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정하 박사(콜로라도대 명예교수)
18년전 전미기계설계학회로부터 ‘빅 3’ 자동차사에 대해“어떻게 일본과 한국이 이기고 있나” (“How Japan and Korea Beat the U.S.”)라는 제목으로“강연”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당시 나는 콜로라도대 자동차 연구소 소장 (Director of CAR (Center for Automotive Research)) 이었다.
학회측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빅3’는 물론 미국 전체의 자존심까지 상하게 할 이런“연설”을 왜 지금 나에게 하라고 하느냐”고 물었더니 “미국과 일본, 한국 자동차 기술의 “차이”를 잘 알고 있기에 부탁했다”며 “‘빅3’의 “엉덩이”를 좀 차주시오” (I want you to kick their Butts!) 라고 했다.
그의 요청대로 나는 1990년 7월 26일 시카고에 가서 강연을 했다.
나는 “연설”에서 미국과 일본의 자동차 회사에서 자동차 기구(변속기, 서스펜션등) 등을 설계할 때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가를 예를 들어 설명했다.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일본에서는 새로운 기구를 설계할때 계산하고 따진다. 미국에서는 그것을 설계할때 주로 지난 몇십년간의 경험에 의존해 별로 계산하지 않고 안전하게만 설계한다. 그럼에도 새로운 자동차 기구가 미국보다 일본이 더 빨리 나오는 이유는 일본이 자동차 설계에 컴퓨터를 많이 쓰기 때문이다. 컴퓨터는 미국의 발명품인데 전쟁과 마찬가지인 세계 자동차 생산 경쟁에서 미국이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일본이 더 많이 쓰고 있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아직도 일본이 미국 자동차 기술을 모방, 싸구려 자동차를 마구 만들어 미국에 팔고 있고, 따라서 일본 자동차는 미국 고속도로에서는 “가장 위험”한 자동차” 라며 이를 언론에 알리고 있다.
그러나 미국차가 일본차를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난 오늘 이자리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어떻게” 일본이 미국을 이길 것이냐” 고 물으면 나는 “기술” 이다라고 말하려 왔다. 미국 자동차 사장들의 “연봉” 이 너무 많아서도 아니고 미국 자동차 노동자들의 “시간당 임금”이 너무 많아서도 아니다. 핵심은 기술이다.
지난 20년간 많은 일본 기술자와 미국 기술자과 만나 각국의 자동차를 자연스레 비교하는 과정에서 기술 차이를 알게됐고, 또 그 차이가 해가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
언제부터 그 “차이”가 분명해졌느냐” 묻는다면 이 것 한가지만을 오늘 말하겠다. 일본 일류대학의 기계공학 박사학위자들은 오래전 부터 자동차 회사에 취직하길 바란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아직까지도 “방위산업 회사”를 선택한다. “월급”도 훨씬 더 많지만 그사람들은 이미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사양 산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이 나의 “18년 전의 연설”이었다.
그러나 나는 GM과는 기술문제와 연구 등으로 그후에도 계속 만나게 됐고 1991년에는 GM 중앙 기술 연구소에 초청되어 몇달간 내가 쓴 자동차 기구설계 책으로 강의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나를 초청한 기술 (중역) 책임자와 간단한 기계설계를 컴퓨터를 써서 설계하는 연습부터 시작하였다. 가장 쉽고 간단한 “문제”를 주고 강의한 후 숙제를 주었다.
그 다음날 “강의”에 나온 회사원은 절반이었고 그 쉬운 “숙제”를 풀어온 회사원은 한명도 없었다. 몇일 안가서 회사원들로부터 “우리를 당신 대학의 학생처럼 대하지 말아달라. 우리는 모두 대학을 졸업한 GM의 연구원이다.”“우리는 지금 그런 컴퓨터 연습 “숙제”를 할 처지가 아니다.”, “당신의 “책”은 당신이 써서 당신이 출판한 “책”이며 당신이 이 책으로 일본이나 한국 자동차 기술자 훈련 “숙제”로 쓰는 것은 자유지만 여기는 “GM 중앙 기술 연구소” 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는 등의 의견을 직접, 간접적으로 들었다.
빅3를 구제할 것인가를 놓고 떠들석한 지금 난 콜로라도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하며 “숙제”를 했던 두 학생을 생각한다.
한 학생은 한국의 자동차 회사의 대리로 한국에서 두번이나 콜로라도 대학으로 찿아와 그 “많은 숙제”를 풀어 제출한 회사원이다. 그는 5년전 그 자동차 회사의 “부사장”이 되었다.
또 한 학생은 그때 대학원 학생도 아니면서 나의 대학원 자동차 기구 과목을 모두 선택하고 그 많은 힘든 “숙제”를 열심히 하던 미국학생이었다. 그는 지금 MIT의 교수로 활동 중이다.
그것을 모르고 있던 나는 2년전(2006년) MIT로부터 내가 40년 전부터 써서 출판한 책을 MIT의 기계공학과 기계설계학의 교재”로 쓸 것을 “허가”해 달라는 지적 소유권 계약” 요청서를 받았다.
뿐만 아니다. MIT는 이 “기계설계학” 과목을 Online으로 전세계에 “공개강의”하는데 강의하는 교수도 그 학생이었고 교재 (MIT Open Course Ware (MIT OCW))로 쓰는 것도 나의 그 “책”이었다. 이 MIT 의 Online 과목들은 전세계에서 한달에 백만명 이상이 열어보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때때로 새벽 2시경 내 책의 문제를 풀던 중국인으로부터 전화가 오기도 한다. 내이름이 중국 사람과 비슷하기 때문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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