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한 목사, 방탕한 아들
진정한 자녀 교육 의미 돼새겨
많은 부모들은 자녀들을 성공적으로 잘 키울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자녀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마련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맹모삼천의 열성에 못지않게 사랑과 시간을 쏟아부어가며 모든 것을 자녀들을 위해 희생하는 부모도 적지 않다고 알고 있다. 특히 이런 졸필도 매주 가장 바쁜 월요일 아침, 제일 뒤에 숨겨진 교육란을 뒤져가며 읽어주시는 독자들 중에는 특히 많으시다고 믿는다.
그런 부모들에게 남가주 리버사이드에 자리 잡고 있는 하베스트 크리스천 펠로우쉽(Harvest Christian Fellowship)교회를 담임하며 벌써 수 십차례 대규모 집회를 통해 유명한 복음전도자 빌리 그래함(Billy Graham)의 대를 이어받았다고 인정받고 있는 그렉 로리(Greg Laurie)목사의 얘기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변칙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에 영화와 책으로 동시에 소개된 “길 잃은 소년”(Lost Boy)이라는 자서전에서 밝혔듯이, 그는 마치 마릴린 먼로 같은 뇌쇄적인 미인을 어머니로 두었지만 아버지는 없었던 것과 같은 것이, 어머니가 일곱 번 결혼했지만 일곱 번 이혼하고 중간 중간에 걸쳐간 수많은 남친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로리(Laurie)라는 성은 거쳐 간 남자들 중에 그래도 처음으로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었던 자상한 사람으로부터 받은 것이었으나, 그도 어느 하루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이미 남남이 되어있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 날로 “이제는 끝장이 났다”라고 서두는 엄마의 손에 끌려 급하게 하와이로 이사해 가야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성장과정에서 아버지라는 존재는 거의 없었고 엄마는 걸핏하면 집을 비우고, 혹 들어와도 취해서 몸도 못 가누거나 낯선 남자와 같이 들어와 정신없이 희희덕거리거나 아니면 격렬한 싸움으로 어린 그렉을 공포에 떨게 했던 것이다. 이런 그가 어떻게 초대형교회의 담임목사가 되고 당대의 부흥사가 되었나 말이다!
그는 어렸을 때에 마약에도 손을 댔었고 말썽을 하도 피워서 그런 아이들만 수용하는 학교에도 끌려갔었지만 그의 생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그런 와중에서 그의 눈앞에 나타난 친절하고 예쁜 여학생 때문이라고 한다. 그녀를 쫓아가보니 교회였고 그 영유로 일찍 기독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일생의 결정적인 전환기가 되어 주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녀를 키우는데 기독교적인 환경만 마련해주면 자녀들의 성공은 보장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다는 것의 증명이 바로 전주에 있었던 그렉 목사의 큰아들의 추모예배였다. 아버지가 목사인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으니까 물론 순탄한 과정을 거쳤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그는 3년 전부터는 아버지가 담임하는 교회에서 ‘아트 디렉터’라는 직책으로 안정된 삶을 살고 있었지만, 세계적 부흥사였던 빌리 그래함목사의 아들 프랭클린 그래함이 그랬듯이 장기간의 반항기를 거친 ‘돌아온 탕자’였다고 한다. 프랭클린은 오랫동안 모토 사이클 갱의 일원이기도 했던 것에 비하면 그래도 그는 비교적 일찍 아버지 품으로 돌아 왔다고 할 수 있지만,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 그리고 사랑하는 육신의 아버지를 뒤로 두고 먼저 하나님 아버지의 품으로 먼저 돌아가 버렸으니!
그의 아버지 그렉 목사의 성공도 극히 변칙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면이 있지만 또 그런 충실한 일꾼의 아들이 당한 이 이변은 더욱 더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많다. 그러면 이 비극에 대해서 아버지 목사는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
그렉 목사는 마침 작년에 “하나님, 왜요?”라는 책을 출판했는데, 7월30일자의 묵상 란에 그 책의 첫 장에 있는 글로 그 설명을 대신하고 또 그의 심경을 대변하고 있다. 그 앞부분만 소개하면, “왜 하나님은 비극을 허용하실까? 장애아로 태어난 아기, 전쟁, 아무 죄 없이 죽어간 사람들, 그리고 세상에 만연한 불의, 태풍, 전염병, 산불같은 일들이 수없이 일어나고 있는데 왜 이것들을 보시고도 그냥 방관만 하시는가 말이다.” (중략) “내가 이것에 대한 어떤 대답을 시도하는 것 그 자체는 내가 벌써 하나님보다 더 많이 안다고 자부하는 오만 죄를 범하는 것일 것이다. 하나님은 좋은 일만 허용한다고 변명하는 그 자체가 오만인 것은 하나님은 바로 “좋은 일”의 정의가 되시기 때문이다. 그것이 우리에게 일시적으로 어떤 고통이나 불편을 초래한다고 하더라도.”(로마서 8:28참조) (http://www.harvest.org/devotional/에서)
신앙을 가지지 않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얘기인데, 같은 맥락에서 한 가지 더 소개해드리면 탈봇 신학교에 석좌교수로 학생들에게도 아주 존경받던 로버트 소시(Robert Saucy)라는 교수가 있다. 그에게는 남다른 아픔이 있었는데 부인이 앨러지가 심해서 애리조나에서 그것도 공기가 완전 차단된 곳에서 격리생활을 해야만 할 정도로 중증이었고, 사랑하는 딸은 22세라는 꽃다운 나이에 암으로 먼저 보냈다. 그런 그에게 딸을 보낸 지 얼마 안됐을 때 학생들이 물었다. 성경66권중에 어느 책이 제일 좋으시냐고. 잠깐 묵상후 답하기를 “하나님의 말씀이라 다 좋지만 시편이라고 답하고 싶은 것은 시편을 읽으면서 평생 가장 큰 기쁨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가 딸을 잃고 완전히 실의에 빠져 눈물도 말랐을 때였는데 마침 시편을 읽는 중에 하나님이 나를 찾아와서 만나 주셨다. 그런데 그 때의 희열이 얼마나 강했는지 딸을 잃은 슬픔도 잊게 해주셨기 때문이다”라고.
크리스 로리의 명복을 빌고 사랑하는 아들을 먼저 보낸 아버지 그렉 목사와 이와 같은 어려움을 겪은 모든 부모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보낸다.
(213)210-3466, johnsgwhang@yahoo.com
황석근 목사 <마라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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