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태(시인)
한국사회에서 쏟아지는 컴퓨터의 댓글을 보니 마음이 저리다. 국민을 총동원한 대선거에서 과
반수 이상의 득표로 당선되어 대통령이 된 이명박 신임 대통령을 두고 “”맹박이, 맹박이”
하고 부르지를 않나 “경제 대통령 좋아하네. 경제 대통령이 뭐꼬! 갱제지 갱제!” “맹박의 그 얼굴을 잘 보게. 생김생김이 상스럽기 그지없지 않은가 이 말이다! 거기에다 하는 행동이라고는 그게 어재 대통령의 행동이라냐?”댓글을 보면 그 내용이 참 많다. 자유 민주주의를 갈구하더니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는 잘 몰라도 자유만큼은 실로 만끽하는 듯 하다. 잘났던 못났던 자식이 아비를 비웃고 모욕을 하면 그 집안은 아무도 존경하고 바라보려 하지 않는다.
미국의 현 대통령인 부시를 두고 부시시한 부시라고 비웃지는 않는다. 손을 흔드는 모습이라던가 걷는 모습을 두고 “별 수 없는 텍사스 촌놈”이라고 비하하지도 않는다. 일으키지 않아도 될 이라크의 전쟁이라던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두고 정책상 열띤 논쟁은 있어도 대통령의 존재와 대통령의 가치를 무너뜨리려 하지 않는다.대통령이 된지 이제 겨우 백일을 조금 넘겨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가늠하기도 마음이 바쁜 처지이고, 나라의 운영을 누구와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인 구상도 하기 전에 대통령 자격이 없느니 경제를 살려놓지 못했느니, 무능하다느니, 국내의 축산업은 다 죽이고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수입하는 것처럼 밤이면 밤마다 사람들이 모여 촛불을 들고 시위를 하며 심지어는 이명박 대통령의 퇴출까지 외쳐대니 누가 뽑은 대통령인지를 모르겠다.
인간사회에서 인간의 사회의식이 제대로 정립이 되어있지 못하면 그 나라는 밝은 미래가 없는 짐승의 나라가 된다. 2차대전이 끝나고 일본이 무조건 항복을 했을 때, 미국은 일본이란 나라의 무장해제를 시켰다. 그러니 약기로 이름이 난 일본은 국방비에 들어가는 예산을 경제발전을 도모하는 데에다 썼다. 일본은 자연히 잘 사는 나라가 되어 신발 꿰매는 사람, 이발사, 그 때 말로 식모들, 역 앞에서 신문을 파는 사람들까지 만원사례를 할 만큼 한국으로 관광을 왔다.
서울 장안에는 기생이나 술집여자들이 할 짓, 못할 짓으로 일본사람들을 밤낮으로 극진히 대접을 하면서도 일본사람들을 가리켜 짐승이라고 했다. 갑자기 돈은 많아졌지만 일본사람들의 의식수준은 여색이나 탐하려 기생관광이나 다니는 짐승으로 보였던 것이다.대전이 끝난 후, 폐허의 일본에서도 미군을 상대로 해서 돈을 벌어들이는 여자들이 많았다. 일본정부에서는 그들을 가리켜 외화벌이의 역군이라고까지 추켜세운 웃음거리도 있었다. 한국에서의 발자취도 일본과 다를 바 없었다. 사람들이 빚을 지고 살던, 그야말로 벌이가 좋아서 여유 돈을 흥청망청으로 써도 좋은지 해외관광이 아니면 여행이 아니라고 태국으로, 괌으로, 중국으로, 필리핀으로 줄줄이 나간다.
미국으로 여행을 해보았자 경비도 만만치 않을 뿐더러 남자들에게는 별반 재미가 없는 곳이라 태국이나 필리핀, 아니면 중국으로 나가는 것이겠지만 사실은 사람들의 의식수준이 60년대 초 일본사람들의 동물적 의식수준과 다를 바 없는 의식으로부터 오는 결과일 뿐이다.
한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해외관광으로 뿌리는 돈으로도 큰 폭으로 한 몫을 한다고 하니 과히 일본의 뒤를 따라가는 나라임에는 틀림이 없다.
바라보고 기다려주는 여유는 조금도 없이 이제 겨우 너댓 달밖에 되지 않은 새 대통령을 두고 경제를 살리지 못했다느니 휘발유 값을 올려 놓았다느니, 농촌경제를 다 죽여놓았다느니, 부패했다느니, 무능하다느니 하는 말과 시위는 지나친 행위가 아니겠는가? 한 마을에서도 나만 있는 것이 아니고 좁아진 세계에서도 한국만 있는 것이 아니다. 흐트러지고 속된 자유는 알고 진정한 민주주의는 모르는 백성들이 떼거지로 몰려다니면서 “맹박이, 맹박이” “맹박이 물러가라!” 아우성을 치는 몰골이 아닌가 싶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 기다려 보아야 한다. 경제 선진국으로 가는 나라의 의식수준이 의식 후진국으로 남아서야 스스로 부끄럽지 않겠는가! 우리가 우리의 대통령을 높이지 않으면 전세계의 국가들은 우리 민족을 내려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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