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라…39S 낚았지만 6승5패 1BLSV 옥의티, PS 진출도 못해
로드리게스…경이적 62S 불구 7BLSV 낙제점, PS 큰승부 망쳐
리지…정규시즌(41S) 이어 포스트시즌(3S)도 100% 세이브 성공
▷뉴욕 양키스의 마무리전문 붙박이투수 마리아노 리베라(38)는 올해 39세이브를 올렸다. 아메리칸리그 소속 소방수로는 세이브 랭킹 4위다. 내셔널리그에서는 투수도 타석에 들어선다는 점 등을 고려에 넣지 않고 양대리그를 뭉뚱그리면 랭킹 7위다.
파나마 출신의 38세 노장투수 리베라가 올해 정규시즌에 마운드에 오른 것은 64게임 70.2이닝이다. 그동안 세부기록은 41안타 6볼넷 77삼진 11실점이다. 방어율은 1.40이다. 통산방어율(2.22)을 감안하면 엄청 좋아진 것이다. 문제는 그의 피칭종합 성적표가 39세이브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6승5패가 있다. 세이브를 날려버린 것(BLSV)은 1차례다.
패배와 BLSV가 좋지 않다는 건 공지의 사실이다. 불펜투수, 특히 마무리전문에게는 승리기록도 십중팔구 자랑할 게 못된다. 동점이나 뒤진 상황에서 출격한 게 아닌 한, 마무리투수가 거둔 승리는 선발투수나 계투요원이 잡아놓은 승리를 날려버리고 마운드에서 물러난 뒤 동료들의 타선 덕분에 이겼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워낙 등판기회가 적어 피칭감각 유지 차원에서라면 몰라도, 올해 연봉만 1,500만달러인 리베라 같은 금싸라기 투수를 동점이나 지는 상황에 내보내 에너지를 닳게 하는 일은 흔치 않다.
그러므로 그에게 마무리의 황제라는 10여년 묵은 호칭을 올해도 붙여주는 것은 습관적 수식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뉴욕 양키스가 13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는 것도 포스트시즌이 되면 더욱 가공할 공을 뿌리곤 했던 리베라의 부가가치에 김을 뺀 요소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26세 우완투수 프랜시스코 로드리게스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가장 맹위를 떨친 LA 에인절스의 소방수다. 그는 76게임에서 68.1이닝(54안타 34볼넷 77삼진 21실점, 자책점 17점으로 방어율 2.24)을 던지며 무려 62세이브를 올렸다. 역사적 수확이다.
그러나 그 역시 흠결이 많다. 2패에다 BLSV가 7차례다. 62세이브가 경탄스러운 만큼 7BLSV도 경탄스러운 기록이다. 더욱이 특급마무리의 본때를 보여줘야 할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디비전 시리즈에서 2차례 등판해 2.1이닝동안 5안타 2볼넷 2삼진 2실점으로 1패에 그쳤다. 방어율이 7.71이나 된다.
2002년에 이어 6년만에 월드시리즈 챔피언 복귀를 꿈꿨던 에인절스는 전반적으로 레드삭스에 밀린데다 로드리게스마저 소방수 대신 방화범 역할을 하고 주저앉는 바람에 월드시리즈는 고사하고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도 다가서지 못했다. 그러므로 세이브 숫자만 갖고 로드리게스가 올해의 으뜸소방수였다고 말하는 건 섣부르다.
▷그렇다면 올해 메이저리그 마운드의 최고 소방대장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브랫 리지에게 줘야 할 것 같다. 새크라멘토 출신의 이 7년차 우완투수는 다른 것 다 떠나 올해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44차례 세이브 기회에 44세이브(그중 정규시즌 41세이브)를 올렸다. 정규시즌에서는 41세이브다. 단순 횟수로만 치면 내셔널리그 2위다. 양대리그 통틀어 공동 4위다. 다른 투수들에 비해 그의 특출한 부가가치는 단 한차례도 유실 없이 100% 세이브를 올렸다는 점이다. 이게 바로 마무리 투수에게 주어지는 특명 1호다. 양대리그 통합 세이브왕 로드리게스처럼, 내셔널리그 세이브왕 호세 밸버디(휴스턴 애스트로스, 44세이브)는 7BLSV를 오점으로 남겼다.
2002년 데뷔 시즌부터 쭉 애스트로스에 있다 그는 올해 필리스 유니폼을 입은 리지는 정규시즌 72게임에서 69.1이닝(50안타 35볼넷 92삼진 17실점, 그중 자책점 15점으로 방어율 1.95)을 소화했다. 41세이브를 갖고 100% 세이브라고 말하는 것은 나머지는, 큰 점수차로 이기고 있었든 지고 있었든, 세이브 상황과 무관한 등판이었다는 뜻이다.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오르지도 못한 리베라나 정작 포스트시즌이 되자 죽을 쑨 로드리게스와 달리 리지는 포스트시즌에서도 백발백중 진화작업을 해내고 있어 부가가치가 더욱 높다. 그는 LA 다저스와의 NLCS 1차전에서 3대2로 앞선 가운데 9회초 마지막 공격을 빈틈없이 막아내며 포스트시즌에만 3번째, 정규시즌까지 합산하면 44번째 세이브를 낚았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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