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형(World OKTA 명예회장)
오래동안 한국음식의 세계화에 많은 예산을 들이고 노력을 시도하고 있지만 어떻게 된 것인지 결과는 미미한 정도이다. 세계 유명 도시에 가더라도 제대로 된 한국음식점이 적은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한식’하면 김치와 불고기, 그리고 갈비구이가 대표 음식이 되겠지만 여전히 개선될 문제점은 많다.대한항공의 기내식으로 비빔밥이 등장한 것은 얼마 전의 일이다. 각 노선마다 조금씩 다르게 제공되는 비빔밥이 가장 인기 있는 기내식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마이클 잭슨과 같은 유명인도 기내식을 통해 비빔밥 애식가가 되었다고 한다.저는 한국음식의 대표 음식으로 비빔밥을 추천한다. 1890년에 나온 ‘신의전서’에 이미 ‘비빔밥은 잘 지은 밥에 온갖 나물을 얹고 계란을 부쳐서 골패 모양으로 썰어 얹어 먹는 음식’으로 비빔밥을 소개한다.(주영하 교수, 2008년 4월호 신동아)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비빔밥이란 제삿날 여러 가족이 밤참으로 나물에 비벼서 탕국과 함께 먹는 간이 음식만이 아니다.
더군다나 먹을 것이 마땅하지 않을 때 큰 양푼에 식은 밥을 넣고 여러가지 나물들을 넣어 고추장과 비벼 먹는 임시 음식인 비빔밥만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현대 한국인들의 생활 양식에 가장 잘 어울리는 다양한 형태의 한국적인 비빔밥이야말로 가장 세계적인 음식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비빔밥의 종류는 참으로 다양하다. 온도에 따라서 곱돌 비빔밥과 일반 비빔밥이 나누어지며 재료로 사용하는 나물의 종류에 따라서 너무나 다양하게 나뉘어지게 된다. 나물을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서도 비빔밥의 모양새와 맛이 많이 달라진다.
계란이나 다진 고기를 어떻게 얹는가에 따라서도 다르게 분류되며 비빔밥과 같이 먹는 콩나물국, 미역국, 탕국, 오이채 국과 같이 국의 종류에 따라서도 천차만별로 비빔밥의 맛이 달라진다. 더우기 비빔밥을 담는 그릇에 따라서 나무그릇, 사기그릇, 놋그릇, 양철그릇, 스텐레스 그릇, 유리그릇, 도자기 그릇에 따라 그 맛과 품위가 많이 달라진다. 비빔밥을 언제 먹는가에 따라서도 조찬, 오찬 및 만찬 비빔밥으로 구분 된다.전통적인 5대 도시의 유명 비빔밥을 보면 전주 비빔밥, 진주 비빔밥, 통영 비빔밥, 해주 비빔밥, 평양 비빔밥으로도 구분이 된다. 최근에는 기존의 비빔밥과 같이 미리 그릇에 담아 서비스를 하는 방법과는 달리 부페 식당과 같이 자기가 먹고 싶은 밥의 종류와 20가지가 넘는 다양한 나물과 갖은 양념을 자기 식성에 맞도록 선택해서 담아 먹는 새로운 방법의 비빔밥이 뉴욕 맨하
탄 한 복판에 등장해서 새로운 먹거리를 추구하는 많은 젊은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있다.
10월 말에는 포항에서 600명이 넘는 해외 경제인들이 모여 ‘경제공동체 대회’를 가진다. 이 때 해외에서 온 귀한 동포 경제인들에게 정성들여 비빔밥 만찬을 준비하려 한다. 이천 쌀로 지은 밥 위에 제주도 고사리, 지리산 도라지 나물 등으로 팔도의 명물로 지는 비빔밥으로 만찬상을 차리려고 한다. 이천 쌀이 세계 속에서 확실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세계인들이 즐겨찾는 비빔밥을 통해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는 것이 좋겠다.
비빔밥 중에서도 가장 정통적인 비빔밥에 사용하는 쌀은 바로 이천 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홍보해야만 진정한 세계인들 속에서 확실한 이천 쌀로 다시 탄생하게 된다. 마치 보이차가 중국 위난성의 대엽종의 찻잎으로 만든 것이어야 보이차로 인정을 받듯이 말이다.
이천 쌀만을 세계시장에 직접 수출하려고 시도하는 것을 보노라면 장기적인 전략도 준비도 없이 해외 시장에 나가는 듯한 인상을 준다.
30년 후에 스시, 사시미 일본식당이 세계 각 도시에서 당당한 위치를 가지고 그 위용을 떨치듯이 한국음식 세계화를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한국음식을 짧은 시간 내에 세계화하기 위해서는 한국 음식을 단순화 하고, 표준화 하고, 고급화 해서 강력한 추진력으로 소개되어야 성공할 수가 있을 것이다. 우선 세계의 흐름에 가장 부합되는 한국 대표 음식 중에 하나인 비빔밥을 중심으로 한국의 이미지를 구축할 ‘비빔밥 하우스 체인점’을 만들어서 세계로 가지고 나아가야 할 것 같다.
해외동포들이 앞장서서 고급 체인 스토어인 비빔밥 하우스를 세계 주요 도시에 세울 때에 한국 음식문화의 본격적인 세계화가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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