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LA 한인타운 모교회 김모 장로(69)는 겨울철만 되면 코가 빨개져 곤혹스럽다. 딸마저도 ‘코주부’라고 놀릴 정도다. 빨개진 코 주변 때문에 가끔 지인들이 “낮술 드셨냐?”고 농을 건넬 때마다 평상심을 유지하려 하지만 얼굴은 더욱 화끈거리고 달아오르는 기분을 느낀다.
#사례 2: 폐경기라 평소 더욱 건강관리에 신경쓰는 김모(57)씨는 가슴 두근거림이나 식은땀, 얼굴이 화끈거리며 시도 때도 없이 달아오르는 안면홍조 증상 때문에 바깥 외출을 하기 꺼려진다.
#사례 3: 30대 초반 한인 직장여성 이모씨는 평상시에는 아무렇지 않다가도 긴장하거나 여러 사람이 모인 중요한 자리에서 얼굴이 빨개지곤 하기 때문에 창피하다. 하얗게 만들어준다는 팩을 얼굴에 붙여보기도 하고, 각종 미백화장품도 써봤지만 별 효과가 없다.
이 사례들은 얼굴이 붉어지는 안면홍조증, 딸기코(주사비) 증세다. 최근 한국에서 화제를 모았던 영화 ‘미쓰 홍당무’의 여주인공처럼 안면홍조증 때문에 고충을 털어놓는 한인들이 적지 않다. 안면홍조증, 딸기코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안면홍조증과 딸기코에 대해 알아본다.
사소한 감정 변화나 약간의 온도차이에도 얼굴 불타오르는 듯
특히 겨울철만 되면 코 끝 빨개져 고민하는 사람도 많아
피부에 안맞는 화장품·연고 등 주의… 대개 약물로 증상 완화
레이저 시술을 받고 있는 안면 홍조증 환자. 안면 홍조증은 급격한 온도변화, 심리적인 요인, 자극적인 음식이나 화장품, 잘못된 스테로이드 피부연고 사용, 폐경기 증상 등 다양한 원인 때문에 생길 수 있다.
약물치료·식생활 조절로 ‘도움’
생리적 작용이 원인이라면 큰 걱정 안해도 돼
■안면홍조증은
사소한 감정의 변화나 약간의 온도 차이에도 얼굴이 쉬 불타오르는 것처럼 붉어지는 증상이 나타나고 금방 가시지 않는다면 안면홍조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도 항상 붉고 발그레한 얼굴을 보이기도 한다.
피부에 퍼져 있는 모세혈관은 자율신경 조절로 늘어나거나 줄어들기도 하는데, 안면홍조증은 자율신경 과민반응으로 혈관의 수축 및 이완 기능이 떨어지면서 얼굴 주변 피부 및 모세혈관이 잘 늘어나서 얼굴 붉어짐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정상적인 혈관은 확장과 수축의 반복 운동을 한다. 하지만 다양한 원인에 의해 혈관수축이 되지 않아 안면홍조증이 발생하게 된다. 스트레스나 정서적으로 불안감을 느끼면 우리 몸에서는 체온이 갑자기 상승하게 되고, 올라간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혈관이 확장된다. 이 때 혈관이 팽창하면 혈류량이 많아지면서 피부가 붉게 보인다.
안면홍조증을 갖고 있는 여주인공을 내세운 영화 ‘미쓰 홍당무’에서 주인공으로 열연한 공효진.
■안면홍조증의 다양한 원인
뜨거운 목욕이나 사우나를 할 때 겪는 급격한 온도 변화나 부끄러움, 화, 지나친 수줍음 같은 심리적인 감정 변화, 자외선, 스테로이드 성분 연고의 오용, 피부에 맞지 않는 화장품, 자극적이고 뜨거운 음식이나 음주, 폐경기 후 여성 호르몬 변화, 스트레스, 격렬한 운동, 유전적 요인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약물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스테로이드 성분의 연고를 피부에 잘못 바를 경우 생기기 쉽다. 또한 고혈압 치료에 사용되는 칼슘 차단제 니페디핀이나 심장질환 치료에 이용되는 니트로글리세린 등은 안면홍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
폐경기 징후로 나타나기도 한다. 안면홍조증은 폐경기 여성 중 4명에 3명꼴로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다. 폐경기에 나타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발생한다. 가슴 두근거림, 화끈거림 증상, 안면 홍조, 발열 현상 등이 함께 나타난다. 한밤중에 발열감으로 잠을 뒤척이기도 한다.
또한 선천적으로 알콜 분해 효소인 아세트알데히드가 부족한 경우 조금만 술을 마셔도 얼굴이 유난히 붉어지는 경우도 있다.
■딸기코(Rosacea)로 인한 안면 홍조증
30~60대에 나타나기 쉬우며 전문적으로는 ‘주사비’라고도 부르고, 전체적으로는 촌스러운 인상을 주기 쉽다.
역시 얼굴이 빨갛게 되는 피부질환으로 특히 코나 얼굴 가운데 부분이 지속적으로 붉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며 뺨이나 이마, 목, 턱 주위로 점차 번진다.
특히나 코나 코 주위가 붉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그냥 방치하면 울퉁불퉁한 자그마한 혹 또는 여드름 같은 것이나 뾰루지 등이 올라오기 쉽다. 또 콧등이나 뺨에 실핏줄이 보기 싫게 확 두드러져 보이기도 한다. 사람에 따라 눈이 타는 느낌이나 모래가 든 느낌이 나기도 한다. 드물지만 심하면 코와 빰 주변의 피지선이 비대해져 모공은 확장되고 딸기코처럼 될 수도 있다.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못했으며 피부 전문의들은 유전적 또는 환경적 요인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완치되기보다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가 적용된다. 앨러지나 여드름으로 오인되기 쉬워 직접 코에 난 뾰루지같은 것을 짜다가 자극을 주거나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개 안면홍조증은 여성이 더 많지만 이 딸기코로 인한 안면홍조증은 남성에게 더 많이 나타나고 증상 역시 더 심한 경우가 많다. 또한 집안 병력에 딸기코가 있었던 경우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는 생길 확률이 높다.
딸기코는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하면 여드름 같은 뾰루지가 나기도 해 여드름으로 잘못 오해하기 쉽다.
■증상 완화 및 치료법
치료는 완치보다는 증상을 완화하는데 목적을 두게 된다. 의사의 처방과 함께 식생활을 잘 조절하면 증상완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심리적인 요인이라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평상심을 유지하는 등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고혈압 약 같은 약물이 원인이라면 의사와 함께 상의해 복용량이나 다른 약물로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사실 생리적인 작용으로 나타나는 안면 홍조는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폐경기가 원인이라면 주치의와 상의해 호르몬 보충요법이나 폐경기 증상완화 치료법을 시작할 수도 있다.
의사에 따라 증상 완화를 위해 화장품, 비누, 자외선 차단제를 바꿀 것을 지시하기도 하며 로션이나 크림 타입의 바르는 연고와 먹는 약이 함께 처방되기도 한다.
증상에 따라 늘어난 혈관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간단한 레이저 치료를 받기도 하며 레이저 치료와 함께 IPL 시술을 병행하기도 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폐경기 증상으로 인해 가슴이 두근거리고 안면 홍조증을 동반해 고행하는 중년여성들도 많다. 안면홍조증은 폐경기 여성의 4명 중 3명꼴로 매우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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