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소등 자영업자
원리금상환 압박에
담보가치 하락 이중고
여유있는 한인들
“환율 많이 떨어져
지금 한국투자 적기”
금융위기 한파속에 미주 한인사회 역시 직격탄을 맞고있다. 특히 세탁소·수퍼마켓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대다수인 한인들은 은행의 대출 규정이 강화되면서 최근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용(Credit)을 쌓기 위해 은행 대출을 받아 사업을 하는 상황에서 최근 경기 침체로 장사가 잘 안되는데다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원리금 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고,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담보 자산 가치는 하락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
한인 K 모씨(45)는 최근 세탁소를 사기 위해 은행에 30만달러의 SBA(연방중소기업청) 융자를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재정능력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 였다.
과거 같으면 별 문제 없이 대출 받을 수 있었지만, 지난 8월 연방중소기업청이 융자 심사 강화를 지시한 이후 은행들이 융자금 상환 능력과 담보 가치를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아메리카은행 이영종 부행장은 “과거 SBA 융자는 미 정부가 직접 신용을 보증하는 것이어서 은행으로서는 선호하던 대출이었지만, 최근 이 대출을 프리미엄을 받고 판매하는 2차 유동성 시장이 거의 돌아가지 않고 있어 대출 자체도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작년까지 SBA 융자에 대한 유동화 시장에서의 프리미엄이 9%였지만, 금년초에는 4.5%대로 떨어졌고, 그나마 최근 금융위기가 시작된 9월 중순 이후부터는 아예 거래가 사라졌다는 것.
한인 자영업자들의 대출난은 부동산 시장이 상대적으로 더 위축된 지역에서 한층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틀랜타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L모씨(55)는 “조지아주는 부동산 가격이 30% 이상 떨어진 상태”라면서 “최근 1,2년 사이에 이민을 와 사업을 하는 신규 사업자들이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달러 강세로 인해 한국인들의 유입이 줄고 있는 것도 한인 타운에 타격을 주고 있다.
뉴욕에서 식당을 하고 있는 C모씨(54)는 “그동안 유학생이나 관광객들이 한인 타운 식당들의 주요 고객이었지만,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서면서는 그 숫자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본다”면서 “지금도 걱정이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한국의 원화로 계약을 체결하지만 실제 결제는 물품 인도 시점에 이뤄지는 한국쪽으로 수출제품이 많은 미주 한인 기업은 어쩔 수 없는 시간 격차로 인해 마진이 급감하거나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미국 등 해외 도서를 온라인을 통해 한국에 판매하는 외국도서 전문서점 티메카(TMECCA)의 김태진 대표는 “원화로 계약을 하는데 주문시점부터 책 배송 후 결제를 받는데 짧게는 2주, 길게는 한달까지 걸리다 보니 그 사이 환율이 급등하면 그만큼이 고스란히 손실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면서 “가급적 매출금을 원화로 보유하려고 노력하지만, 미국 쪽에서도 운영자금이 필요할 수밖에 없어 20, 30%의 환차손을 보면서도 자금을 송금할 수밖에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어려움속에서도 경제적 여유가 있는 한인 사이에서는 한국에 역투자를 하려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한 한인 사업가는 “환율이 급등하고 한국의 아파트 가격이 크게 떨어져 있기 때문에 불과 몇개월 전에 비해 거의 절반 가격으로 강남의 고급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라며 “여유 있는 재미 한국인들은 지금이 한국 부동산에 투자할 적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LA지역에서도 총영사관이나 동포은행에 최근 국내 투자를 문의하는 동포들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IMF 때 한국에 달러를 송금해 원화로 환전한 후 예금해 재미를 본 분들이 많았다”면서 “최근에도 한국에 예금 형태로 투자하는 문제에 대한 전화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에 달러투자를 원하는 교민들은 한국에 계좌를 개설하고 나중에 인출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지 등을 주로 묻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교민들의 자본이 국내에 유입되면 서로 `윈- 윈’하는 게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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