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중 셀폰 금지
주의 집중력엔 한계… “사고 위험은 여전”
7월1일부터 캘리포니아에서는 운전 중 핸즈프리 장치가 없는 셀폰 통화 금지법이 시행돼 운전시 셀폰 사용으로 인한 자동차 사고가 줄어들 것이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핸즈프리 셀폰 사용 역시 그냥 전화기를 귀에 대고 통화하는 것만큼이나 위험해 교통사고 예방 효과는 미지수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여러 연구조사들에 따르면 핸즈프리 역시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라는 것. 운전시 전화통화를 한다든지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하는 것은 결국 뇌에 과부화를 일으켜 운전에 집중을 못하게 되고 주의력과 인지능력을 떨어뜨려 역시 교통사고위험에서 안전할 수 없다는 얘기다.
헤드셋·스피커 갖춰도
멀티태스킹은 마찬가지
브레이크 반응 모두 더뎌
통화중이나 끊은 직후도
사고 확률 평소의 4배나
■ 핸즈프리 셀폰 통화, 음주운전보다 더 위험하다
운전시 귀에 대고 하는 셀폰 통화는 금지됐지만 헤드셋이나 스피커, 핸즈프리 기기 장치는 운전 중이라도 통화할 수 있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새 법안이 도로 안전을 조성하고, 자동차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여러 연구조사에 따르면 핸즈프리도 역시 위험하다는 분석이다. 운전하면서 셀폰 전화기에 손을 대지 않는다고 해서 위험요소가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이 한꺼번에 여러 일을 처리하는 멀티태스킹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운전과 셀폰 사용을 함께 하면 결국 그 한계를 초과하게 된다. 핸즈프리라도 운전시 통화는 결국 주의력이 산만해져서 운전이 위험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셀폰 사용과 운전에 관해 여러 연구논문을 발표한 바 있는 유타대학 데이빗 스트레이어 심리학교수는 운전하면서 셀폰 통화하는 것은 음주운전보다 더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2005년 ‘휴먼 팩터’(Human Factors)에 발표된 스트레이어 교수 연구논문에 따르면 41명의 성인 운전자를 대상으로 모의테스트를 해 본 결과 운전 중 전화사용은 핸즈프리나 손에 들고 하는 셀폰 사용이나 모두 위험 발생 시 브레이크를 잡는 데 반응속도가 혈중농도가 법적 기준치를 넘은 음주운전자들보다 18%나 더 느리게 나타났다. 따라서 추돌사고 위험도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셀폰 통화를 하면서 운전하면 더 느리게 갔던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자들은 취하지 않고 셀폰도 없는 상태, 법적 기준치보다 적게 칵테일을 마신 경우, 손에 전화기를 들고 셀폰 사용, 핸즈 프리 셀폰 사용 등 여러 그룹으로 나눠 조사됐다. 이중 특히 셀폰 사용 운전자들은 느리게 운전했는데 이는 교통 정체 현상을 더욱 가중화시킬 수 있다.
올해 초 스트레이어 교수가 발표한 또 다른 실험결과에서도 36명의 유타대학 학생들이 시뮬레이션 운전대에 앉아 가상 주행을 한 결과, 핸즈프리를 사용한 통화라도 운전 중 셀폰 사용은 원활한 교통 흐름을 방해하며, 교통 트래픽을 더욱 느리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핸즈프리든, 손을 대고 하는 셀폰 통화든지 간에 운전자들은 차선 변경을 하지 않았으며 전체 평균 속도도 낮게 나왔다.
‘운전중 통화’ 음주운전만큼 위험
핸즈프리 주변기기 만지는 등 주의산만으로도 사고 유발
스트레이어교수는 “운전 중 셀폰 사용은 트래픽을 일으키며, 교통 정체 구간을 더욱 막히게 할 수 있다”며 “핸즈 프리 사용은 더욱 트래픽을 늘릴 전망”이라 지적했다.
유타대학의 2006년 연구조사에서도 핸즈프리장비로 운전 중 셀폰을 사용할 경우 셀폰을 직접 귀에 대고 통화하는 것이나 혈중 알코올농도 0.08% 상태로 운전하는 것과 비교해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인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또한 독일 연구팀은 운전 중 셀폰 통화는 그냥 운전만 하는 사람에 비해 핸들 조작 실수, 급브레이크, 신호 및 차선 위반 등을 일으킬 확률이 30배나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셀폰을 사용하는 20대 운전자의 반응속도는 셀폰 사용을 하지 않는 70대 노인의 반응 속도와 비슷했다고 보고됐다.
지난 2005년 호주 연구팀이 영국 의학 저널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셀폰 사용 때문에 교통사고로 입원한 환자 4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운전 중 셀폰 사용은 핸즈프리든지 손에 들고 하는 통화이든지 결과는 같았다. 연구팀은 운전 시 셀폰 사용은 교통사고가 날 확률이 4배 이상 높아졌으며 핸즈프리 역시 안전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손에 들고 하든지, 핸즈프리든지 간에 모두 운전 중 전화하는 내내, 그리고 통화를 끊고 나서도 10분 안에 사고 날 확률은 4배나 높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타 대학의 시뮬레이션 운전 실험 모습. 연구팀에 따르면 핸즈프리로 운전해도 음주운전보다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제공 University of Utah)
■ 운전 시의 멀티태스킹 능력
운전자가 안전하다고 생각해도 전화걸기, 응답하기, 걸려온 전화 듣기 등은 모두 운전 중 위험한 요소들이다.
아무래도 운전하면서 다른 사람과 통화를 하게 되면 운전자의 주의력과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이 줄게 된다. 물론 사람은 멀티 태스크 능력, 즉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제한적이다. 운전시 셀폰 사용도 마찬가지.
대개 사람들이 운전 중 셀폰 통화가 별거 아닌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운전하면서 전화통화하기 같은 멀티태스킹을 생각하는 것만큼 잘 하지 못한다.
지난 4월 ‘브레인 리서치’에 발표된 카네기 멜론 대학 연구팀의 운전과 듣기에 관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운전에만 집중하는 사람은 별 문제 없었지만 운전을 하는 도중 듣기(listening)가 추가되면 운전을 제대로 잘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9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운전과 듣기를 하는 것을 시뮬레이션으로 운전하게 해 기능 자기공명영상(fMRI) 등의 장비를 통해 뇌기능을 평가해 본 결과, 별다른 방해 없이 운전만 했을 때는 뇌의 두정엽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정엽은 공간 인지 능력, 거리계산, 자신이 어디쯤 있는지 인지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하지만 운전 중 듣기가 추가됐을 때는 혈액 순환이 뇌의 언어 담당 파트로 쏠리면서 두정엽 기능이 40%나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운전 중 듣기를 했을 경우 옆길로 가는 등의 운전부주의 현상도 50%나 증가했다.
연구팀의 실험은 시뮬레이션으로 다른 차가 레인에 끼어들거나 아이들이 노는 곳이나 공사 현장이 있는 곳도 아닌데도 운전 부주의 현상이 나타났다.
듣기만 해도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데 운전도중 셀폰 통화는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듣기도 힘든데 말하기는 더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셀폰을 손에 쥐거나 핸즈 프리로 이용하든지 상관없다는 것.
또한 새 법안이 발효되면서 핸즈프리에 관한 새로운 주변 기기들도 늘어나 이에 대한 사용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더욱 신경을 써서 교통사고율이 더 높아질 것이라도 보는 견해도 있다.
<정이온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