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이후 미국경제를 개관하여 보면 연 3% 성장 추세 선상에 있어 왔다는 점이 가장 특징이다. 전쟁 등으로 연 6% 이상 고도성장을 이루기도 하고, 마이너스 성장의 경기후퇴기도 있었지만 미국 경제는 연 3%씩 성장해 온 셈이다.
미국 경제의 CEO가 레이건이든 클린턴이든, CFO가 볼커든 그린스펀이든, 년 성장률에 변동은 있을지라도, 결국 연 3% 성장을 한 것이다. 이 점이 현 경기후퇴기에 있는 우리한테는 위안이다. CEO 부시, CFO 버냉키의 노력도 있지만, 결국 연 3% 성장 추세를 보일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반면에 연 3%이상, 예컨대 연 5%, 6% 지속적 성장을 할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의 근거는 희박하다. 이 점도 비즈니스운영자들에게 역시 시사하는 점이다. 미국경제가 지속적으로 연 3%이상 성장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은 공상(castle in the air)이다.
지난 90년대 미국경제는 호황을 누렸다. 20/20식의 후회지만 컴퓨터, 인터넷 덕으로 생산성 증가가 그 기반을 이룬 것으로 착각했다. 이 환상은 미국경제가 연 3% 이상 성장을 하는 ‘신경제’시대가 도래한 것 같았다. 세계경제의 상호의존도 증가에 따른 범세계적 ‘신경제’라고 생각했었다.
이 버블을 겪은 뒤에도 얻어야 될 교훈은 앞의 미국 경제가 지금까지 보여왔던 근본적 특징에 대한 재인식이었다. 그러나 전문적 논의는 ‘조자룡의 헌 칼’인 생산성 ‘측정’문제에 국한된 인상이었다.
경제성장을 사람 입장에서 정리하면, 같은 사람이 더 많이 생산하거나 또는 더 많은 사람이 생산하면 이루어진다. 전자는 생산성이 증가한 것이고, 후자는 노동자 수나 노동시간이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는 노동시간도 증가하고 생산성도 제고되어 경제가 성장한다.
기계나 공장 등 자본투자도 결국은 노동자의 생산성 증가로 나타난다. 같은 노동자라도 더 좋은 기계로 생산하게 되면 그 생산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비록 외국자본이 미국에 유입되어 자본투자가 이루어지면 미국 노동자들의 생산성은 증가된다. 또한 선진국 중에서는 유일하게 미국은 이민으로 노동자 총 숫자가 증가되어 왔었다.
이러한 미국의 개방성(openness)은 소위 ‘9.11 테러’ 이후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어쩌면 테러리스트들이 직접 뉴욕에 가한 피해보다 9.11이후 미국이 취한 일련의 조치들이 미국 자체에 끼치는 악영향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하다. 아프간이나 이라크 전쟁은 그 직접 결과로 볼 수 있다. 일상에서도 비행기 여행의 불편함, 미국내 외국 유학생 수가 처음으로 줄기 시작한 점 등, 어느 분야에서나 쉽게 지적할 수 있다.
미국경제의 개방성은 ‘기업 실패’에 있어 왔다. ‘미국에서 기업 몰락이 없는 것은 종교에서 죄가 없는 것’이라고 지금까지 미국자본주의를 규정하여왔다. 미국 경제정책의 기조는 금융/재정 정책등 거시경제정책이고, 반독점금지법등 기업간 공정경쟁을 유지할 수 있는 시장조성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이 과정에서 신규 기업의 시장 진입과 실패 기업의 퇴출이 자유로이 보장되었다. 기업이나 산업에 대한 정부 직접개입은 없는 것이다.
70년대 말 논란 끝에 이루어진 크라이슬러 정부 지원이 그 예외였다. 1998 년 Fed의 알선으로 은행들이 연합으로 지원한 헤지펀드 Long Term Capital Management도 큰 논란을 야기하였다.
작금 부동산 시장 침체로, 모기지 융자 업체들도 그 대가를 치루고 있다. 덧붙여서 ‘ 서브 프라임’이라고 자업자득형 대가를 더 치루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개입하여 모기지 융자업체들을 구출해 주고 있다. 모기지 산업이 무너지면 전 금융산업이 무너진다는 우려 때문에.
지난 세기와 같이 미국경제가 21세기도 년 3% 지속적 성장을 할 것인가? 신세기도 이미 7년이 지난 지금, 지수상으로는 그렇게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 그리고 미국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마손시켜서, 미국 경제는 연 2% 이하 저속성장 시대를 열 것이다.
정 요진
USC BEN교수경영학박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