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외 26개국 121명 코리안 45명…단연 최다
박인비, 이선화, 최나연 ‘상금으로만 백만장자’
지니 조, 김주미, 해나 김은 1만달러도 못벌어
세계최고 여자골퍼들의 샷경연을 벌이는 LPGA투어가 서서히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9일 베이지역 댄빌에서 시작된 롱스 드럭스 챌린지(9-12일, 총상금 120만달러)와 다음주 16일부터 19일까지 하와이주 마우이에서 열리는 카팔루아 LPGA 클래식이 지나면 LPGA투어는 본고장 미국에서의 경기를 사실상 마친다. 이후에는 24일부터 26일까지 중국의 하이난섬에서 벌어지는 3라운드짜리 그랜드 차이나 에어 LPGA와 31일부터 11월2일까지 인천에서 펼쳐지는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 등 역외 투어가 있다.
◆코리안 골퍼들 올해도 인해전술 = 올해 LPGA 그린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득세는 계속됐다. 우선 숫자에서 다른 나라를 압도했다. 2008년 LPGA투어를 오르내린 선수는 200명이 넘는다. 미국 선수를 뺀 외국 선수는 26개국 121명이다. 그중 한국 선수는 LPGA투어 24회 우승에 빛나는 박세리를 비롯해 45명이다. 3분1이 넘는 숫자다. 은퇴를 예고한 ‘왕년의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 등이 있는 스웨덴이 15명, 백전노장 카리 웹이 버티는 호주가 11명인 것에 비하면 엄청난 대군이다. 영국(4명) 일본(2명) 중국(1명) 등 나머지 나라들의 경우는 하나같이 한자리 숫자다.
코리안 골퍼들의 실력은 굳이 설명이 필요없다. 대회가 열렸다 하면 한국 선수들이 대거 잔디에 오르고 거의 예외없이 탑10에 두서너명이 진출한다. 한국 경계령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고 국가별 출전선수 쿼타제 같은 이상한 얘기들이 떠도는 것 또한 ‘당하는 쪽’ 입장에서 보면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다. 지난 여름에 불거져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킨 뒤 슬그머니 들어간 영어시험제(일정수준 이상의 영어실력을 갖춰야 LPGA투어 출전자격을 주자는 것)도 실은 영어를 무기로 한국 선수 숫자를 줄이려는 의도였다는 풀이다.
◆밀리언달러에서 빈털터리까지, 상금명암 천양지차 = LPGA투어는 프로무대다. 프로는 돈으로 말한다. 그리고 골프는 기본적으로 개인경기다. 한국 선수들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성적도 따로, 상금도 따로다. 숫자가 많은 만큼 편차도 엄청났다. 한국 선수 가운데 올해 LPGA투어에서 상금을 가장 많이 벌어들인 선수는 박인비다. 제63회 US여자오픈 우승 등 올해 출전한 대회에서 두어차례 빼고는 기복없는 실력을 보인 스무살 여대생 박인비는 10월8일 현재, 상금으로만 111만206달러를 벌었다. 로레나 오초아(265만111달러) 폴라 크리머(174만2,733달러) 아니카 소렌스탐(160만5,186달러) 야니 쳉(147만512달러)에 이어 LPGA2008 상금랭킹 5위다.
2006년 LPGA 신인왕을 차지했던 이선화는 올해 긴트리뷰트 우승 등 꾸준한 성적을 유지하며 109만7,178달러를 벌어 상금랭킹 7위를 달리고 있다. 최나연(9위, 103만8,585달러)도 상금랭킹 백만장자 대열에 들었다. 11위부터 14위까지는 모조리 한국 선수다. 김송희(94만2,424달러) 장정(91만3,472달러) 지은희(85만2,286달러) 앤젤라 박(82만5,261달러) 순이다. 몇단계 건너뛰어 18위 한희원(70만5,695달러) 19위 제인 박(58만1,463달러) 20위 이지영(57만4,598달러) 21위 오지영(56만9,048달러)으로 한국 선수 군집을 이뤘다.
북가주 출신 크리스티나 김은 55만777달러를 벌어 23위에 랭크됐고, 유선영(25위, 54만2,407달러) 김인경(29위, 50만103달러)도 탑30걸에 들었다. 부상과 슬럼프로 제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박세리는 33만6,622달러로 49위에 머물렀다. 김미현(42위, 38만9,697달러)은 박세리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전성기에 비하면 많이 처졌다. 박세리에 뒤이어 홍진주(30만6,502달러) 강지민(30만5,062달러) 안시현(30만3,126달러) 김영(29만969달러)가 50위부터 53위까지 차지하고 있다.
성적 따라 상금 간다. 성적 좋고 상금 많은 선수에게 광고와 후원금 등 가외의 수입도 쏠린다. 선수들 사이에도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가 심하다. 성적이 좋지 않다 상금도 변변찮은 선수들은 십중팔구 가외의 돈벌이도 없다. 집안돈 빚낸돈 써가면서 어렵사리 선수생활을 꾸려가는 선수들도 수두룩하다. 올해 LPGA 무대에서 상금을 한푼이라도 받아본 선수는 186명이다. 나머지는 땡전 한푼 못벌고 돈을 축냈다. 레슨비 캐디비 투숙비 이동비 등 한 선수의 1년 미국살이 경비는 짜게 잡아도 20, 30만달러를 넘는다고 한다. 올해 기준으로 상금랭킹 50위 안팎은 돼야 적자를 면하는 셈이다. 한국 선수들 중 3분의2 가량은 본전치기 선수생활을 했다는 계산이다.
상금무일푼 선수들을 제외하고 1달러라도 받은 한국 선수들만 가려 역순랭킹을 보면, 지니 조가 2,519달러로 186위다. 김주미는 3,798달러로 182위, 해나 김은 7,437달러로 175위에 그쳤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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