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욱(논설위원)
일본은 언제까지 한국을 얕보려 하는가. 그 의중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이명박대통령과 일본의 후쿠다수상이 만나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유지해나가자고 한 것이 엊그제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는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하는 주장을 일본의 중학교 교과서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명기했다. 그동안 일본의 주민단체가 독도를 일본 영토라 주장해 왔으나 일본 정부가 직접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학교에 이어 고등학교 교과서 학습요령 해설서에도 명기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그렇게도 독도가 탐이 나는가.
일본은 아직도 제국주의의 망상을 버리지 못했단 말인가. 또 다시 ‘카스라 테프트 밀약’ 같은 것을 체결해 한반도를 삼키려 하는가.
일본이란 나라를 우습게보아서는 안 된다. 뒤에서 뒤통수치는 나라기 때문이다. 일본은 한반도를 36년이나 지배하면서 온갖 만행을 저질렀다. 한반도에서 나는 곡물은 물론 광물과 보물들을 수도 없이 체취 해 자기 나라로 가져갔다. 그뿐만이 아니다. 대동아전쟁을 일으켜 꽃 같은 한반도 처녀들을 일본군위안부로 차출해 일생을 망치게 한 나라다.일본의 한반도 식민지화에는 미국도 일조했다. 강국은 강국을 돕는다.
일본은 1894년 7월 청일전쟁을 시작해 1895년 4월 승리함으로 중국을 한반도 침공에서 배제한다. 1902년 일본은 영국과 러시아의 한반도 지배를 견제하기위한 동맹을 맺는다. 1904년 2월 러일전쟁을 시작해 1905
년 9월 승리한다. 이로 인해 러시아도 일단 한반도 침공에서 배제시킨다.
1905년 7월 일본은 미국과 ‘카스라 테프트 밀약’을 맺는다. 일본은 조선을, 미국은 필리핀을 식민지화하는데 서로 묵인하자는 내용이다. 이로써 1882년 맺어진 미국과 조선과의 협약인 ‘조미수호통상조약’은 물거품이 되어 버린다. 미국과의 밀약 하에 일본은 1907년 정미7조약으로 차관정치, 1909년 기유각서로 조선의 사법권을 강탈한 뒤 1910년 한일합방을 한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란 말이 있다. 일본을 잘 알아야 일본을 이길 수 있다. 일본은 독도 영유권을 얻기 위한 방편 중 하나로 미 의회 도서관을 움직이려 했다. 도서관측은 목록에서 독도란 이름 대신 ‘리앙쿠르 락스(Liancourt Rocks)’로 바꾸려 했다. 리앙쿠르
락스란 조선시대 프랑스 포경선 리앙쿠르호가 독도를 발견해 붙인 이름이다. 다행으로 미 의회 도서관의 이름변경을 하려했던 일은 미주동포들의 노력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이름이 변경되면 독도는 동해의 섬이 아니라 일본해의 섬이 되어버린다. 자연스럽게 독도가 일본에 편입되는 것을 노린 것이다. 일본은 이런 일을 추진하기 위해 보이지 않게 힘을 모은다.
조용히 시간을 들이고 돈을 쓴다. 그들이 어떻게 로비를 하는지 그런 것도 알아야 한다.
미국은 독도 문제에 대하여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땅 문제이니 간섭하지 않겠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과 미국의 관계는 카스라 테프트 밀약을 할 때와는 상황이 많이 변해 있다. 하지만 한반도는 안심하면 안 된다. 언제 어떻게 묘한 방법으로 미국이 일본을 도울는지 알 수 없는 것이 국제외교요 강국은 강국 편에 미소를 흘리기 때문이다.
우방이라 해서 좋은 것도 있지만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국익이 문제될 때는 양보하지 않는 것이 국제외교다. 미국이나 일본은 한국과 우방이다. 그러나 그들이 한국이란 나라가 국익에 위배된다고 할 때 언제 우방의 틀 안에 있으면서도 왕따를 놓을지 모르는 일이다. 독도 문제도 그중의 하나라 볼 수 있다. 미국은 국익에 연관된 쪽으로 기울어질 것이다.
한국은 일본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일본은 소리 없이 한국을 야금야금 갉아먹는 나라다. 지난 42년 동안 한국의 일본에 대한 무역수지적자는 3282억 달러나 된다. 금년 상반기 무역적자만 해도 170억 달러다. 한일수교가 발효된 1965년부터 지금까지 한국은 수출로 번 돈을 모두 일본에 퍼다 준 꼴이 되고 있다. 이렇게 소리 없이 한국을 먹어가는 나라가 일본이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고 주장하는 이면에는 음모가 있다. 한인들의 분노를 자극해 전 세계에 문제를 야기 시켜 국제사법재판소에 독도의 영유권을 제소할 명분을 찾으려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규탄은 규탄대로 하되 구체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번 일본군위안부 결의안이 미 국회에 상정하는데 동포들의 큰 힘이 발휘됐듯이 서명을 받는 등, 차분히 냉철하게 대처해 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힘을 길러야 한다. 한국이 일본보다 강하다면 일본은 절대로 이 짓을 못한다. 일본은 뒤에서 뒤통수치는 나라다. 안심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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