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 곰팡이 먼지 뿐 아니라
항균기능 믿었던 제품까지
오히려 건강에 해 되기도 해
부엌 싱크대·장난감 박스나
옷장·침대·잔디밭등 청결히
건강의 첫걸음은 위생이다. 손만 깨끗하게 잘 씻어도 감기나 식중독 등 웬만한 질환은 예방할 수 있다. 신생아가 있는 집의 경우 비싼 청소기를 구입하는 등 청결유지에 더욱 신경 쓰게 된다. 비단 신생아가 있는 집뿐 아니다. 집안 곳곳에 생각지도 못한 곳이 건강을 위협하는 곳이 될 수 있다. 세균과 곰팡이, 먼지 등만 위험한 것이 아니다. 항균 제품이나 건강에 도움되리라 여겼던 제품이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무더워지면서 집안 곳곳이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상태가 되고 있다.
녹색의 풀이 풍성하게 잘 자란 잔디밭, 박테리아가 잘 생성될 수 있는 키친 싱크대, 어린이 장난감 박스, 먼지가 쌓이는 줄도 모르는 옷장, 천식과 관계된 침구 및 침대, 홈 오피스 등 집안 환경 곳곳에서도 디톡스(detox)가 필요하다. 우리 집 위생상태 점검 및 유해물질은 없는지 한번 점검해보자.
행주·도마 매일 소독이 ‘최선’
먼지와 비듬 쌓이는 베개, 진드기 생겨 앨러지·천식 등 유발
부엌 싱크대는 온갖 세균과 곰팡이가 서식하기 쉬운 곳이다. 항균 화학제품보다는 수시로 끓인 물을 부어주면 살균은 물론, 악취제거도 되고 배수구 막힘 방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1. 부엌 싱크대
주방 싱크대는 곰팡이와 세균이 잘 자라기 쉬운 공간이다. 식사 후에는 곧바로 식기를 세척하는 것이 좋다. 음식물이 묻어있는 그릇에는 세균이 번식할 위험이 높기 때문. 또한 그릇, 도마, 칼 등은 완전히 건조한 상태에서 찬장에 넣어두어야 한다.
행주와 도마는 매일 뜨거운 물로 소독한다. 행주는 용도별로 여러 개를 마련해 사용 후 매일 삶아 소독한 다음 잘 헹궈 짜서 햇볕에 바짝 말린다.
배수구에 쌓인 음식물 찌꺼기는 수시로 비워 세균 번식을 막도록 해야 한다. 식초와 물을 희석해 부으면 악취도 사라지는 효과가 있다. 식초가 악취에 효과 없다면 베이킹파우더를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
기름때 묻은 싱크대나 전자레인지는 밀가루를 뿌리고 마른 행주나 키친타월로 닦아내면 좋다. 싱크대를 다 사용한 후에는 뜨거운 물로 매일 한번씩 소독해 주는 것도 효과 있다.
주방에는 표백제, 암모니아, 타일 세정제 등 온갖 세제를 두게 되는데, 이들 각종 세제 역시 세균만큼이나 위험할 수 있다. 암모니아와 클로린 표백제는 두통, 피부자극, 눈 자극, 호흡곤란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이들 세제를 섞으면 발생하는 기체는 폐 세포조직 및 기능을 상하게 하거나 자극을 일으킬 수도 있다.
세븐스 제너레이션, 바이오클린(Biokleen), 이커버(Ecover) 등 일반세제보다는 덜 화학제품이 들어 있는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욕실도 세균과 곰팡이가 생기기 쉬우며 잔디밭은 건강에 해가 되는 살충제, 제초제로 덮여있을 수 있다.
2. 잔디밭
아이들이 맨발로 뛰놀기도 하는 잔디밭이 무슨 해가 될까 싶지만 별 생각 없이 뿌리는 독성 살충제가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대개 살충제에는 사린의 사촌격이 되는 독성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사린은 독성이 강한 신경가스로 전쟁 때 사용되는 독가스 화학무기로 이용되는 화학물질로 1995년 도쿄 지하철 내 사이비 종교 신도들이 살포해 12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호흡곤란에 빠지는 등 세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잡초를 없애는 제초제 역시 위험하다. 살충제, 제초제 등 잔디밭에 뿌려진 화학물질은 가족에게 발암 물질로 작용할 수도 있으며 신경학적인 질환인 파킨슨병 같은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이 있다.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소아암으로 분류되는 어린이 백혈병이 살충제, 제초제, 모기약 방충제 등 사용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나온 바 있다.
또 살충제 하면 단순히 집 텃밭이나 잔디밭에 뿌리는 것만 생각하기 쉽지만 일반 과일이나 채소를 고를 때 올개닉을 고르는 것도 살충제, 농약 접촉을 피하는 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살충제 및 농약의 오용에 대해 정보를 나누고 적극적인 시민활동을 벌이는 국제적 환경단체인 PANNA(Pesticide Action Network North America)에서는 살충제 사용은 어린이 정신건강에도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살충제에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 또한 살충제를 피할 수 있는 법 등에 관해 더 자세한 정보는 웹사이트 www.panna.org 를 통해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초강력 살충제에도 불구하고 집과 정원에서 생길 수 있는 해충들의 내성이 강해지면서 쉽게 제압하기 힘든 해충들이 늘어나고 있다. 집안에 해충으로는 작게는 개미에서부터 거미, 빈대, 벌, 벼룩, 파리, 머릿니, 모기, 사람을 무는 곤충, 전갈, 진드기 등이 있다. 이들 해충은 피부자극, 앨러지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집안 해충 정보 및 박멸에 관한 것은 www. ipm.ucdavis.edu(UC 데이비스 대학 해충 관리 프로그램), www. ipmcenters.org(미 전국 해충관리 센터) 등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어린이 장난감 박스도 늘 위생을 점검하자. 또한 최근에 논란이 된 납과 관련된 장난감은 없는지 살핀다.
3. 장난감 박스
최근까지 납중독 장난감은 큰 이슈였다. 현재까지 21가지 이상 납성분 함유된 장난감이 리콜된 바 있으며, 유명 장난감회사의 리콜은 더욱 부모들의 근심을 불러 일으켰다.
대개 중국산 장난감들이 문제로 납성분이 포함된 페인트로 칠해진 것들이 문제였다.
납중독은 어린이에게 경련을 일으킬 수 있으며 뇌손상 위험이 생길 수도 있다. 더구나 전문가들은 소량이어도 납중독에 노출된 경우 IQ 저하 및 난독증 등에도 영향 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Healthtoys. org나 www.consumerreports.org에서 안전한 장난감을 찾아볼 수 있다. www.cpsc.gov에서는 리콜 리스트를 체크해 볼 수 있다.
너무 밝은 색깔로 칠해진 플라스틱 장난감이나 색깔이 너무 화려한 것은 고르지 않는 것도 한 방법.
자녀가 장난감을 갖고 논 후에는 손을 잘 씻게 한다. 식사 전이나 외출 후 돌아와서는 꼭 손 씻기를 권장한다. 또한 납중독이 의심되면 소아과 의사를 찾아간다.
물로 씻을 수 있는 장난감은 세균 및 먼지 제거를 위해 정기적으로 닦아주는 것도 좋다. 털이 많은 곰돌이 인형 역시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을 수 있어 어린이 천식 및 앨러지의 원인이 될 수도 있어 정기적으로 세탁해야 한다.
표백제·제초제·살충제 인체에 독성으로 작용
집안 프린터의 잉크 카트리지도 폐와 눈 자극
4. 옷장
밀폐된 옷장이나 신발장 역시 공기가 잘 통하지 않고, 먼지가 쌓이기 쉬워 정기적으로 위생을 관리하고 환기를 시켜주어야 한다.
옷장 안에 신문지를 깔아 놓거나 2~3일마다 환기를 시켜 습기나 냄새를 제거해야 한다. 녹차 찌꺼기를 옷장에 넣어두면 악취를 없애는데 도움이 된다. 마시고 남은 녹차 찌꺼기를 말려 옷장 귀퉁이에 걸어두면 강력한 냄새 흡수 효과가 있다. 그러나 나프탈렌 같은 알 좀약 역시 생각지도 못한 독소 물질이 들어 있어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안전하다. 나프탈렌에 들어있는 파라디클로로벤젠이라는 성분은 발암성이 있다고 알려진 물질로 신경계도 자극할 수 있다. 더구나 어린이가 있는 집에서 사탕으로 알고 잘못 복용하게 되면 큰일.
좀약 대용으로는 말린 라벤더, 삼나무 제품 등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다.
5. 침구
일생의 1/3을 침대에서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침대 역시 세균과 곰팡이의 온상이 될 수 있다. 사람의 비듬을 먹고 사는 집 먼지 진드기는 앨러지 비염이나 기관지 천식 등 앨러지 질환의 대표적이 요인이다. 또 아토피성 피부염 등 피부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진드기류나 곰팡이가 번식하지 않도록 하루에 최소 한차례 이상, 오후 3시경을 전후로 햇볕에 침대 커버, 이불, 베갯잇 등을 널어 일광소독을 시키는 것이 좋다. 또한 최근에는 대개 침대 매트리스에 포함되는 PBDEs(polybrominated diphenyl ethers) 성분이 독성물질 논란이 되고 있다. PBDEs는 매트리스의 화재위험을 막아주기 위해 방염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화학물질로 유럽에서는 2004년부터 금지해오고 있다. 물론 PBDEs의 유해논란은 현재 다각도로 연구 중이다. PBDEs는 PCBs(잔류성 유기 오염물질)과 비슷한 구조. 때문에 PCBs 처럼 발암물질, 면역계 손상 등과 관련해 여러 각도로 연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2003년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텍사스 거주 여성의 모유에서 유럽에 사는 여성보다 PBDE 수치가 10~100 배나 높았던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매트리스 역시 오개닉 제품이 나오고 있는 상황. 하지만 대개 제품이 고가라 섣불리 선택하기가 곤란하다. 이에 대한 정보는 www. thecleanbedroom.com, www. organicmattressstore.com
6. 홈 오피스
카피 머신 토너나 팩스 머신 잉크 카트리지 등이 건강에 해가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 제품은 폐와 눈을 자극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반영구 마커펜, 살충제에서 나오는 가스, 합판 보드에서 나오는 포름알데히드(방부제 또는 소독제) 향 등 역시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빌딩 질환 증후군(sick-building syndrome)도 있다. 환기가 잘 안 되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장인에게 나타나는 두통, 현기증, 피로 증상을 말한다. 만약 홈 오피스를 꾸며놓았다면 창문이 달린 환기가 잘 되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카피 및 프린트 머신은 너무 자주 사용하지 않도록 하며 절대로 침실에 두지는 않는다. 또한 컴퓨터, 카피 머신 곁에는 화학물질을 제거해주는 식물을 함께 둔다.
주방, 욕실 등은 물 사용이 잦아 세균과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 손쉬운 세제 사용은 되도록 줄이고, 뜨거운 물, 식초, 베이킹파우더 등을 이용해본다.
공기 정화제가 되는 식물들
-아레카 야자(Areca palm): 공기 크실렌(xylene) 같은 유해물질을 제거해주는 기능이 있다. 또한 실내 습도 유지에도 좋다.
-보스턴 줄고사리(Boston fern): 방부제인 포름알데히드 등을 제거해주는 역할을 한다.
-잉글리쉬 아이비(English ivy): 각종 클리너나 방향제, 가구 광택제 등에 함유돼 있는 벤젠 등을 제거해주는 효과가 있다.
항균제품이 되레 독?
일상생활에 편리하고 건강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항균제품. 하지만 이들 안티-박테리아 제품 역시 해가 될 수 있다. 최근에는 각종 비누, 치약, 미용용품 및 세탁비누 등에서 안티-박테리아 제품이 아닌 것을 찾기 더 어렵다. 하지만 안티-박테리아 제품에 들어 있는 항균물질인 트리클로산(triclosan)은 건강 및 환경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리클로산 제조과정에서도 맹독성 다이옥신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몸에서 분해되면 발암물질로 알려진 폴리염화 페놀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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