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성 파인리지 모기지
미 주택시장은 좀체로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6월중 기존주택의 매매는 486만채(연수치)로 15.5%가 감소하였고 시장에 매물로 나온 주택재고는 449만채로 현재의 매매율을 감안한 경우 공급기간은 5월중 10.8개월에서 11.1개월로 늘어난 상태이다. 주택가격 또한 계속 하락하고 있다. S&P/캐이스쉴러 주택가격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월중 20개주요도시의 주택가격은 1년 전에 비하여 무려 15.8%가 하락하였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현상은 가격하락세가 최근 몇 개월 동안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주택가격이 조만간 바닥을 치고 다시 상승세를 타게 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캐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의 경우2000년 1월 현재의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 당시와 비교할 때 뉴욕지역의 주택가격은 94%정도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가장 커다란 이유는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깨닫도록 한다.문제는 주택가격이 계속 하락할 경우 작금의 경기침체와 금융위기를 좀체로 해결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특히 현재 나타나고 있는 경기침체현상은 종전과는 달리 서민경제에 집중되어 있
다는 점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즉 주택가격의 하락, 유가상승, 식료품가격의 폭등등 3가지의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여 일반소비자들은 삼중고(三重苦)에 시달리면서 옴짝달싹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경제를 조속히 회복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주택시장을 살리는 것, 특히 주택가격의 하락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다. 최근 페니매와 플레디맥에 대한 구제조치나 주택압류(foreclosure)를 최소화시키기 위하여 마련된 연방주택청(FHA) 재융자 프로그램과 같은 구제방안도 따지고 보면 주택가격의 하락을 막기 위한 궁여지책이다.그러나 이같은 조치에 따라 주택가격의 하락이 멈추고 주택매매가 회복되어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주택시장의 회복은 모기지 융자가 용이하여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모기지시장의 상황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모기지 융자에 있어서 종전과는 전혀 다른 세상으로 탈바꿈하였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과연 무엇이 어떻게 변했다는 말인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50만달러짜리 주택을 구매할 경우 미니멈페이먼트만 할 수 있는 페이옵션모기지(Option ARM)을 선택하면 한 달에 내는 모기지 상환금액은 1,430달러정도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요즘에는 똑같은 주택을 구매할 경우라 할지라도 20%에 해당하는 10만달러 정도의 다운페이가 요구되며 약 6.500%의 이자율이 적용되어 월 페이먼트는 2,528달러정도가 된다. 종전에 비하여 월 페이먼트가 77%나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지난 2005년 초 전미부동산협회(NAR)의 연구조사에 따르면 당시 처음 주택을 장만하는 사람들 중 2/3가 10%미만의 다운페이로 주택을 장만하였고 이들 중 42%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다운페이를 전혀 하지 않고도 주택을 장만하였다고 한다. 이는 모기지융자를 얻기가 얼마나 쉬웠는지를 극명하게 나타내준다. 지갑만 가지고 있으면 모기지 융자는 쉽게 얻을 수 있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것은 딴 세상으로 바뀌면서 한동안 크게 유행하였던 서브프라임모기지 및 소득과 자산에 대한 검증을 생략하는 알트에이(Alternate A)모기지등은 거의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고 이에 따라 종전에 모기지 융자를 얻을 수 있었던 사람 중 절반이상은 이제 모기지
융자 승인을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이처럼 모기지 융자가 어려워진 이유는 모기지 연체와 주택압류가 급등하면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면서 주택모기지가 가장 리스크가 높은 투자대상으로 전락하였기 때문이다.
작년 여름 서브프라임사태가 발생한 이후 금융권은 무려 3,500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감수하여야 했다. 이로 인하여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Bear Stearns)는 파산일보직전에 연방은행과 JP 몰건체이스에 구제 조치 당하였고 미모기지시장의 버팀목이었던 페니매와 플레디맥마저도 구제대상으로 전락되고 말았으며 미국에서 가장 큰 모기지은행인 컨츄리와이드가 뱅크오브어메리카(BoA)에 넘어갔고 인디맥(Indymac)은행등 올해에만 벌써 8개의 은행이 망하게 되는 엄청난 사태가 발생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모기지 융자를 손쉽게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자체가 오히려 황당 무개하다고 여겨지게 되는 것이다.
현재로써는 모기지 연체와 주택압류의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기 전까지는 모기지 상황은 나아질 수 없을 것이다. 또한 모기지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주택시장은 물론 주택가격 역시 안정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이후 두 번째의 엄청난 태풍이 몰아닥칠 것이라고 금융권은 불안에 떨고 있다. 여기에서 두 번째의 태풍이란 신용상태가 양호한 사람들에 대한 모기지의 부실화현상을 말한다. 비교적 양질의 모기지로 평가되는 소위 알트에이 모기지의 경우 지난 4월 현재 연체율은 12%로써 1년 전에 비하여 4배나 증가하였고 12조달러에 달하는 주택모기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프라임(우량)모기지의 경우 연체율은 2.7%로 두 배나 급등하고 있다.
이러한 모기지의 경우 연체율이 얼마나 증가하게 될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서브프라임모기지의 연체율 추세를 감안할 경우 향후 1-2년 동안은 모기지연체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이는 앞으로도 매우 험난한 여정이 우리를 기다린다는 것을 말해준다. 모든 것을 보다 보수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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