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메뉴 개선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일부 대학의 식당.
‘환경오염 주범’쇠고기·치즈 일부 대학 식당에서 퇴출
인류는 처음 음식을 먹을 때 “이 음식이 몸에 좋은가?”를 가장 먼저 고민했다. 조금 지나지 않아 “이 음식을 먹으면 살이 찔까?”를 묻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 음식이 환경에 이로운가?”라는 새로운 질문을 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온실개스 등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공장과 사무실 등 산업의 현장뿐만 아니라 식생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의식 있는 소비자들은 마켓 장 보는 것에서부터 식탁 위의 메뉴까지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자연보호는 종이를 덜 사용하고 플래스틱 사용을 자제하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 것 같다.
스시·랍스터 등 수입 해산물
항공 운송과정 많은 에너지 소비
병 물도 수입산보다 국산 이용을
남은 음식은 버리기보다
플래스틱 용기에 싸 가는게 나아
음식별 방출되는 탄소개스
쇠고기의 메탄개스 방출량은 다른 음식에 비해 월등히 높다. 쇠고기 다음으로는 수입산 치즈와 프레시 참치, 국내 치즈와 수입산 새우 등이 뒤를 쫓고 있다.
***숫자는 6온스 당 방출되는 온실개스의 양을 나타내는 것으로, 온실개스 단위인 CO2e의 수치다.
대표적인 예가 대학 내 카페테리아다. LA타임스는 지난 4월 캘리포니아의 레드랜드 대학의 카페테리아가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식당 내 메뉴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이 대학의 카페테리아는 고기 패티(patties)가 없는 햄버거를 판매한다. 대신 “소를 택하든지 자동차를 택하세요. 전 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개스의 18%가 가축에서 나오는데 이는 운송과정에서 나오는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이라고 합니다. 대신 아주 맛있는 베지테리언 메뉴를 제공합니다”라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포타벨로 버거는 물론 블랙 빈 버거도 마찬가지다.
음식관련 비영리단체인 ‘본 애프티 매니지먼트 코퍼레이션’(Bon Appetit Management Co.)은 대학과 관련 캠퍼스 내 400개 카페에서 저탄수화물 식이요법을 적용하고 있다.
문제는 탄소 방출량이다. 의식 있는 소비자들은 탄소 방출량을 줄이기 위해 전구를 바꾸고 포셰보다 프리우스(하이브리드 차량)를 갈망해 왔다.
이제 그들의 관심은 수퍼마켓의 장보는 것과 식탁 위 음식으로까지 도달했다. 전 세계적으로 음식과 농업 시스템은 온실개스의 1/3을 뿜어낸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식생활과 지구 온난화
그러나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남은 음식을 그대로 버리는 것이 플래스틱 백에 담아 가져오는 것보다 나은 것인가? 냉장시키는 것이 냉동시키는 것보다 옳은가? 프렌치 브리 샌드위치가 나을까 치킨 샐러드가 나은 것일까?
이를 감지하듯 미국 내 주 요식업계들은 에너지 효율성과 음식낭비 줄이기, 탄소 방출량을 줄이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음식관련 전문가들은 교통·통신이 야기하는 환경오염을 넘어 지구온난화 가능성을 훨씬 많이 가지고 있는 메탄(methane)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많은 종류의 음식의 라이프 사이클의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메탄을 방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패스트푸드 하나를 먹어도 “내가 지금 먹고 있는 치즈버거가 지구 온난화를 야기하는가?”를 염려하며 먹어야 하는 시대가 도달했다는 의미다.
쇠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메탄 방출량이 월등히 높다. 메탄은 탄소에 비해 23배나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보호의 적 쇠고기
본 애프티의 페델레 바치오(Fedele Bauccio) 경영자는 “소비자들은 자신들를 위해 선택한다. 우리는 그들을 교육시켜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로우 카브’ 다이어트의 창시자 헬렌 요크는 본 애프티 그룹이 해마다 서브하는 8,000만인분의 식사 메뉴를 개선시킴으로써 온실개스 방출량을 25%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또 본 애프티가 그의 모계 회사(parent company)인 콤파스 그룹(북미 최대의 요식업계로 스포츠 아레나와 병원, 시카고 내 공공학교 등 8,000여개의 어카운트를 갖고 있다)을 설득할 경우 더 엄청난 성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매리엇 호텔과 같은 다른 요식업계도 메뉴 개선을 고심하고 있다.
본 애프티는 이를 위해 가장 환경오염의 주범인 음식부터 바꾸기 시작했다. 헬렌 요크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다름 아닌 쇠고기와 치즈라고 지적했다.
“쇠고기와 양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메탄 방출량이 엄청난데 메탄은 탄소에 비해 23배나 지구온난화를 가속화 시킵니다”
베지테리언이라고 해서 환경오염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다. 육류와 마찬가지로 화학비료가 많이 들어가는 시스템에서 생산되는 모든 음식은 질소 산화물을 방출하는데 이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296배나 지구온난화 위험이 있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쇠고기가 온실개스 방출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쇠고기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를 자제하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수입산 해산물과 병 물
“당신이 먹는 스시가 비행기 여행을 당신보다 더 자주하지 않는가?”
웃으면서 넘길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가 자주 즐기는 스시, 랍스터 등 해산물 요리의 80%는 수입된 것으로, 이같은 수입 해산물은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주로 비행기를 통해 운반된다. 어제 저녁 스시 바에서 즐겼던 싱싱한 농어와 연어가 운반되면서 소비한 에너지와 야기했을 환경오염을 생각해 보라. 헬렌 요크는 가능하다면 알래스카산 연어 필레 혹은 다른 냉동해물을 사용할 것을 권했다. 그는 “요리만 잘 한다면 최고의 셰프조차도 알래스카 산인지 수입 산인지 구별 못할 정도로 맛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오래 전부터 ‘동네 음식 사먹기 운동’(buy-local movement)을 벌이고 있는 본 애프티는 제철 음식이 아닌 남미 지역의 칠리 혹은 바나나와 파인애플, 파파야와 같은 열대과일 사용을 절반으로 줄이고 있는 상태다.
헬렌 요크는 또 샌 펠레그리노나 페리에와 같은 수입산 병물을 자제할 것을 부탁했다.
“보스(Voss) 물 드셔보셨나요? 단지 세련된 유리병에 담겼다는 이유만으로 어디 출신인지도 모르는 물이 명품 물로 취급당하며 전국에 퍼져 있죠. 왜 굳이 다른 동네의 물을 마셔야 되나요? 우리 동네에는 물이 없나요?”
그는 또 플래스틱 용기는 탄소 방출의 아주 작은 부분만을 야기한다며 남은 음식은 그대로 버리는 것보다 플래스틱 용기를 사용해 집에 가져오는 것이 환경보호를 위한 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많은 탄소를 방출하는 것은 우리가 먹지 않고 버린 음식”이라고 지적하고 미국의 총 에너지 소비량의 3%가 버린 음식을 처리하는데 낭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시용 참치 등 항공운송된 수입산 해산물도 에너지 소비와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이제는 바꾸자
한편 본 애프티는 수퍼 사이즈 식단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사실 많은 대학가 식당의 경우 버거 사이즈를 1/3~1/4 파운드로 축소시키고 가격도 이에 맞게 조정하는 상황이다.
음식이 어디서 온 것인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미 의회도 지난 2002년 모든 종류의 육류에 대해 출신 국가에 대해 표기하는 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소비자들은 구입하는 식품들이 어디서 어떤 과정을 통해 생산되었는지를 살필 수 있다.
본 애프티는 몇몇 음식 연구가들과 함께 www.EatLowCarbon.org 웹사이트를 통해 소비자들이 음식의 탄소 방출량을 검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친환경을 위한 메뉴 개선에 앞장서고 있는 레드랜드 대학 측은 끊임없이 소비자들을 향해 교육을 펼치고 있다.
“당신은 오늘 환경오염을 위해 전구를 친환경 소재의 전구로 바꿨습니다. 이제 점심 메뉴를 바꾸십시오. 기후를 변화시키는 음식을 선택하는 방법을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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