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으로 미국에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희망이 부풀어 있다. 첫 흑인 대통령의 취임이라는 역사적 사건과 함께 침체된 분위기를 일신하여 새로운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넘쳐나고 있다.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미국의 재건’이니 ‘제 2의 건국’이니 하는 희망찬 미래를 말하고 있다. 그러면 이같은 미국의 새로운 시작을 열어준 오바마 시대가 우리들 각자에게 주는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첫째로, 우리에게 변화를 깨우쳐 주고 있다. 오바마는 변화를 기치로 내세워 대통령이 되었고, 대통령으로서 미국의 변화를 다짐했다. 그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됨으로써 그 스스로 미국을 크게 변화시켰다. 이처럼 이제 우리가 변화해야 하고 변화한 우리가 이 사회와 국가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준 것이다.
우리가 변화해야 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세상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 만물이 변하지 않는 것이 없고 이 변화는 지속적이기 때문에 우리가 항상 변화하지 않는다면 도태되고 말 것이다. 단순한 예로 과거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컴퓨터가 보편화된 요즘에는 컴퓨터를 사용할 줄 모르면 현대생활에서 뒤떨어지게 된다.
지금 전 세계가 금융위기로 인한 불경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이 상황은 불과 몇 년 전에 비하면 엄청난 경제 환경의 변화이다. 이렇게 경제가 변화하면 우리의 생활도 이 상황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이런 상황 변화에 가장 적절한 변화로 대응할 때 승리자가 될 수 있고 잘못 대응할 때는 패배자가 되고 만다.
두번째 메시지는 도전을 이겨내는 정신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미국이 당면한 도전이 심각하지만 이를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에게는 언제나 도전이 있지만 이 도전은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하는 옛 시조처럼 이 세상에 못 오를 산은 없는 것이다. 쳐다보고 포기한다면 오를 수 없다. 그러나 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계속 오르면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에베레스트산도 이렇게 정복된 것이다.
역사가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를 ‘도전과 응전’이라고 보았다. 도전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는 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개인적으로는 온갖 역경을 이겨냈고 특히 흑인이라는 결정적 핸디캡을 극복하고 대통령이 되어 미국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는 또 미국이 맞이한 도전에 맞서고 있다. 우리에게 어떤 도전이 있더라도 그 도전에 맞서 이겨내야 할 것이다.
셋째로 오바마 시대는 능력의 시대를 의미한다. 지금은 능력의 시대이며 미국은 능력의 나라이다. 그러나 흑인대통령의 출현으로 이제야 진정한 능력의 시대, 능력의 나라가 되었다. 대통령이 되는데 백인과 흑인의 벽이 허물어졌다. 물론 아시안의 벽도 허물어졌다. 대통령이 그렇게 되었다면 다른 분야나 직종에서는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누구나 능력에 따라 얼마든지 높이 올라갈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세상은 원래 힘이 지배를 한다. 우주에서는 중력에 의한 인력이 작용하여 질서가 유지되며 생물계에서는 힘에 의해 먹이사슬이 결정된다. 그리스와 오리엔트 세계를 통일하여 세계 대제국을 건설한 알렉산더 대왕은 기원전 323년 원정길에서 33세의 일기로 숨을 거두었다. 그 때 부관이 누가 이 나라의 통치를 계승할 것인가를 묻자 알렉산더는 “힘 있는 자에게”라고 말했다. 그는 무어라고 말해도 결국 힘 있는 자가 권력을 차지할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힘은 능력이다. 지력이나 체력, 결단력, 판단력, 추진력, 지도력 등이 모두 능력인데 힘이라는 뜻이 있다. 과거에는 신분차별과 세습제도가 강력하여 이와같은 개인적인 능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보편화된 오늘날에는 개인의 능력이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인종의 벽이 허물어진 오바마 시대는 새로운 능력의 시대이다.
오바마 시대를 맞아 미주한인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에 차 있다.
미국사회의 유리천정이 깨뜨려졌으니 각계의 진출은 물론 한인 대통령의 배출도 꿈만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유리천정이 없어지거나 약해졌다고 해서 한인들에게 저절로 혜택이 돌아오지는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는 더욱 능력을 기르고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하며 도전을 이겨내야 한다. 모든 인종과 소수민족이 무한경쟁을 펼치는 경기장에 나서는 선수들처럼 한인들의 기량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이기영
뉴욕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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