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성 파인리지 모기지
사람들이 주택을 구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거주의 목적이라면 구태여 주택 장만에 나서지 않더라도 임대를 통하여 소정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주택소유가 상징하는 경제적 안정감이라는 정서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겠으나 이와 같은 정서적 욕구 충족만을 위하여 임대비용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주택비용으로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주택을 단순히 거주의 목적 뿐만이 아니라 향후 재산증식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주택가격이 상승하게 될 것이고 주택구매시 얻었던 모기지 융자를 갚아 나가게 되면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재산이 증식될 것으로 기대하게 된다. 따라서 주택구매를 두고 ‘강제로 하는 재테크’라고도 하지를 않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주택은 자신이 보유한 가장 커다란 재산이기 때문에 주택가격 상승에 따라 자연스럽게 부(富)가 축적되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어쩌면 매우 당연한 것이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주택 장만에 나섰던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이와 같은 당연한 기대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적어도 주택거품이 한창일 때 주택을 장만한 사람들에게는 ‘주택소유가 재태크의 수단’이라는 주장은 허무맹랑한 사탕발림과 같은 거짓말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 이러한 입장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 되어질 것으로 보인다.
버블지역의 경우 주택가격의 하락에 따른 손실(재산의 감소)을 쉽게 만회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연구조사(The Changing Prospects for Building Home Equity, Center for
Economic and Policy Research)에 따르면 지난 2006년 하반기 이후 주택가격은 계속 하락현상을 나타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은 아직도 여전히 높은 상태로써 이에 따라 주택소유자들이 주택소유를 통하여 재산을 축적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한다. 주택가격 동향의 주요 지표로 사용되는 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 인덱스에 따르면 20개 주요도시의 경우 주택가격은 피크를 이루었던 2006년 7월에 비하여 20%이상 가격이 떨어졌다고 하
는데 무디스(Moody’s)의 전망에 따르면 주택가격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주택가격이 바닥을 치게 될2009년 하반기에까지 추가로 약 14%정도 추가하락이 예상된다고 한다.
이제껏 주택가격이 떨어진 것도 모자라서 앞으로도 더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대부분의 버블지역에 있어 주택가격이 여전히 높다는 것은 주택가격과 임대 비용 간에 불일치현상이 지나치게 크게 나타난다는 데에서 비롯된다. 과거의 경우 통상적으로 주택가격은 임대비용의 15배 수준을 유지하여 왔다고 한다. 설령 주택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하더라도 임대비용의 20배 이상을 초과하지 않았으며 이후 가격이 다시 재조정되면서 15배 수준으로 되돌아왔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에 발생한 주택버블의 경우 이러한 가격추세를 크게 벗어나고 있는데 2007년의 경우 주택가격은 임대비용의 25배 이상을 초과하는 기현상을 나타낸 바 있다.이에 따라 주택거품이 꺼지면서 그동안 주택가격이 꾸준하게 하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버블지역의 주택가격은 과거의 경우에 비교할 때 여전히 정상적인 수준과는 적지 않은 괴리를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들에게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이는 주택소유에 따른 재산증식의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것은 물론 경우에 따라서 주택가격의 하락에 따른 손실도 감수하여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말해준다. 특히 매각 비용이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등을 감안할 때 적
어도 향후 5년 동안은 커다란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연구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2012년을 기준으로 뉴욕의 경우 평균 10만1964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며 로스앤젤레스의 경우에는 주택관련 손실액은 평균 16만8069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사실에 대하여 지나치게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이러한 현상은 전국적으로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전방위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재미있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질로우닷컴(Zillow.com)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주택가격의 하락현상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중 17%는 자신이 소유한 주택의 가격이 작년과 동일하다고 믿고 있으며 무려 32%에 달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자기 집의 가격이 상승하였다고 응답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거의 50%에 달하는 사람들이 현재 돌아가는 시장 상황과는 전혀 다른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은 손해 보기를 극히 꺼려하는 인간의 심리가 여과 없이 작용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자기가 소유한 것에 대한 인간의 애착은 가치평가에 있어 비이성적인, 즉 감성적인 판단에 휩쓸리도록 만드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주택시장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닌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주택을 매각하여야 한다던가 하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할 경우 주택가격의 하락으로 손해를 보았다는 자조 섞인 푸념보다는 비록 비이성적이라 할지라도 감성적인 판단에 의존하는 것이 정서적으로 더 풍요로운 하루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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