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유·생선·와인·야채 위주… 건강 효과 한인들도 관심
부에나팍에 거주하는 주부 김지선(33)씨는 전을 부치거나 달걀 프라이를 할 때 일반 식용유 대신 코스코(Costco)에서 큰 병으로 사온 올리브유를 쓴다. 김씨는 “몇 년 전부터 지중해식 식단이 좋다는 말을 들은 후부터는 기름이 들어가는 모든 요리에는 올리브유를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처럼 지중해식 식단 때문에 올리브유를 쓰는 한인들이 많다.
올리브유와 와인, 생선으로 요약되는 지중해식 식단(Mediterranean diet). 건강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본 식단이다. 이탈리아의 피렌체대학 프란체스코 소피 박사 연구팀은 최근 영국 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에서 이전에 발표된 지중해식 식단 관련 연구 자료를 종합 분석해 지중해 식단을 꼼꼼하게 지키는 사람은 심장질환, 암,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 주요 만성 질환 발병 위험이 낮다고 밝혔다. 소피 박사 연구팀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단은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퇴행성 질환 발병률도 13%나 떨어트리는 것으로 나타나 주요 만성 질병 예방 효과가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심장질환과 암 억제
알츠하이머 등 예방
세계보건기구도 권장
훌륭한 가족 건강식
지중해식 식단은 1990년대부터 인기를 끈 식단이다. 여러 연구에서도 지중해식 식단의 장점이 여러 차례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중해식 식단을 맹신한다고 해서 건강과 장수를 바로 보증하는 것은 아니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고, 건강한 지방 선택 등 지중해식 식단은 건강한 식생활과도 연관돼 있다. 지중해식 식단을 먹는 것 외에도 규칙적인 생활과 건강한 식습관, 운동, 스트레스 해소 등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요소들이다. 주요 만성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지중해식 식단이 왜 좋은지, 그 주요 구성성분이 어떤지, 또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은지 살펴본다.
지중해 식단의 주요 구성
▲신선한 과일, 채소를 풍성하게 먹는다.
▲올리브 오일, 카놀라 오일 등 건강한 지방을 섭취한다.
▲견과류 섭취(너무 많은 양이 아닌 적당한 양)
▲레드 와인도 적당하게
▲붉은 살코기는 소량으로 섭취
▲규칙적으로 생선 섭취
■지중해식 식단, 장점은?
지중해식 식단하면 다이어트나 건강식의 대표명사로 불린다. 심장질환과 암 발생 비율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장수 건강식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지중해 식단은 다른 일반 식단에 비해 칼로리를 10%나 줄이며 심장질환 및 성인병과 연결돼 있는 콜레스테롤 섭취도 줄일 수 있는 건강식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추천할 정도다. 대표적인 것은 심장질환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것이다. 지중해식 식단의 탁월성은 수많은 후속 연구에 의해 재차 확인돼 왔는데, 미국에서 실시된 2007년 연구에 따르면 남녀 모두 지중해식 식단을 섭취하게 한 결과 심장질환과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률이 낮아지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과 그리스 연구진이 공동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유의 지중해식 식단을 먹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심장질환 사망률은 33%, 암 사망률은 24%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06년 발표된 컬럼비아대 연구진의 연구결과에서는 지중해식 식단이 알츠하이머병(노인 치매)의 위험성을 낮추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항산화제가 풍부한 과일, 채소를 주로 먹기 때문에 노화 방지에도 큰 도움을 준다.
최근 발표된 이탈리아 소피 박사 연구팀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단으로 식습관을 바꾸면 심장질환 및 심혈관계 문제로 사망할 확률을 9%, 암 발병률은 6% 각각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지난 66년 이후 실시된 수십 건의 조사 연구에서 수집된 총 157만명 이상의 자료를 활용했으며 연구 자료는 12개국에서 나온 연구들로 기간은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18년간 진행된 연구들이 포함됐다.
연구팀의 소피 박사는 “이번 종합분석 연구는 지금까지 나온 지중해식 식단을 되도록 많이 섭취하라는 권유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지중해식 식단은 심장질환, 암, 퇴행성 질환 등 발병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지중해식 식단은 올리브유를 쓴 요리, 샐러드, 토마토가 들어간 파스타, 제철과일이나 채소, 레드 와인 한 잔, 견과류 등으로 구성된다.
지중해식 식단은 항산화제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 콩과 견과류, 홀그레인(정백하지 않은 곡물) 등을 중심으로 치즈, 요구르트 등 유제품과 올리브오일, 레드와인이 주요 구성 요소다. 특히 주목할 것은 올리브유가 어떤 음식에든 거의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는 점. 또한 생선과 해산물에 비해 육류의 섭취 비중은 매우 낮은 편이며 설탕, 버터 등도 되도록 멀리 한다.
■과일, 채소, 그리고 홀 그레인
전형적인 지중해식 식단은 과일, 채소, 파스타, 쌀 등을 포함한다. 예를 들면 그리스에 사는 주민들은 붉은 살코기는 소량으로 먹고, 항산화제 성분이 풍부한 과일, 채소를 하루 9서빙이나 섭취한다.
육류 섭취는 줄이고 생선 많이
콩과 견과류·홀그레인·치즈 등 포함… 설탕·버터는 되도록 멀리
지중해식 요리에는 채소가 흔히 쓰이는데 그 중에서도 토마토는 활용 빈도가 특히 높다. 토마토에는 비타민C 등 항산화 영양소가 풍부하며 ‘라이코펜’이라는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암의 발생을 억제하는 데도 큰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로콜리 역시 지중해 지역이 원산지로 지중해 지역 주민들이 즐겨 먹는 채소 중 하나다. 브로콜리에는 셀레늄이란 성분이 풍부해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며 대장암, 전립선암, 유방암 등 항암효과와도 연관성이 있다. 지중해 요리에 많이 쓰이는 마늘 역시 항암식품으로 꼽힌다.
또한 지중해식 식단은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 레벨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홀 그레인 곡물빵은 건강에 좋지 않은 트랜스 지방 포함률도 낮다. 지중해 지역에서는 포화지방(버터)나 트랜스 지방(마가린)을 빵에 발라먹기 보다는 올리브유에 적셔 먹는다.
■건강한 지방
어찌 보면 지방과 건강이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방이 좋지 않다고 해도 건강한 식생활에서 아예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 바로 지방이다. 지방은 열량을 공급하는 구성요소다. 지중해식 식단에서는 단일불포화지방산(monounsaturated fat)이 풍부한 올리브 오일을 중심으로 리놀레인산(필수지방산의 일종으로 오메가-3 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는 다불포화지방산(polyunsaturated fats)으로 구성된 카놀라 오일, 견과류 등을 포함한다.
또한 오메가-3 지방산을 섭취할 수 있는 생선을 규칙적으로 먹는 식단이다. 오메가-3 지방산은 중성지방을 낮추는데 도움이 되며 혈관 건강 개선에도 영향을 끼친다.
올리브유는 단일불포화지방산을 지방의 55-86%나 함유하고 있다. 혈중의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수치를 떨어뜨려 고혈압이나 심장병 등 성인병의 원인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미 의학협회지(JA MA)의 연구에 의하면, 올리브유를 많이 먹고 버터나 마가린을 적게 섭취한 20세에서 59세까지 4,900명의 이탈리아인들을 조사해보니 전반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고 혈압도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리브유의 열량은 그램당 9칼로리로 높은 편. 하지만 올리브유를 드레싱으로 사용한 샐러드를 자주 먹는 것이 비만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나온 바 있다. 올리브유는 재료의 신선함을 유지해 주는 데다 느끼하지 않아 채소를 많이 먹을 수 있게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요리에 올리브유를 사용하면 일반 식용유와 비교했을 때 칼로리를 15% 정도 줄일 수 있다. 올리브유의 성분이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구조로 돼 있어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 것.
올리브유에는 천연 산화방지 물질인 토코페롤, 스쿠알렌, 폴리페놀 등을 함유하고 있으며 리놀레인산도 적당량 포함하고 있으며 비타민A, D, K와 특히 비타민E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 또 지중해식 식단에서는 심장질환과 연관돼 있는 포화지방과 경화유(트랜스지방산) 사용을 배제하고 있다.
물론 견과류도 지방 비율이 높다. 하지만 호두, 피칸(pecan), 아몬드, 헤이즐넛 등은 포화지방이 낮다. 호두는 오메가-3 지방산을 포함하고 있다. 견과류는 칼로리가 매우 높은 음식으로 꿀이나 설탕을 첨가해 볶은 거나 소금함유나 높은 제품은 피한다.
■와인
의학계에서는 술은 건강에 ‘무익하다’ 내지는 적당한 음주는 오히려 ‘괜찮다’에 대한 논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건강에 해악’을 옹호하는 쪽에서는 술 한 방울도 먹지 말라고 하는 반면, 건강한 사람의 경우 1잔 정도로 꾸준히 마시는 적당한 음주는 오히려 건강에 도움된다고 주장하는 견해도 있다. 물론 건강한 사람이 가볍게 알콜을 섭취하는 것은 심장질환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보고도 나온 바 있다. 특히 레드 와인은 아스피린 효과를 낸다는 것. 혈전 위험을 낮추며 항산화제 성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지중해식 식단에서는 레드 와인이 빠지지 않는다.
와인과 심장질환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들이 보고되면서 한인사회에서도 와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알콜 섭취는 아예 배제하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과음하지 않는다. 적당한 선이란 의미는 여성 또는 65세 이상 남성은 5온스(148ml) 정도의 한 잔의 와인, 65세 이하 남성은 10온스(296ml)를 넘기지 말아야 한다. 한편 레드 와인은 사람에 따라 편두통을 일으키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붉은 고기 대신 생선·닭고기… 조리땐 올리브유 사용
■지중해식 어떻게 먹나
▲신선한 과일, 채소를 많이 섭취한다. 당근, 사과, 바나나 등 하루 7~10서빙까지도 괜찮다. 그러나 당뇨 환자의 경우 과일, 채소라도 칼로리 계산을 하면서 섭취해야 한다.
▲붉은 고기 대신 흰살 생선이나 닭고기로 대체한다. 소시지, 베이컨 등은 피한다.
▲일주일에 1~2차례 생선을 먹는다. 기름이 아닌 물에 든 참치 통조림, 연어, 송어, 고등어, 청어 등을 고른다. 생선은 기름에 튀긴 것이나 구운 것 대신 쪄서 먹는 방법이 좋다.
▲조리 시에는 올리브유나 카놀라 오일을 사용한다. 하지만 너무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간식으로 견과류를 먹거나 샐러드에 곁들인다. 역시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버터는 최소한으로 먹는다. ‘로우 팻’이나 ‘콜레스테롤 프리’ 제품도 안심할 수는 없다.
▲올리브유를 샐러드에 뿌려 먹거나 버터나 마가린 대용으로 사용한다. 현미빵에 버터 대신 살짝 찍어먹어도 좋다.
▲유제품 선택시 저지방 우유, 무지방(fat-free) 요거트, 로우-팻(low-fat) 치즈를 고른다.
▲주치의의 조언에 따라 레드 와인 한 잔 정도 마신다. 하지만 술을 마시지 않는다면 굳이 레드 와인 마시기를 시작할 필요는 없다. 대신 포도주스를 마시는 것도 좋다.
▲가공식품이나 패스트푸드 보다는 천연 그대로의 음식재료를 활용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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