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인생에 한두 번은 운명을 바꿔놓는 도전을 받는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이 북미 대륙의 첫 200년은 영국 식민지였고 미합중국 독립국가로는 220년이다. 참으로 젊은 나라다.
젊지만 1787년에 채택된 미국 건국헌법의 틀은 아직도 건재하다. 이 헌법으로 오바마까지 포함하여 44번째 대통령을 선출하였다. 그러는 동안 한번도 군사 쿠데타 같은 일이 일어 난적이 없다.
그러나 19세기 중엽 미국은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골육상잔의 위기를 맞았다. 남북전쟁이었다. 남북전쟁(1861-1865)은 노예제도를 반대한 링컨 대통령이 이끈 북쪽 연방군과 노예제도를 비호하는 남쪽 반란군과의 피나는 대결이었다.
링컨 연방군의 승리로 노예를 해방시키고 나라가 남북으로 갈리는 위기를 모면하였다. 노예제도 폐지는 1865년 헌법수정안으로 채택되었다. 노예제도가 법적으로 철폐되었고 많은 노예들이 해방을 맞이하였으나 백인들의 흑인 차별과 인권 유린은 여전하였다.
19세기 말엽에는 소위 분리 평등론(separate but equal doctrine)의 등장으로 흑인에 대한 차별은 더 깊어졌다. 분리 평등론은 버스 기차 화장실 등을 백인 전용, 흑인용으로 분리했으나 그 시설의 내용이나 구조가 비슷한 한 평등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논리다.
이렇게 인종차별이 만연한 가운데 미국은 2차대전 후 민주자유 진영을 대표하는 초강대국이 되었다. 자유와 평등을 대변하는 미국에서의 인종차별정책은 큰 모순이었다. 세계의 지탄을 받는 가운데 인종차별정책은 마틴 루터 킹 목사에게 인권운동의 빌미를 주었다. 1960년대와 70년대의 이 역사적 인권운동이 낳은 인권법안의 여파는 참으로 컸다.
한편으로 대통령 부통령 후보 선출에도 서서히 변화가 일어났다. 종교, 민족, 성별의 벽을 넘어서는 변화였다. 우선 1960년 신교의 영국계 남성만이 군림하던 대통령직에 아일랜드계 가톨릭 교파의 케네디가 당선되었다.
1984년에는 민주당이 부통령 후보로 여성 정치인 제랄딘 페라로를 지명함으로써 남성 독점의 전통을 무너트렸다. 2000년에는 유대계로는 최초로 조셉 리버만이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추대되었다. 이어 2008년 공화당은 여성 새라 페일린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했다. 그리고 이 모두보다 더 획기적인 것은 젊은 흑인 정치인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선출된 것이다.
어떻게 미국이 국가의 최고 수장직까지 흑인에게 개방할 수 있게 되었는가? 우선은 미국의 민주주의 제도와 법적 장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도나 법은 사람이 올바르게 사용해야 그 효력이 있다.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은 제도와 법이 낳은 결과에 슬기롭게 부응한 국민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 나라의 변화 대처능력은 그 나라의 흥망성쇠를 좌우한다. 미국 국민들은 오바마를 당선시킴으로써 시대적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주었다. 국민들의 이러한 능력과 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제도가 있는 한 미국의 장래는 밝다.
그러면 오바마 시대에 어떤 변화를 기대 해볼 수 있을까. 먼저 신자유주의는 후퇴할 것이다. 특히 미국 자본시장이 초래한 경제위기는 1930년대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수정자본주의에 버금가는 새로운 오바마 경제 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중·저소득층에 역점을 둔 복지정책의 확대와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외교중심의 화해정책이 한반도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 세계가 미국을 보는 시각과 잣대가 바뀔 것이다. 미국의 도덕적 권위 상승이 기대된다.
흑인들의 위상이 하늘을 찌를 것이며 이에 따른 가치관과 태도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 불우한 환경과 제도의 불공정성만을 불평하는 데 서 실력 양성을 강조할 것이다.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의 얼굴이 변했다. 이것이 주는 상징적 의미는 두고두고 역사 에 남을 것이다.
차만재
칼스테이트 프레스노
정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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