동안 자녀에게 시선을 두지 말아야 한다. 자녀의 연
령에 따라 세 살이면 3분 정도가 적당하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1분씩 추가하면 된다. 간혹 타임아웃을 거세게 거부하는 경우도 있는데, 단호하고 일관적이게 활용하게 되면 저항감이 줄어들 것이다.
몇 가지 자녀양육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해 보았다. 중요한 것은 이론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실천하고 적용하느냐이다. 당근과 채찍의 방법은 어린 자녀일수록 효과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더 늦기 전에 효과적인 양육방법을 일관적이고 지속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해야 한다. 그 위에 덧붙여 인내와 사랑으로 자녀를 돌보게 된다면 자녀들은 바람직한 아이로 성장할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