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삼 소유 디자인 그룹 대표
상업용 큰 공사에서부터 가정집의 키친 공사에 이르기까지 공사를 해보신 분들, 처음 생각한 총 예산과 계획했던 구상도가 맞으신지요?
혹시 추가 비용이 지출되고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공사가 진행되어 곤혹을 치르시지는 않으셨는지요?
저렴한 비용으로 내 공간이 잡지의 한 면처럼 바뀔 것이라는 부푼 기대는 잠시, 구조 변경부터 삐걱거려지고 마감 자재가 마음에 담고 보여주었던 것과 너무 달라 당혹스러웠던 경험, 계속적인 추가비용으로 속 끓으셨던 경험이 많으시리라 봅니다. ‘뼈대있는 디자인’을 바탕으로 보다 효율적인 공간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뼈대 있는 디자인이란 기초 Foundation 이 잘 되어야 반듯한 건물을 짓듯이 시공 또한 체계적
인 디자인 절차를 밟고 이루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첫째, 가지고 있는 환경에 대한 연구가 필요합니다. (existing condition survey)이를 위해서는 먼저 실칙만이 아닌 주어진 상황을 정확하게 조사하고 파악하여야 합니다. 창문을 낼 수 있는 벽인지, 기존의 실내 벽에 새로운 문을 만들 수 있는지, 배관, 전기를 끌어올 수 있는지 등의 건물을 포함해 주변 환경 전반에 걸친 여건 모두를 조사해야합니다.
그 후 소유주가 원하는 디자인을 바탕으로 실제 건물 환경과 잘 어울리는지를 검토하여 실질적인 디자인 작업에 들어갑니다. 대부분의 경우 첫 미팅에서 소유주분들은 인테리어 잡지나 신문,인터넷에 이르기까지 여러 다양한 소스를 통해 꿈꾸는 디자인을 마음에 담으시고 ‘이 사진처럼 이러저러한 디자인으로 공사해 주세요’라면 말씀을 시작하십니다.
물론 대중 매체에 실리는 인테리어 사진들은 그림같이 멋집니다. 하지만 그 디자인이 과연 여러분들의 공간과 어울리는지 또 구조변경이 가능한지를 한 번 생각해 봐야 합니다. 구조변경이 가능해서 공사가 마무리된 후, 잡지 책 여기저기를 뜯어맞춘 듯 어색한 공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디자인은 그대로의 모방이 아닌 기존의 공간과 조화를 이루되 독
특하고 실용적인 나만의 공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디자인입니다.
둘째, 소유주와의 의견 조율(preliminary design) 후 도면 작업(space planning)에 들어갑니다.도면의 layout을 여러 각도로 접근하다보면 보이지 않던 공간이 활용가능한 실질적인 공간으로 바꾸어지게 됩니다.
셋째, 마음에 드는 공간 도면을 가지고 시작되는 입체 디자인과정이 있습니다. (design development/preliminary budget 산정)
이렇게 평면 도면 작업이 끝나면 3D 적인 디자인 작업이 시작됩니다. 벽, 천장, proportion이 맞는 입체적인 공간 디자인을 하면서 색과 재료를 접목시킨 디자인이 이뤄지면, 공사업자를 통해 견적이라는 것을 받아 볼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을 preliminary budget 이라 하는데 정확한 견적이 아닌 소유주와 어느 정도의 계획으로 이 프로젝트를 이끌어간다는 예산 금액을 얻을 수 있는 과정입니다. 소유주가 생각했던 것보다 높은 금액이 나오면, 재료 선택이나 구조변경이 있을 수 있으며 예산과 디자인 모두가 마음에 들면 80% 뼈대 작업을 끝냈다고 보면 된다.
넷째, material / finishes 과정입니다.
이렇게 기본적인 디자인의 구도가 잡히면 마감 자재 선택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합니다. 기존 몰딩이 흰색인데 공사하는 벽의 몰딩만 적색으로, 이쪽은 클래식, 저쪽은 모던 등, 엉뚱하고 동떨어진 결과를 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색깔이라도 디자인은 천차만별이므로 시간을 가지고 여러 재질을 비교하신 후 가격과 구상한 디자인에 근접할 수 있는 자재를 선택하셔야 총 예산 견적을 좀 더 정확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다섯째, Bidding 과정입니다.
도면 작업이 모두 끝난 후 견적을 받고싶은 공사업자 2~3 명에게 bidding을 받아봅니다. 이때 각각의 의견과 건재료 하나까지 꼼꼼히 기록해 모든 구조와 진행 과정을 이해하고 빠진 점이 없는지 체크함과 동시에 공사 스케줄을 알아두도록 합니다.마지막 과정은 뼈대 있는 디자인이 시공으로 실현되는 과정이라 하겠습니다.(construction admin) 공사가 시작되고 마칠 때까지의 시공 과정 또한 디자이너와 건축업자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 일련의 과정 모두를 잘 이해하고 진행하는 사람이 감리하는 것이 순조로운 마무리를 이끌어 낼 수 있으리라 봅니다.
상담 시 ‘이 사진과 똑같이 해주세요’라는 말에는 한 부분만 동떨어진 느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마감자재와의 어울림을 이뤄 전체 건물과의 조화로 공간의 효율성이 더 나아질 수 있게 해 달라는 뜻임을 전문가들은 알고 있습니다. 공사진행 전 시간을 가지시고, 보다 체계적인 계획으로 공사 전반을 이해하고 공사 규모에 맞는 타당성 있는 예산 산출로 시공에 들어가시면 보다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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