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전의 일이다. 아이를 데리고 어뮤즈먼트팍에 가서 파킹을 시키는데 우연히 다른차와 동시에 옆자리에 주차시키고 내리니 몸집 큰 미국사람이 작은 일본차에서 내리고 체구가 작은 동양사람인 나는 대형 FORD차에서 내렸다. 그 미국인이 나를 보고 차를 보더니 “미국사람인 나는 일본차를 타고 일본사람인 너는 미국차를 탔구나. 미국차가 좋으냐?”고 묻길래 나는 한국사람이고 이 차는 내 드림카라고 했다. 그랬더니 내가 좀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고 했다. 내 생각엔 네 차가 네 몸에 잘 안맞는 것같다고 말하니까 크게 한바탕 웃더는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사라졌다.
요즘 상영하는 영화중에‘Gran Torino’라는 영화가 있다. 주인공이 자기 아들이 일본차를 타고 다니는 것을 매우 못마땅해하는 장면이 나온다. 사실 Torino차는 한국인과도 인연이 깊은 차다. 70년대초에 이민문호가 개방됐을 때 한국인 이민이 물밀 듯이 들어올 때였다. 그때 한인들은 거의다 자기전공과는 거리가 먼 공장같은 데 취직을 하였다. 대부분 차가없어 기차타고, 버스타고 하면서 한시간가량 걸려 출근들을 했다. 차를 사러 딜러에 가면 크레딧이 없다고 번번히 거절을 당했다. 그런 중에 필라델피아 근교 FORD 딜러에 한 세일즈맨이 한국인에게 Pay Check하나만보고 자기 자신이 코싸인해서 차를 팔았다. 친구가 친구를 데리고 가서 차를 여러
대 샀다. 그해 세일즈맨은 판매왕이 됐고 그 덕분에 한국인들은 새 차 한 대씩 장만해서 2잡, 3잡씩 뛰면서 초기 이민생활에 기반을 잡아갔다. 그 육중한 미국차가 액셀를 조금만 밟아도 쑥쑥나가는 그 감격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놓고 자다가도 일어나서 보고 또 보고 얼마나 대견했는지 모른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차가 외적 신분인걸 어찌하랴. 소수 한국인 중에는 신분상승을 위하여 자기수입보다 훨씬 비싼 고급차를 사서 과욕을 부리는 사람이 많다. 한인교회나 마켓 주차장에 가면 고급차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내 앞집 미국인 가정에는 차가 3대가 있는데 한 대는 미국산 미니밴, 한 대는 엘렌트라, 또 한 대는 쏘나타가 있다. 하루는 앞집 사람을 만나 현대차가 어떠냐고 물었더니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최고’라고 자랑한다. 30년전에는 미국인이 내게 자기가 부끄헙다했는데 오늘은 내가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앞집에 미국가정은 한국차를 두 대씩 가지고 있는데 정작 한국사람인 나는 한국차가 하나도 없으니 말이다. 이제는 어느 도시에 파킹장이나 도로에서 한국차를 만나는 것은 아주 쉬운 일다. 날이 갈수록 미국인들이 한국차를 열광하는 것은 품질이 우수하는 뜻일 것이다. 자신없 차를 어떻게 10년 워런티를 하겠는가?
우리 속담에 아주머니 떡도 맛있어야 사먹는다 했는데 지금은 컨수머리포트 등 권위있는 소비자기관들이 한국차 품질을 서슴없이 1등에 놓지안는가!우리가 미국서 살면서 미국인에게 배워야할 점은 실용주의 인 것 같다. 겉치레나 체면보다는 실용성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생각인 것 같다.지난 봄에 자동차로 대륙횡단을 한 적이 있다. 제일 첫 번째 간 목적지가 알라배마에 있는 현대자동차 공장이었다. 하와이를 벗어나니 공장입구에 도로이름디 현대 블러버드다. 긴 모노레일에 30명의 견학자를 태우고 맨 앞에 운전겸 안내원이 마이크로 설명하면 견학하는 사람들은 리시버를 귀에 꼽고 듣는다. 40분 동안 공장을 구석구석다니면서 차체조립과정을 자세히 설명한다. 철판조각부터 시작해서 나중에 큰 차로 제조되 나오는 과정은 정만 경의롭기까지하다. 그 중에서도 로버트가 자동 용접하는 과정과 차체를 통체로 페인트칠하는 과정은 너무나 멋있었
다. 미국땅에다 한국자본과 기술로 초현대식 공장을 짓고 현지주민 4천명을 고용해서 최고차를 생산하는 한국인의 저력이 너무나 감탄스러웠다.
내차에 돌아와 한참을 멍하니 앉아서 멀리 완성된 차를 80마일로 달리면서 시운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벅차 올랐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은 꼭 한번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이들이 크면서 일생동안 타야하는 자동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은 매우 교육적이라고 생각된다.그리고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공장을 떠나면서 내 다음차는 한국차라고 결심하고 떠나왔다. 지난 달에 우연희 베라크루즈를 시운전할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가속력, 제동력, 조용함에 홀딱 빠졌다. 지금 가지고 있는 FORD SUV를 한 2년 더타고 바꾸려고 계획했었는데 그 매력에 빠져 바로가서 그 차를 사버리고 말았다.
재미동포가 한국차를 사면 일거양득이 된다. 한국 울산에 내 형제 자매가 잡을 갖게 되고 본인은 성능이 더 좋은 차를 더 싼값에 사게 된다. 문제는 한국동포들이 한국차를 타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 조차도 의식있는 사람이라고 인정해주는 의식변화가 중요하다.IMF때 고국에 달러를 보내 어려운 경제에 한 축을 돕듯이 이번에도 짝사랑 한번 실컷 해봤으면 어떨지?강봉희<전뉴저지세탁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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