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클레멘스, 알렉스 로드리게스
티에리 앙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바람은 잠들지 않는다. 불륜의 바람도 잠들지 않는다. 스포츠판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육질의 사나이들이 치장을 걷어내고 득실거리는, 따라서 원초적 본능을 더욱 자극하기 십상인 판이어서 그런지 보통네들 삶터에서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은 것 같다. 사실이든 뜬소문이든, 잠들지 않는 불륜의 바람 바람 바람에 휘감겨 세인의 입에 오르내린 월드스타들이 올해도 적지 않았다.
◆로저 클레멘스. 로켓이란 경탄어린 애칭을 들으며 지난 20년 이상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호령했던 우완 정통파 특급투수 클레멘스는 쉰 고개가 아른거리는 마흔 중반 나이에도 올해 마운드 하산을 예정하지 않았다. 메이저 마운드는 그것대로 지키면서 한여름 8월에 베이징올림픽 마운드에서 아들이나 조카뻘 선수들과 함께 팀USA 유니폼을 입고 뛰기를 희망했다. 그의 소망은 둘 다 물거품이 됐다.
지난해 연말부터 슬슬 불거진 금지약물 복용의혹 스캔들이 점점 커지더니 정규시즌 승리사냥 몸만들기에 한창이어야 할 초봄에 그의 어깨를 와락 붙들었다. 그는 노발대발 부인했다. 기자회견을 열어 열을 올리기도 하고 연방의회 청문회에 나가 침을 튀기기도 했다. 그러나 이중삼중 증거를 확보하며 조여오는 법의 사슬을 막느라 그는 메이저 마운드에도 올림픽 마운드에도 서지 못했다. 금지약물 스캔들은 이내 그의 거짓말 스캔들로 확장됐다. 그런 와중에 그가 지난 5월4일 아주 특별한 성명을 발표했다.
내 인생에서 실수가 있었다는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할 필요를 느끼며 나의 가족과 팬들에게 매우 미안하게 생각한다…최근 언론에 보도된 내용들은 나 자신과 가족들이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다.
그가 말한 실수는 무엇이었을까. 약물의혹 인정이 아니었다. 설상가상 들통난 불륜스캔들에 대한 사과성명이었다. 한두번도 한두해도 아니고 십수년에 걸쳐 무수히 저지른 실수들을 두루뭉실 고해하는 것이었다. 그의 구질처럼 불륜상대들도 다양했다. 여가수 민디 매그래디, 부동산 전문인 앤젤라 모이어, 스타골퍼 잔 데일리의 전처 폴릿 딘 데일리 등등. 속속 불거지는 염문설에 클레멘스가 고개숙인 남자가 된 가운데 프로레슬러 브루터스 ‘더 바버’ 비프케익의 부인 바버리 레슬리 여사는 1990년 처녀 시절 보스턴의 나이트클럽에서 일할 때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이었던 클레멘스가 자신에게 지분거렸다고 폭로, 로켓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었다.
◆알렉스 로드리게스. 잘 치고 잘 뛰고 수비 좋고, 거기다 체격 좋고 잘 생기고 말 잘하고 매너 좋고, 연봉까지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인 A로드를 싫어할 여자가 있을까. 항상 야구기자들을 바쁘게 만든 이 수퍼스타가 올해 연예기자들까지 바쁘게 만들었다. 팝스타 마돈나와의 염문설 때문이다.
둘의 스캔들은 아직까지는 카더라통신 수준이다. 둘은 손사래를 친다. 나이 차이도 많다. 마돈나가 17세 연상이다. 그러나 둘 사이에는 오해를 받고도 남을 만한 행동들이 꼬리를 물었다. A로드의 부인이 남편과 마돈나의 용서받지 못할 관계를 폭로하며 이혼장을 내밀었다. A로드 부부는 끝내 이혼했다. 마돈나도 남편과 헤어졌다. 그리고 A로드와 마돈나가 행사장에서 레스토랑에서 만나는 장면이 심심찮게 노출됐다. 둘이서 뉴욕 어드메에 최고급 둥지를 물색중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온 가운데 둘은 최근 멕시코에 함께 갔다. 자선행사 참가를 위한 멕시코행이었지만 호사가들 입을 타며 밀월여행이 됐다. 연예전문 사이트 이온라인는 최근 ‘2008년 핫 스캔들 탑10’ 5위에 마돈나의 이혼을 랭크시키면서 마돈나와 A로드의 염문설 때문이라고 토를 달았다. A로드 부부의 파경원인이 마돈나에게 있다는 할리웃 소식통들의 평도 곁들였다.
이런 가운데 A로드가 오락성 대중잡지 피플과의 최근 인터뷰를 통해 마돈나와 그저 친구일 뿐이다. 그는 세상을 보다 살기 좋게 만들었고 놀라운 경력을 소유한 친구라며 심지어 내가 마돈나의 콘서트에 스무번이나 갔다는 기사도 읽었고 공동으로 아파트를 샀다는 내용도 봤지만 사실이 아니어서 웃어 넘겼다고 해명했다. 마돈나도 앞서 알렉스(로드리게스)와는 친구 사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한 바 있다.
◆티에리 앙리. 프랑스축구가 자랑하는 세계적 골게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아스날 소속으로 물릴 정도로 숱한 골사냥을 한 뒤 지난 시즌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라 리가) 명문 FC바르셀로나로 옮겨 뛰고 있다. 유난히 튀어나온 짱구에다 순간적 폭발력이 대단한 앙리가 지난해 9월 새 시즌이 시작된지 얼마 안돼 모델 출신인 얼짱 겸 몸짱 부인 클레어 메리와의 4년 한집살림을 청산했다.
이혼사유는 골사냥꾼 앙리의 여자사냥(의심) 때문이었다. 메리는 앙리가 외간여성과 불륜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흔적을 적발한 뒤 별거에 들어갔고 결국 파경에 이르렀다. 프랑스 대법원은 올해 7월 메리에게 물어줄 앙리의 위자료를 당시 환율로 1,700만달러가 넘게 책정했다.
앙리는 바르셀로나에서 주급으로 약 28만달러(당시 환율)를 받는다. 한 시즌은 보통 8월 중순에서 이듬해 5월 중순까지 약 9개월이다. 소속팀이 챔피언스리그 8강전 이상 올랐을 경우를 포함한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메리의 친구는 메리는 자신이 원한 100만 파운드에 근접한 위자료를 받게 된 것에 기뻐했다고 한다. 앙리는 금지된 바람 때문에 폭풍 같은 스피드와 골결정력으로 벌어들이는 수입 1년치 이상을 전처에게 바쳐야 할 신세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포르투갈 출신의 현역최고 축구스타 호날두는 스물 셋 젊은 미남이다. 현란한 테크닉과 스피드로 겹겹수비를 꿰뚫고 돌파하거나 득점을 올리는 장면은 예술이다. 멋진 플레이를 선보인 뒤 자신을 겨냥한 중계카메라에 대고 보내는 장난끼 가득 윙크도 매력덩어리다.
이 남자가 8일 영국의 몇몇 야한 언론매체들을 도배했다. 영국의 밀리어내어 사업가의 아내와 불륜관계를 가졌고 그것이 불씨가 돼 이 사업가 부부가 파혼을 하게 됐다는 내용이다. 폭로자는 피해자를 자처하는 존 헤인즈, 50세 백만장자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그는 25세 연하인 우크라이나 출신 부인 엘리오나가 호날두와 놀아나 파혼하게 됐다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미모의 엘리오나가 어떤 경로로 호날두와 가까워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둘이 한 레스토랑을 나서는 장면이 파파라치의 카메라렌즈에 걸렸다.
헤인즈씨가 젊은 아내의 수상한 행각을 알게 된 것은 올해 8월. 헤인즈씨는 우연히 들은 문자메시지 신호음 때문에 엘리오나가 비밀휴대폰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됐고, 문자메시지를 검색해 외간남자와의 은밀한 교제를 알게 됐으며, 이 때문에 불화를 겪다 9월부터 별거에 들어갔고, 지난달 말 언론에 난 호날두와 젊은 여인의 레스토랑 외출 사진을 보고서 별거를 하면서도 위기를 넘기려고 했지만 이 사진을 본 다음 모든 것이 절망적이었다고 한다. 50세 남편과 25세 부인은 7일 이혼장에 서명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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