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팩스한인교회가 오는 26일(일) 새성전에 입당한다. 손님맞이를 앞두고 한창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인 새성전은 성가대석과 2층을 포함 450석의 규모. 1998년부터 시작한 프로젝트이니 꼭 10년이 걸렸다.
공사비를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외부 건축 전문가를 따로 고용하지 않고 손수 제너럴 컨트랙터 역할을 담당했던 양광호 목사는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면 간증할 게 너무 많다”며 감격어린 표정을 지었다. 사택으로 구입한 땅과 부지를 조금씩 개조하는 식으로 성전 건축을 시작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공사 현장 구석구석에 양 목사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으니 어쩌면 당연한 느낌이다.
그래서 많은 은혜를 받았으니 이젠 지역 교회 섬김과 선교에 앞장서는 교회가 되어야 하리라 다짐하고 있다. ‘축복의 근원’이 되고 ‘공동체 섬김’의 본을 보이며 ‘행복한 가정’을 가꿔가는 목회 비전을 이뤄가겠다는 각오도 새롭다.
성도도 많지 않고 재정도 넉넉하지 못한 상태에서 성전을 짓겠다니까 오해를 받았다. “목사 혼자 할꺼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일일이 응대하지 않고 묵묵히 믿음으로 밀고 나갔다.
그러다 보니 공사 기간은 길어졌다. 1994년 2.5 에이커의 대지와 집을 구입해 98년 교회 부지로 용도 변경을 하고 공사를 시작, 99년 12월 12일 1차 공사를 마쳤다. 사택을 늘리고 구조를 바꾼 공사였다. 2차는 2000년부터 2002년 6월까지 진행돼 현재 쓰고 있는 예배실을 지었다. 이 건물은 본당이 완공되면 앞으로 교육관으로 사용된다. 3차 공사는 2006년 8월부터 시작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소요된 비용은 공사비에다 부대 비용 등을 더하면 200만달러 정도. 성도들에게 건축헌금 약정을 요구하지 않고도 건축이 가능했던 것은 무리해 공사를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도들의 귀한 헌금과 하나님이 주신 자원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양 목사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제너럴 컨트랙터를 고용하면 보통 총 공사비가 15-20% 정도 늘어난답니다. 특별히 라이센스가 필요없는 일이라 제가 직접 하기로 했습니다. 건물부터 설계, 사이트 플래닝, 엔지니어링, 지질 조사 등 관련 분야 담당자들을 일일이 만나 문제들을 해결해 가면서 저도 건축업자 다 됐습니다.”
고비도 여러 차례 있었다. 기둥 자리를 파야 하는데 마침 연말 연휴 기간에다 일이 꼬이니까 건축업자들을 부르기도 힘들었다. 그런데 공사는 시급히 마쳐야 했다. 하는 수 없이 양 목사는 사모와 직접 곡괭이를 들었다.
“흙을 다 뒤집어 쓰고 땅을 파면서 저절로 원망이 나왔습니다. ‘하나님을 위해 성전을 짓고 있는데 왜 이런 시련을 주시느냐’구요. 눈물이 나오더군요. 그런데 한 시간쯤 지나니까 마침 건축 전문가인 장로님이 나타나셨어요. 전화한 것도 아닌데. 그 분이 도와주셔서 일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사고나 위기 때도 하나님은 기적적으로 사람을 보내 해결해 주셨다.
이렇게 눈물과 땀으로 지어진 교회를 양 목사는 ‘기도하는 집’으로 만들고 싶다. 특별히 교회를 비우지 않으면 새벽 제단을 잊지 않는 그는 “번듯한 성전도 좋지만 하나님이 은혜로 채워주셔야 맡겨진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겸손해 했다.
하드웨어 작업은 마무리됐으니 이젠 2세들의 정체성을 길러주고 차세대 리더와 제자들을 길러내는 일에 전념할 생각이다. 이민생활에 지친 한인들이 언제든 찾아와 쉼과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쉴만한 물가와 같은 교회를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 도서와 컴퓨터 등이 완비되고 향긋한 차들이 무료로 제공되는 카페도 준비하고 있다.
양 목사는 “나는 메가 쳐치를 담임할 그릇은 아닌 것 같다”며 “500여명의 성도가 약한 교회나 선교지 하나씩을 후원하며 섬기는 교회가 되도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26일 오후 5시에 열리는 입당 예배에서는 김영훈, 이상진(이상 안수 집사), 전희숙, 송영숙, 신명우, 지희자(이상 권사) 성도의 임직식과 만찬도 있게 된다.
문의 (703)753-7288
양 목사는...
연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82년 뉴욕 신학대학원에서 M/Div와 Th.M 학위를 얻었다. 88년 안수를 받은 뒤 92년 워싱턴에 내려온 그는 94년까지 리치몬드 유니온 신학대학원, 94-96 가톨릭대학에서 공부한 뒤 인디애나에 소재한 트리니티 신학대학원에서 조직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워싱턴 교계에서도 열심히 일했던 그는 워싱턴교회협의회, 교역자회, 목회연구원 등의 회장을 지냈고 목사들로 구성된 중창단 ‘목자의 소리’ 단장도 역임했다. 2005-2007년은 평통 자문위원으로도 활약했으며 현재는 선교사를 양성하는 ‘월드미션칼리지’ 학장으로 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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