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ADHD 증상을 가지고 있다면 깊은 관심을 갖고 도와주어야 한다. 특히 자녀에게 어떤 일을 시킬 때는 세세한 부분까지 설명해 주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을 작은 단위로 나눠 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의 관심·정성으로 완치 가능
아이가 자주 학교에서 떠든다거나, 주의가 산만하다는 교사의 지적을 받을 때면 부모의 마음은 당연히 불편해 진다. 집에서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 같았는데, 학교에서는 자꾸 문제아 취급을 받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반가울리 없다. 이같은 원인 가운데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란 것이 있다. 다소 생소한 단어지만, 적지 않은 학생들이 이같은 증상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부모들이 이를 모르거나 간과해 버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일은 아니다. 관심과 정성을 갖고 대한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8관왕에 도전중인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 역시 이 증상을 앓았던 인물이다.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ADHD에 대해 알아봤다.
주의 산만하고 집중력 부족 책·가방 자주 잃어버려
제때 치료 안하면 성적 떨어지고 사회생활에 악영향
■ ADHD란
말 그대로 주의력이 없고 과잉 행동을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크게 ▲충동적 행동 ▲주의력 부족 ▲과잉행동 등으로 구분된다.
충동적 행동은 순서를 기다리지 않거나 남의 일이나 대화에 앞뒤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끼어드는 것이 대표적이며, 주의력 부족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상황에서 본인도 이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만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또 과잉행동은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계속 움직이거나 연필을 자주 떨어뜨리고, 선생님이 얘기한 것을 잊어버리는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히 해야 할 점은 교실에서 떠들고, 산만한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무조건 여기에 해당한다고 단정지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정확한 검사를 통해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는 뜻이다.
■ 왜, 언제 나타나나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6-7세를 전후해 나타나기 시작한다. 즉 주로 단체생활에서 이같은 모습들이 관찰되기 시작하는데, 가정에서는 단순한 어린 아이들의 행동으로만 판단하기 쉬운데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할 때는 상당한 집중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
미국 소아과학회 통계에 따르면 학령기 소아의 발생률은 남아 9.2%, 여아 2.9%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ADHD가 주로 소아기에서 나타나 청소년기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판단했으나, 최근 자료에 따르면 30~70%는 성인기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리처드 손 심리학 박사는 “아이들이 컴퓨터 게임 등과 같은 어떤 강한 자극을 받을 때는 거기에 집중하게 되지만, 그 자극이 약할 때 이같은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선택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가정에서 쉽게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손 박사는 ADHD 원인에 대해 “뇌를 제어해 주는 신경전달 물질이 부족하거나, 호르몬의 문제 등으로 일어날 수 있다”며 “이는 환경과 음식의 변화가 이유가 될 수 있는데, 특히 빠르고 현란하며, 강한 자극이 많아진 현대 문명의 결과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밖에 유전적인 요인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한 인식이 미미하다가, 최근에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과잉진단이 그 만큼 증가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손 박사는 진단했다.
■ 왜 문제가 되나
당연히 교육적으로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ADHD에 해당하는 학생인데도 제대로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는다면, 결국 학교에서 수업에 지장을 받게 돼 성적에도 영향을 주게 되고, 냉철한 사리판단 대신 충동적으로 움직이면서 진로와 장래문제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치게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가족간 관계악화도 있을 수 있다.
■ 증상
아래 열거한 내용들이 곧 ADHD 환자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만약 이같은 증상들이 지속된다면 한 번쯤 이를 의심해 보고 전문의를 찾아 상담해 보는 것이 좋다.
- 집중력이 없고 숙제하며 자주 실수한다.
- 일이나 놀이에도 주의력이 낮다.
- 직접 얘기하고 있는데 듣지 않는다.
- 쉬운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숙제나 해야 할 일을 제대로 끝내지 못한다.
- 정리하는 것을 제대로 못한다.
- 숙제나 공부 등 노력이 들어가는 일을 피하고, 안 하려고 한다.
- 책이나 가방, 장난감을 자주 잃어 버린다.
- 주의가 산만하다.
- 매일 해야 할 일을 잊어 버린다.
- 앉아 있는 동안 손과 발이 잠시도 가만있지 않는다.
- 자리에 제대로 앉아 있지 못한다.
- 적당치 않은 장소에서 뛰어 다니거나 기어오른다.
- 조용히 놀지 못한다.
- 말을 너무 많이 한다.
-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성급히 대답한다.
-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지 못한다.
- 다른 아이들이 놀고 있거나, 얘기하는데 갑자기 끼어든다.
■ 검사방법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가장 쉬운 것이 부모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이의 생활을 파악하는 것이다. 여기에 교사가 본 것들을 분석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된다.
보다 전문적인 것으로는 ‘토바’(TOVA: Test of Valuable Attention)란 컴퓨터를 이용한 검사법이 있으며, 뇌파검사도 이용된다.
부모들을 위한 조언
일 시킬때 설명·방법 제시
정기적 운동 증상완화 도움
■ 잘못 알고 있는 4가지
1. ADHD는 별게 아니고, 게으름과 수양 부족의 결과다.
물론 아니다. 아이는 이로 인해 심적으로 상당한 고통을 받고 있다. 저스틴 최 임상심리학 박사는 “적지 않은 부모들이 이를 모르고 일방적으로 아이의 잘못만 지적하고, 나아가 매를 드는 경우도 있다”면서 “보다 진지한 자세로 아이의 행동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 ADHD 약은 중독성과 환각성을 가지고 있다.
아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리탈린(Ritalin) 등은 이같은 우려와 전혀 관계가 없다.
3. 육아법이 문제다.
역시 아니다. 이 병은 부모의 잘못된 육아법 또는 다른 실수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유전 가능성이 가장 높을 수 있다.
4. 아이가 성장하면 자연히 치유된다.
막연한 기대일 뿐이다. 성장했다고 이것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미 앞에서 언급했듯이 성인이 돼서도 이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일부는 평생 지니고 살아간다.
■ 무엇을 해야 하나
1. 생활의 틀을 정확하게 만들어 준다.
TV 또는 컴퓨터에 매달리는 시간에 분명한 선을 그어주고, 엄격할 때는 엄격하게, 그리고 자율을 줄 때는 주는 것이 필요하다. 비디오 게임 등은 시각과 청각에 상당한 자극제로 작용하기 때문에 증상을 치료하는데 방해가 된다. 적당한 수면과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한다.
2. 일을 시킬 때는 충분한 설명과 방법을 제시한다.
이 증상을 가진 자녀들은 자신에게 어떤 일이 주어지면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럴 때는 일을 작은 단위로 나누어 하나씩 해결해 나가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지만 부모는 인내를 갖고 하나하나 설명해 주면서 잘한 것은 칭찬을 아끼지 않고, 또 잘못한 것은 반드시 지적해 줘야 한다.
3. 집안 일을 돕도록 유도한다.
쓰레기를 비운다거나 설거지 등을 할 때 돕도록 한다.
4. 정기적인 운동은 증상 완화에 효과가 크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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