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성 파인리지 모기지
최근 나타나고 있는 주택 시장의 상황은 다소 혼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 월요일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9월 신규주택 매매는 46만4,000채(연수치)로 2007년 9월에 비하여 33%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주택 중간매매가격은 21만8,400달러로 1년 전에 비해 9% 하락했다.
이에 반해 지난주 전국부동산협회(NAR)가 발표한 기존 주택의 매매 결과는 매우 양호했다. 지난 9월 기존주택의 매매는 전월에 비해 무려 5.5%가 급등하였고 작년에 비해서도 1.4% 증가했다. 지난 1년6개월동안 계속해서 주택매매는 1년 전에 비해 10~20%정도 감소세를 나타냈으나 지난 9월에는 처음으로 증가세를 나타낸 것이다. 이를 보면 신규주택의 경우 아직까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나 기존주택의 경우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주택시장이 바닥을 치게 될 날로 멀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겉으로 나타나는 수치에 불과할 뿐 실제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은 여전히 비관적인 실정이다.흥미로운 점은 기존주택의 매매를 급등토록 만든 것은 압류주택의 매매가 급등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서부지역, 특히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그리고 애리조나 등의 경우 매매가 무려 40%나 폭등했는데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다.
· 얼마 전 캘리포니아 베이(Bay)지역의 주택매매는 지난달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5% 증가했다고 하는데 이중 42% 정도가 주택 압류 물건이라고 함.
· 캘리포니아 센트럴밸리 지역에 위치한 로스 바노스(Los Banos)라는 동네의 경우 9월중 주택매매는 작년에 비해 65% 증가했는데 이는 주택가격이 무려 66%나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함.
기존주택의 재고의 경우 9월말 현재 총 427만채로 전월에 비해 1.6%가 감소했고 이에 따라 주택소진기간은 10.6개월에서 9.9개월로 줄어들게 되었다고 한다. 주택재고의 감소현상은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룬다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다.그러나 주택전문가들은 아직 주택압류가 진행 중이거나 아니면 잠정적으로 매물에서 빠져 나온 주택 등 향후 매물로 나오게 될 주택들이 무수히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통계청의 자
료를 근거로 할 때 시장에 매물로 나오지 않은, 비어 있는 주택들은 총 650만채 가량이라고 하는데 이는 평상시에 비해 약 100만채 정도가 많은 수준이다. 만일 100만채에 달하는 비어 있는 주택들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경우 주택매물은 현재의 수준에 비하여 23%정도가 증가하게 된다. 이는 주택재고는 계속 과다한 상태로 남아 있음으로써 주택시장의 회복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게 될 것임을 말해준다.
이와 같은 상황 하에서 소비자 신뢰도는 급락하고 있고 모기지 융자는 얻기도 힘든 상태인데 이자율은 또다시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컨퍼런스보드의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에 비해 무려 23.4포인트나 하락해 38.0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얼마나 공포(?)에 떨고 있는지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특히 고용시장의 여건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잠재적 구매 수요를 격감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이와 더불어 모기지 융자를 얻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으며 모기지 이자율 역시 급등세를 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모기지 이자율은 지난 주만 하더라도 30년 고정일 경우 이자율이 6.00%로 하락하면서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이번 주 들어서 또다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며칠 사이에 0.75%나 올라 6.75%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모기지 연체와 주택압류의 급등, 과다한 주택재고, 모기지이자율의 급등 등 악화일로의 융자환경 그리고 경기침체에 따른 고용시장의 악화 등 모든 것이 주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아직까지 주택시장이 바닥을 쳤다고 보는 것은 매우 순진한 발상이다.
이는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이는 주택가격이 향후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나타내준다. 화요일 발표된 S&P/케이스쉴러 가격지수에 따르면 전국 20개 주요도시의 8월 중 주택평균가격은 피크를 이루었던 2006년 7월에 비해 20%이상 가격이 떨어진 상태인데 무디스
(Moody’s)의 전망에 따르면 2009년 하반기에 주택가격이 바닥을 칠 때까지 추가로 약 14%정도 가격하락이 예상된다고 한다.
이처럼 주택시장이 현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이다. 한때 온갖 버블현상으로 인해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를 야기시킨 주범으로써 이와 같은 뼈저린 조정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 자체가 당연히 감수하여야 할 대가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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