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에도 동등한 기회 필요
장기적 안목, 주인의식 바탕돼야
올 12월에도 짧은 겨울방학 동안 한국에 가서 5번의 특강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특강 내용은 영어교육, 영재교육, 교사의 자질, 리더십, 한국어·영어 이머전(이중언어) 프로그램에 관한 것들이었습니다.
저의 조언들이 한국의 영어교육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정말 감사하고 보람된 일이 될 것입니다.
1. 정규교육 시스템과 사교육 시스템의 협조
정규 학교(공립 및 사립학교)에서는 원리에 입각하여 기본기를 탄탄하게 해줄 수 있는 영어교육을 하고 학원과 같은 사교육 기관에서는 방과 후 수업을 통해 학교에서 배운 원리들을 활용하고 보충해 주는 supplemental program으로 교육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즉, 정규 학교 수업이 끝난 후 그 학교의 빈 교실들에서 사교육업체들이 보충수업을 할 수 있도록 하되 부유한 동네에서는 학부모들이 직접 수업료를 내도록 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의 학교는 정부나 지자체 혹은 재단에서 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부유한 가정의 학생들과 가난한 가정의 학생들 모두가 동등한 기회를 가지고 공부하게 하며 동시에 사교육 기관의 우수한 교육 자원들과 학교의 좋은 시스템들을 충분히 활용하게 함으로써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win-win(윈윈) 교육이 학생들의 영어교육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2. 원어민 교사와 한국인 교사의 팀 티칭
제가 늘 강조하지만 대부분의 원어민 교사들이 영어는 잘 하지만 학생들을 효율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방법, 학생들의 동기유발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제2 외국어의 습득은 어떻게 하는지, 아동 및 청소년 발달과정이 어떤 것인지 등에 관한 교육학적 지식이 전혀 없는 경우가 태반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인 교사들은 영어 발음은 부족하지만 위에 말한 교육적 지식은 원어민 교사보다 훨씬 우수한 것을 보았습니다. 흔히 볼 수 있듯이, 한국 영어교사가 원어민 교사의 말을 단순히 통역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원어민 교사와 한국인 교사가 학생들이 배우는 개념(concept)을 같이 계획하고 함께 가르치면 훨씬 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3. 학부모 교육
많은 한국 학부모들의 단순하고 근시안적인 태도가 영어교육 뿐만이 아니라 다른 교육문제에 있어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녀의 영어교육 또는 학교 선택에 있어서 먼저 부모들이 자녀의 적성과 기타 다양한 요소들을 충분히 고려하고 많은 정보수집과 공부를 한 후에 신중하게 결정을 하는 모습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4. 학습기준에 따라 교과서 출판하기
미국은 우선 학습 지침서와 학습기준(academic standards)을 만들어놓고 그 다음에 그 학습기준에 따라서 출판사들이 영어교재나 부교재, 보충자료들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데, 한국에서는 그와는 반대로 출판사들이 영어교재를 일방적으로 만들어 내놓고 자신들의 교재가 가장 좋다고 학부모들에게 마케팅(marketing) 하는 모습을 통해 학부모들이 많은 혼돈을 겪는 것 같습니다.
5. English Divide를 없애는 일
한국의 모든 학생들에게 영어 배우는 기회를 주기 위해 성공한 대형 사교육업체들이 학생들을 상대로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려 하지 말고 어려운 집안의 학생들(disadvantaged youth)에게 무료로 영어교육을 제공하는 사회공헌의 모습도 보였으면 합니다. 양쪽 부모가 다 일을 하거나 엄마나 아빠가 혼자서 애를 키우는 가정을 위해 교통수단을 제공해서 부모가 저녁까지 안심하고 애들을 맡기는 공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6. 영어 능숙도의 균형적 실력
영어 능숙도에는 기초적인 회화실력 BICS과 인지적이고 아카데믹한 공부하고 생각하는 영어실력 CALP(Cognitive Academic Language Proficiency)가 있습니다. 자신의 강한 점, 능력, 실력, 전문분야를 영어라는 도구로 다국적 회사에서 발표하고, 남을 설득시키고 공헌하는 영향력 있는 한국의 지도자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지도자로 발돋움하기 위해 영어가 필수적인 것입니다.
7. 배움의 열정
가장 중요한 것은 꼭 시험 잘 치고 수능 혹은 SAT 점수를 더 높게 받아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영어가 아니고 진정으로 영어 배우는 일에 열정과 애정을 느끼는, 배움을 즐거워하는 학생들을 만들어야 합니다.
8. Mind-set이 바뀌어야
한국의 경제적, 물질적 풍요로움은 그간 많이 발전한 것 같은데 정신적 여유, 정신적 풍요로움은 덜 발달하고 천천히 바뀌는 것 같습니다. “빨리 빨리” 문화가 아직도 팽배하고(prevalent), ‘최고’ ‘엘리트(elite)주의’ ‘명품의식’이 많고, 조직체 의식이 너무 수직적이고 hierarchy가 굳게 사회 전반에 뿌리 박혀 있는 것 같습니다. 선진국의 정의는 또 그 나라가 가장 약한 자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있습니다. 사람의 가치를 학력, 인맥, 경제력으로 심판하지 않고 자신들과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포용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가 있는 시민들이 사는 나라가 선진국입니다.
9. 정부 및 교육 정책가들의 변화관리 능력
변화는 process를 동반합니다. 변화는 순식간에 찾아오지 않습니다. 변화의 과정 가운데 여러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과 아이디어(idea)가 모여 기획, 액션플랜, 점검, 평가, 추후 모니터링(monitoring) 등의 과정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문제를 변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10. 전인교육과 배움의 심리적 요소
영어만 잘하는 학생이 아니라 자신감 있고 자신보다 더 잘하는 사람들을 시기하지 않으며, 오히려 기꺼이 그들로부터 배우고 자신보다 뒤떨어지는 학생들을 업신여기지 않고 도와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진 학생들이 영어도 잘 배우고 다른 과목 공부도 잘 합니다. 배움은 사회적, 정서적, 상호작용적인 일이니까요.(Learning is social, emotional, and interactive.)
교육상담 문의: DrSuzieO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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