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훈(센트럴커네티컷 주립대 경제학 교수)
지금의 미국경제는 1930년대의 대공황 이후 심각한 실정에 처해 있다.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다른 나라에서는 감기가 든다”라는 표현이 다시 살아있는 느낌이다. 21세기 세계경제는 그만큼 상호의존의 체제하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1776년은 대서양의 양편에서 획기적인 역사가 시작되었다. 서편에서는 미국의 13개주 대표들이 모여 독립을 선언하는 ‘정치적 기반’이 이루어졌고, 동편에서는 현대 경제학의 원조인 아담 스미스가 그의 저서 ‘국부론’을 통하여 ‘경제적 기초’를 확고히 구축하였다.스미스의 자유방임주의에 입각한 자본주의는 정부의 개입을 배제하였었다. 소위 그의 ‘보이지 않는 손(the invisible hand)’에 의하여 시장경제는 자동조정이 되어 항상 균형을 유지하였고, 완전고용이 정상적이었다. 이것을 뒷받침한 것이 고전경제학의 으뜸인 ‘공급은 바로 수요를 창출한다’라는 ‘세이의 시장법칙’이다.
이러한 경제이론이 1세기 반 동안 지속되었었다. 그러나 1929년 미국의 증권시장의 붕괴로 ‘대공황’이 계속되는 1930년대였다. 1933년에는 1929년에 비하여 실질 국민소득이 40%나 감소되었고, 그해 24.9%나 되는 사상 최대의 실업률을 기록하였다.당시 800만이나 되는 은행 예금 계좌가 소멸되었으며, 누구나 호텔의 가장 윗층 방을 달라고 하면 직원이 “잠자기 위한 것입니까?” 아니면, “자살하는 것이 목적입니까?” 하고 물을 만
큼 고층건물에서 투신자살이 많았다. 하기야 대 공황 때 일화도 있다. 어느 실업자가 된 청년이 그날도 일자리를 구하기 위하여 시내를 정처없이 거닐고 있었다. 큰 건물 앞을 지나다가 문득 안에서 찬송가 소리가 들리기에 일요일임을 알게 되었다.
할 일과 갈 곳이 없어서 좋거니 하고 교회에 들어갔다. 그날따라 목사의 설교제목이 “일터는 바로 여러분 앞에 있습니다” 였었다. 청년은 화가 났다. 오랫동안 일터를 구하기 위하여 방황하였으며, 하루살이 같이 호구지책을 해결하기에 바빴었다. 그런데 목사는 일터가 바로 앞에 있
다니 도대체 실정을 몰라도 분수가 있지 하고 반항심이 났었다.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기 위해 예배가 끝나기를 지루하게 기다렸다. 드디어 모두가 일어나서 마지막 찬송을 불렀다. 바로 그 때 청년은 자기보다 세 자리 앞에 서 있는 여인의 뒷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녀도 실업자인지 옷은 남루하고 머리는 목욕을 한지 오래된 것 같이 엉망이었다. 잠시 여자의 머리를 보고 있다가 갑자기 ‘그녀의 머리를 어떻게 하면 곱게 단장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영감을 얻어서 창출한 것이 여자들
이 즐겨쓰는 ‘머리 핀’이었다. 과연 설교의 제목처럼 일터는 바로 자기 앞에 있었다.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는 구조대책을 제안하였다. 미국의회에서는 두 번째 투표하여 무려 7000억 달러를 이에 충당하기로 결정하였다. 우선 이 천문학적 숫자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지금 세계 총인구가 66억이 넘는데 각자에게 105달러를 나누어줄 수 있을 만큼 어마어마한 액수이다.다시 말해서 1930년대의 대 공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즈(Jhon Maynard Keynes)의 천재적인 분석과 제안한 대책이 지난 72년 동안 응용되어 왔다. 거시 경제학 교과서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내용이다. 즉 자유방임에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게 되었고 루즈벨트 대통령에 의한 ‘뉴딜정책’ 그리고 1946년에는 미국의회가 ‘고용법’을 통과하여 1.최대의 고용 유지 2.물가의 안정 3.합리적인 경제성장이 명시되어 있다. 이 세 가지 경제정책을 정부의 개입으로 수행하게 법을 정했다.
금융위기는 부시행정부가 각종규제를 완화, 주택건축이 호경기의 틈을 타서 과다한 공급, 자격이 미비한 사람에게 까지 ‘모기지’를 서브프라임 기관을 통하여 융자한 거대회사의 무책임한 융자 등이 원인에 포함되어 있다. 급기야는 상환불능으로 저당권 유질(流質)이 급증하여 경제위기를 초래하였다. 자금의 고갈로 금융기관의 대부가 격감하여 주택은 물론, 자동차를 비롯하여 모든 면에서 전반적인 수요가 줄어들고 경기후퇴의 계속으로 실업이 늘고 있다. 정부의 개입이 성공적인 결실을 맺기를 고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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