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은 자신의 천직이며 가장 행복 순간이 마이크를 앞에두고 방송할 때라고 밝히고 있는 김명희 아나운서.
김명희 한미라디오 아나운서
여러분의 가슴속에 영원히 남아있는 방송인이고 싶습니다.
20년간의 방송생활을 잠시 접어두고 재충전을 통한 새로운 도약을 선택한 김명희 전 한미라디오 아나운서가 지난달 14일 고별방송을 통해 북가주 한인동포들에게 하고자 했던 가슴속 이야기이다.
그는 지난 6년 5개월 동안 매년 주어지는 5일간의 정기휴가 외에는 공휴일이나 국경일에 상관없이 방송이 나가는 날 쉬었던 기억은 도합 4일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방송에만 매달렸다고 한다. 한마디로 억척스러운 ‘방송쟁’이다.
따스한 차가 그리워지는 늦가을 영원한 방송쟁이 김명희아나운서를 만나보았다.
- 방송계에 몸담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가?
대학 입학식을 마치고 친구들과 교정을 걷는데 나무에 매달린 스피커에서 여자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방송이 흘러나오는 것을 들었다. 그 아나운서의 목소리에 매료되어 한동안 꼼짝을 할 수 없었다. 입시에 매달린 고등학생 때야 한눈 팔 겨를도 없었는데 대학 입학식에서 나의 길, 내가 걸어가야할 길을 발견한 것이다. 그 길로 곧장 대학방송국을 찾아가서 원서를 넣게 된 것이 20여년의 세월을 방송계에 몸담게 된 시작이다.
- 어떤 아나운서가 되길 원했나?
어떤 아나운서가 되길 원했느냐는 질문은 적당치 않은 듯 하다. 뉴스만 진행한 것이 아니라 버라이어티쇼의 진행자는 물론 음악프로의 DJ로도 활동했기 때문이다. 어떤 방송인이 되고 싶었냐고 묻는다면 ‘청취자와 함께하는 방송인’이 되고 싶었고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은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
- 한국에서의 경력이 무척 화려한 것 같은데 MBC에서는 주로 어떤 방송을 맡았는가?
어찌 보면 행운일 수 있는데 뉴스에서부터 버라이어티 쇼인 ‘여성 쌀롱’, ‘오후의 교차로’, 아침 출근길 교통상황을 수시로 전하는 푸른 신호등’, 청춘 다이얼, 가정음악실, 한밤의 음악편지 등등 정말 수없이 많은 종류의 프로그램을 진행해봤다. 다양한 경험 속에서도 한결같이 느끼는 것은 시청자 혹은 청취자를 위하는 것은 진실이 담긴 정확함과 함께 감동과 재미가 가미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미국으로 건너온 이후의 방송생활은?
미국으로 건너온 것은 2001년 7월이었다. 그 당시 SF에 있던 ‘라디오 서울’에서 잠시 방송을 하다가, 한미라디오로 옮겼는데 2002년 6월부터 뉴스프로그램을 제작, 편집, 진행하기 시작한 것이 6년5개월의 시간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후 2시부터 30분간, 4시에서 5시까지 1시간, 총 1시간30분을 청취자들과 함께 해온 것이다. 시간으로 따져보니 2,500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북가주 한인동포들과 함께 해온 것이다. 참으로 긴 시간 속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 특별히 기억에 남는 방송이 있다면?
아무래도 상을 받은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방송일 것이다. 얼마 전 본국 KBS에서 해외 언론사 대상 작품을 공모했었는데 당시 최송무기자가 제작을 하고 내가 내레이션을 했던 ‘잊혀진 영웅 장인환’이라는 작품이 대상을 받았는데 어려운 여건 속에서 받은 대상이기에 쉬 잊혀 지지 않을듯하다.
- 미국에서 방송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언론인이라면 누구나 다 그렇듯이 우리 동포들에게 미국이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신속하게 알고 느낄 수 있도록 전달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에 살고 있지만 미국을 완전히 이해하고 즐기기에는 부족한 것이 이민자들의 생활이기에 뉴스 등을 통해 좀 더 상세한 상황을 전해주려 노력했다. 그러나 혼자 준비하고 방송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항상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 방송생활을 하면서 가장 힘든 일을 꼽는다면?
미국으로 건너와서 채 2년이 안된 지난 2003년 교통사고가 났었다. 낯설고 물선 미국 땅에 아이들만 데려온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 참으로 힘들었다. 일어서면 쓰러지고 일어서면 쓰러지는 상황이었지만 대체인력이 없었던 관계로 하루만을 쉰 채 떨리는 몸으로 뉴스를 진행한 일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추억(?)이지만 참으로 힘든 시절이었다.
아이들 혹은 회사가 아닌 이제 내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고 싶다. 한 단계 발전된 내 자신을 그려보며, 당분간은 내가 해야 할 것들과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새로운 나만의 시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나를 재충전한 후 발전된 모습으로 다시 북가주동포앞에 돌아오겠다
묵묵히 걸어온 20여년간의 방송생활. 결혼 후 잠시 접어두었던 방송을 미국으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새롭게 도전했듯 이제 휴식기를 통해 자신을 재충전한 영원한 방송쟁이 김명희아나운서가 다시 북가주 한인동포앞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벌써부터 그날이 기대된다.
<이광희 기자> khlee@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