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폴 크루그먼이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그는 1999년 이후 쓰고 있는 뉴욕타임스 경제칼럼을 통해서 세상의 경제문제를 분석하고, 특히 부시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것으로 이름이 난 프린스턴 대학교의 경제학 교수이다. 그의 경제칼럼이 얼마나 신랄한지 그의 의견에 반대하는 비판자가 선거에 투표하는 단 하나의 이유는 폴 크루그먼의 투표를 상쇄하기 위해서라고 풍자만화에 실릴 정도이다.
그러나 그가 금년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것은 그의 칼럼이나 유명세 때문이 아니고, 그가 경제학 이론에 공헌한 두 가지 이론에 기인한다고 노벨위원회가 발표하였다. 하나는 ‘신국제교역이론’(New Trade Theory)이고, 다른 하나는 ‘신경제지리학’(New Economic Geography)이다. 이 두 가지 이론이 현대경제현상을 수학모델마냥 선명하게 설명해주고 각 경제주체들의 경제행위를 이해하는데 합리적인 근거를 제공하기 때문에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의 근거로 내 놓았다.
첫째 신교역이론은 국제교역에 관련된 것으로서 지금까지 내려오던 국제교역이론인 ‘상대적 우위이론’(Comparative Advantage Theory)이 현실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현재 국제교역상황을 잘 설명해 주는 이론이다. 예를 들면, 상대적 우위이론에 의하면 영국이 양털을 포르투갈에 수출하고 포르투갈이 포도주를 영국에 수출하는 것은 양털 생산과 포도주 생산에 영국과 포르투갈이 각각 상대적 우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과 노동이 비교적 많은 국가들은 각각 자본집약적 제품이나 노동집약적 제품을 수출하는 이론이다.
그러나 요즈음 국제교역상품을 보면 같은 종류의 상품이라도 상호 교역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로 스웨덴의 볼보차가 일본에 수출되고 일본의 렉서스차가 스웨덴에 수출된다든지, 프랑스에 수출하는 독일 상품의 52%가 프랑스에서도 생산되고 있다는 현상이다. 이는 재래의 상대적 우위이론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는 현상이다.
그래서 폴 크루그먼은 신국제교역 이론을 확립했다. 그의 이론은 2개의 경제원리 위에 정립되어 있다. 하나는 ‘규모경제’ 원리이고, 다른 하나는 ‘독점적 경쟁’ 원리이다.
현대의 대부분 상품은 대량생산을 통하여 그 생산비용을 비교적 싸게 내리고 있고 어느 나라에서나 별로 차이가 없다(규모경제원리). 그럼에도 같은 종류 상품의 국제교역이 이루어지는 것은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가 수요를 지배하기 때문에 대량생산자가 같은 상품이라고 할지라도 다른 대량생산자와 경쟁하기 위하여 다른 디자인과 브랜드의 상품을 생산하기 때문이다(독점적 경쟁원리). 그래서 같은 상품이지만 브랜드가 다르기 때문에 교역이 이루어진다.
둘째, 신경제지리학은 생산자의 위치에 관한 이론으로 과거의 ‘부수효과이론’(Spillover Effect Theory)을 대체하는 이론이다. 부수효과이론은 생산자들이 같은 위치에 모이는 것은 다른 생산자들로부터 생산과 교역의 부수혜택을 얻게 되기 때문이라는 논리이다. 그러나 지역 간 상품운송비용이나 사람이주 비용의 차이에 의해서 같은 장소로 생산자와 사람들이 모이는 경향을 폴 크루그먼은 발견해냈다.
이 두 경제이론은 그가 오래 전에 정립한 것으로 신국제교역이론은 1979년, 1980년에 발표하였고, 신경제지리학은 1991년에 ‘증대하는 수익과 경제지리학’이라는 논문에서 주장하였다.
폴 크루그먼은 20~30년 전에 적립한 신국제교역이론과 신경제지리학으로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유명한 경제학자이지만, 그는 뉴욕타임스지의 경제칼럼을 통하여 현재 경제상황에 대한 현명한 분석과 정부의 각종 경제정책에 대한 예리한 비판으로 더 유명하다.
그는 오래전부터 ‘자유국제교역’을 강력히 지지하면서, 보호국제교역을 주장하는 지성인들에게 “그들은 국제교역이론을 이해하고자 단 10분도 허용하지 않는다”라고 심도 있게 비판한다. 또한 그는 2005년에 미국의 주택시장거품을 경고했고, 행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의 최근 금융위기 처리정책이 잘못되고 있다고 강력하게 쏘아붙이고 있다.
백순
연방노동부
선임경제학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