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영(전 언론인)
물질과 반물질(反物質)의 비대칭(非對稱)성이 우주를 탄생시켰다는 가설을 이론적으로 규명하고 논증한 일본인 과학자 3명이 금년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빅뱅 때 원자세계의 플러스(+), 마이너스(-)가 다른 입자의 양적 엇갈림이 우주를 태어나게 했다는 이론인데 이것은 철학과 종교계에 또 한번 적지않은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올해 노벨상이 예년과 달리 자연계의 부분적 현상에 대한 탐구 결과가 아니라 우주의 근원에 대한
심오한 문제를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반물질이란 무엇인가?
인류는 20세기 초, 영국의 이론물리학자 폴 디랙에 의해 이 반물질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antimatter란 글자 풀이에만 매달려 한때는 그것을 물질에 대한 부정이라고 보았던 철학유파가 있었다.반물질이란 반입자로 구성된 물질을 가리킨다. 반대 개념인 물질에 대해 질량은 똑같고 전하(電
荷)의 부호만 반대로 된 물질이다. 즉 반물질의 원자핵 속 양성자가 띄고 있는 전하가 물질과는 거꾸로 마이너스, 반물질의 전자는 플러스로 되어 있다.
비대칭성이란 무엇인가?
반대 개념인 대칭성의 의미를 풀이해 본다. 대칭성(summentry)이란 우리의 생활주변에서 흔히 보고 경험하는 사물현상. 중심의 양편이 같은 것을 말한다. 초등학교 산수에서 나오는 ‘맞선꼴’의 도형을 머리 속에 그려보면 된다.사람은 좌·우가 있고 전기에는 플러스, 마이너스가 있으며 자석에는 남극과 북극이 있다. 밝은 곳이 있으면 어두운 곳이 있고, 생물계에도 암·수가 있다. 일찌기 동양철학에서는 음과 양이 천지 조화를 이룬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번에 상을 받은 3명 중 난부 요이치로 교수는 물질의 기본단위인 소립자의 세계에서 ‘자발적 대칭성 깨짐’(Spontaneous Symmetry Breaking)으로 불리우는 비대칭 현상을 발견한 공로로 상금의 절반을 받게 됐다. 비대칭이란 대칭의 반대 뜻으로 서로 같지 않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지금으로부터 139억년 전, 빅뱅 때 물질과 반물질의 입자가 대칭적으로 태어났다. 그런데 오늘날 반물질은 보이지 않고 우주에는 100억개가 넘는 별들로 채워져 물질만 가득하다. 빅뱅 때 만약 물질과 반물질의 입자가 똑같은 양으로 대칭을 이뤄 융합 됐더라면 순식간에 모든 물질의 질량은 사라지고 엄청난 에너지로(빛으로) 전환되어 우주에는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텅 빈 공간으로 남아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인류의 입장에서 다행히도 아주 작은 차이(100억분의 1의 비율)로 물질 입자가 반물질 입자보다 많아, 즉 ‘대칭성 깨짐’ 현상이 일어나 비대칭이 됨으로서 물질입자가 살아남아 팽창을 계속하면서 오늘의 물질세계인 우주가 존재하고 있고 우리 인류도 숨쉬고 있는 것이라는 이론이다.물질과 반물질의 비대칭성 문제는 물리학계 최대의 수수께끼로 1960년부터 제기된 후 아직까지 미해결의 가설로 남아있던 것을 이번에 이들 3명이 이론적으로 규명함으로써 확고한 학문적 정설로 정립하였다.
지난 9월 유럽 입자물리연구소는 인류역사상 최대의 과학 이벤트를 시작하였고 금년 말쯤 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 근교 지하 100m에서 실시된 거대 강입자 가속기 실험이 그것인데 10년여에 걸쳐 100억 달러 가까운 거액을 들여 전세계 2,000여명의 과학자들이 참가하고 있는 이번 실험은 미니 빅뱅을 재현하고 힉스 입자를 찾아내기 위한 것이다.이 실험이 성공하면 우주탄생의 비밀이 더욱 명확하게 밝혀지고 그동안 물리학계의 숙제였던 힉스 입자가 6쌍의 쿼크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비밀을 푸는 열쇠를 얻게 된다.
‘모든 물질이 무게를 갖게되는 원인’을 알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뉴턴에서 아인슈타인을 거쳐 세계 물리학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혁명이 일어나는 것이다. 성공하면 내년 노벨상 수상 0순위로 된다. 또 이것을 이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뒤따른다면 인류는 오랜 중력의 질곡에서 벗어나 하늘을 맘대로 날 수 있고 로켓이 과중한 연료 부담 없이 우주여행을 쉽게 하게 되고 마술사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공중부양의 묘기를 부릴 수 있게 될런지도 모른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