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마켓편
2 아리랑 마켓
크리스마스를 2일 앞둔 지난 23일 오후. 가든그로브 아리랑 수퍼마켓(대표 지종식) 매장은 몰려든 손님들로 경기위축이란 말을 무색케 했다. 1999년부터 현 자리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아리랑 마켓은 가든그로브 한인 상권의 중심축으로 자리를 굳건히 하고, 현재까지도 OC 전 지역의 한인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특히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고기류와 반찬류, 김밥 등 차별화된 식품들이 단골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가든그로브 샤핑의 중심지가 됐으며, 샤핑몰인 아리랑 플라자에 입주한 비즈니스들은 물론 인근 비즈니스들까지도 함께 발전하는 ‘아리랑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됐다. ‘너무 세련되지 않으면서도, 풍성한 느낌’을 주는 매장 디자인과, 맨손으로 아리랑 마켓을 일궈온 지종식 대표의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이미지가 마켓 운영에도 그대로 반영돼 아리랑슈퍼마켓은 OC 한인 커뮤니티 제 1의 마켓으로 공고한 지위를 구축했다.
좋은 육질의 고기와 신선한 야채류 공급으로 ‘품질 최고’ 명성
■마켓의 현재
아리랑 마켓은 전 직원의 3분의 2 이상이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들일 정도로 이직률이 낮은 직장이다. 그만큼 일할 만한 환경과 좋은 직장 환경을 조성해줬다는 뜻이다.
20년 이상 근무한 직원도 5명이나 되고, 28년을 일한 직원도 2명이다.
생선부(반장 이향수), 정육부(반장 이종옥), 야채부(반장 한재학), 반찬부(반장 유정분), 그로서리부(반장 지동식), 물류수송(반장 로버트), 프런트 케이 김 매니저 등 잔뼈가 굵은 직원들이 든든하게 마켓의 토대를 바치고 있다.
푸드코트엔 바다스시(일식), 꽁지네(분식), 한국관(한식), 빵굽는마을(제과) 등이 입주해 있다.
18만 스퀘어피트의 대지 위에 4만여 스퀘어피트의 본건물이 있으며, 본 건물에는 은행과 약국 등을 포함 20여 소매점이 입주해 있다.
입주 비즈니스의 거의 대부분은 마켓이 현 자리에 문을 연 이후 한번도 소매점들의 소유주들이 바뀌지 않을 정도로 돈독한 신뢰를 바탕으로 아리랑마켓과 함께 가든그로브의 중심 상권으로 성장해 왔다.
■입맛 사로잡는 갈비와 밑반찬
아리랑마켓이 현재까지 성장해 오게 된 데는 좋은 육질의 고기와 맛있는 밑반찬 신선한 야채류의 공급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브루스 송 제너럴 매니저에 따르면 아리랑마켓은 20여년이 넘는 신용을 바탕으로 선불금을 주고 좋은 고기를 우선, 지급 받아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소고기의 경우 절대로 얼린 고기가 아닌 신선한 고기를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고기질에 있어서는 미국 마켓 어느 곳에서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있다.
특히 평일에도 항상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 정육부에서 제공하는 아리랑 양념갈비의 인기는 인근 베트남 커뮤니티에도 크게 소문이 났고, 타인종 고객의 비중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브루스 송 제너럴 매니저는 “한인 마켓의 승부수는 품질 좋은 고기와 야채에 있다”면서 “핵심 품목들이 고객들의 신뢰를 얻으면 마켓은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다”고 설명했다.
남가주를 방문해 아리랑 마켓의 갈비를 맛본 타주의 한인들은 아예 포장해 배송해 줄 수 없는지 문의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야채의 경우 상당수 품목을 직접 농장에서 재배해 공급하는 직배 방식으로 바뀌었다.
아리랑마켓은 농대를 다닌 지 대표의 열정을 따라 일찍부터 샌버나디노와 앤텔롭밸리에 농장을 마련 파와 상추 등 야채를 직접 재배해 마켓에 공급해 왔다.
최근에는 중가주의 베이커스필드에 40에이커의 농장을 마련, 한국식 농산물 품종을 늘려 무, 배추, 열무, 참외, 토마토에 이르기까지 직접 생산한 제품을 매일 새벽 배달해 마켓에서 판매한다.
농장에서 직접 공급해 야채를 판매하니 품질과 가격경쟁력이 그만큼 높을 수밖에 없다.
또 마켓 초기부터 유정분 반장이 지켜온 반찬부에서 만들어 내는 20여가지가 넘는 밑반찬의 맛은 뛰어나다. 지금도 갈비 양념 제조만큼은 특급(?) 비밀로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인 새벽에 유 반장만이 단독으로 한다고 한다.
아리랑 슈퍼마켓을 함께 키워나가고 있는 마켓의 생선부
반찬부 직원들.
인근 비즈니스도 호황 ‘아리랑 효과’
직원 3분의2 이상이 10년 이상 근속 일터로도 ‘만점’
■함께 살지 않으면 공망한다는 한국식 정서가 가져온 성공
아리랑마켓 몰은 세입자들이 상식적인 비즈니스 플랜을 갖고 있는 한 절대 망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리랑마켓에서는 매출을 늘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20여개가 넘는 입주 비즈니스들의 취급 품목과 충돌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를 해왔다.
당연히 많은 유동인구를 보장받는 마켓에 입주한 세입 업체로서는 큰 도움을 얻을 수밖에 없다.
건강마을, 고바우비디오, 대웅홍삼, 덕수약국, 백보석, 사진나라, 성원꽃집, 스타클럽 USA, 아동복(Hikosen Cara), 아리랑자연건강, 아리랑화장품, 안경나라, 이가자미용실, 중앙은행, 앤패션, 캐슬홈데코, 다스우체국, 팬시, 뉴직타운, 슈퍼헬스, 비비안 등이 본 건물에 입주해 있고, 아리랑 플라자내 다른 독립 건물에는 한국일보 OC 지사를 비롯해 10여개 비즈니스가 추가로 입주해 있다.
함께 살지 않으면 함께 망한다는 것이 지 대표의 개인적인 철학으로, 경기침체의 여파를 완화시켜주기 위해 입주 소매비즈니스들에게 수천달러 어치의 돈을 지불하고 직접 쿠폰을 발행, 연말 한인들에게 선물로 제공해 입주 비즈니스들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기도 했다.
또 매주 일간신문에 게재하는 마켓 광고 하단에는 매주 입주 비즈니스들에 대한 세일정보도 돌아가며 실어주는 배려도 하고 있다.
직원들이 화목하지 않으면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가 좋을 수 없듯이, 아리랑마켓에서는 3년전부터는 마켓내에 자체 카페테리아를 마련, 신선한 재료와 솜씨 좋은 반찬부 직원들이 만들어내는 맛있는 식사가 직원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꾸준히 제2의 도약의 계기를 찾아온 아리랑 마켓은 샌디에고의 출라비스타에서 30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대지를 마련하고, 코스트코를 제외하고는 남가주에서 가장 큰 소매 식료품 마켓 개발을 준비중이다.
가든그로브 한인타운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 아리랑마켓은 평일 낮에도 주차장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한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배형직 기자
1983년 첫 간판 이래‘맨손’으로 이룬 성공
성실과 노력으로 이룬 아리랑 마켓
가든그로브 아리랑마켓은 지 대표의 이민사와 역사를 같이 한다. ‘맨손’으로 이룬 성공이란 단어와 동일시 되는 지 대표의 아리랑 마켓은 83년 3월 샌타애나에서 첫 간판을 내건 이래 꾸준한 발전을 통해 현재의 자리를 잡았다.
첫 마켓은 에퀴티 론을 받고 친척들에게서 돈을 빌려 장모와 동업으로 2,500스퀘어피트, 직원 5명의 규모로 꾸렸다. 갑작스런 성공은 아니었지만 꾸준한 매출 증가를 알차게 절약해 재투자하면서 마켓의 규모를 점진적으로 키워왔다.
이후 한인타운이 확대되기 시작하던 1987년 가든그로브 진출을 결심하고, 가든그로브길과 카사린다 인근에 5,000스퀘어피트 규모 새 마켓을 오픈했고, 이후 가족들이 모두 비즈니스에 투입되면서, 직원 30명중 20명이 가족일 정도로 대규모 가족 비즈니스로 성장했다.
1990년에는 규모를 세배로 넓혀 가든그로브 한인타운 서쪽 끝으로 옮겨갔으나, 한인타운 중심에서 벗어나면서 고전했고, 1999년 차압 부동산 매물인 당시 서울플라자를 매입 건물을 신축하면서 현재의 토대를 마련했다.
현재도 고객들은 OC 전 지역은 물론 샌디에고에서까지 찾아오며, 아시안, 히스패닉, 백인 등 비한인 고객비율도 30%에 달한다.
1999년 현 자리에 신축해 들어선 4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아리랑마켓은 널찍한 내부는 물론 편안한 매장 디자인과 물건 배치로 고객들에게 쾌적한 샤핑 환경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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