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영(주필)
올해 들어 한인들의 소박한 새해 소망이라고 한다면 무엇일까? 만나는 사람마다 들어보면 모두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마음에서 아무리 ‘행복’을 원한다고 하더라도 어디 그게 쉽게 되는 일인가! 그만큼 쉽지 않은 것이 행복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행복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행복해지려면 반드시 구비해야 할 조건이 있다.
행복의 조건과 지수는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마다 차이가 나게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나 아시아에서 사는 사람, 혹은 기독교나 불교, 이슬람교를 믿는 국가에 사는 사람들이 다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지역에 따른 행복의 조건과 지수는 다른 법이다. 경제대국인 미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행복의 조건은 명확하다.
그러면 우리 같은 이민자들이 바라는 행복의 조건은 무엇인가.
첫째로 돈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므로 돈은 반드시 있어야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록펠러라든가, 카네기, 벤더빌트 같은 사람들은 미국의 최고 재벌들이다. 이들이 재벌이 되고 싶다고 해서 된 게 아니고 재벌을 목적으로 돈을 벌기 시작한 것이 아니다. 처음에 이들이 돈을 벌어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행복해 지려면 돈이 있어야 되겠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행복해 지기 위해 돈을 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이들이 돈을 벌어 본인의 행복은 물론, 행복한 가정을 이루었다.
두 번째는 이 번 돈을 어떻게 써야 되는 가를 깨우쳤기 때문에 이들이 행복해진 것이다. 만일 빌 게이츠가 재벌이 됐는데 그가 돈만 움켜쥐고 있었다면 결코 행복한 사람이 못되었거나 행복한 가정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이 번 돈을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나눠줄 줄 알았기 때문에 그들이 행복했다. 우선 제일 가까운 일가친척 중에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고통을 받는 자들이 있으면 기꺼이 도와주었다. 또 시야를 돌려 자기가 속해있는 커뮤니티라든가, 지역사회에 돈을 기부해 단체나 기관, 나아가서는 커뮤니티, 지역사회를 발전시켰다. 또 멀리는 아프리카 오지나 경제가 어려워 먹고 살기 힘든 지역의 자선기관에 돈을 희사해 도움이 필요한 많은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었다. 내가 번 돈으로 나눠줄 줄 알았기 때문에 나도, 가정도 행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구상에는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단돈 50센트가 없어 굶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이들을 위해 희사할 줄 아는 마음이 있어야 그 사람은 행복해진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벌기도 해야 하지만 벌면 돌려줄 줄도 알아야 행복해질 수 있다.
세 번째는 마음에 공허함이 없어야 한다. 공허한 생각을 메우는 최선의 방법은 종교와 예술이다. 얄팍하게 살얼음 같은 신앙심이 아니라 아주 철저한 종교관이 있어야 그 사람은 행복해진다. 종교에는 불교의 대장경, 기독교의 성경, 이슬람교에는 코란 식으로 법전이라는 게 있다. 우리가 이 법전을 가지고 신과의 관계를 이야기하기 전에 인간이 사는데 있어 행복의 조건은 그 법전에서 가르쳐 준다. 법전은 행복이라는 개념을 사실화시켜 주는 역할을 하고 또 사실화시켜주는 힘도 그 안에 있다. 그래서 행복의 조건 중에는 종교를 가지고 있어야 된다. 종교는 행복의 개념에서 사실화되는 길을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의 조건이다.
세상에는 누구나 예술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자기 삶에 적용해 한 폭의 캠퍼스를 놓고 그림을 그린다든가, 글을 쓴다든가, 수틀에 수를 놓는다든가 등등. 이런 것을 표현해 보면 저절로 행복해질 것이다. 그래서 예술도 행복할 수 있는 조건중의 하나이다. 사람은 누구나 바쁘다, 바쁘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한가한 시간도 없지 않다. 이 한가한 시간을 그냥 놓쳐버리고 살 뿐이다. 이 시간을 잘 활용해 자신을 개발시킨다면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행복을 만들어가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사람들은 다 이 행복이 나에게 와주기를 바라는데 행복이란 행운이 아니다. 행복을 정말 원한다면 나 개인이 행복해지는 조건을 만들어 가야 한다. 그래야만 내가 행복해지고 내 가정, 내가 속해있는 지역사회가 행복해진다. 행복은 남이 갖다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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