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시는 어머니 거동하시는지…”
와이오밍주 코디에 사는 린 피텟은 매일 아침 첫번째로 하는 일이 컴퓨터 앞에 앉아 수백마일 떨어진 미네소타주에 사는 어머니 헬렌 트로스트(88)가 침대에서 일어 나 약을 먹고 집안에서 움직이고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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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거나 안움직이거나 센서 작동… 사고나 질병의 위험 예방 효과
기본 패키지 사용에 월 50~85달러, 혈압·체중·호흡 측정장치 달수도
작년 여름에 남편이 세상을 떴지만 36년간 살아온 자기 집에서 계속 살기를 원했던 트로스트는 입주 도우미도 들이고 싶지 않고 운전도 못하는데 노화에 따라 시력이 감퇴했고 발작, 기억력 상실,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약을 먹고 있다.
피텟과 그 여동생처럼 나이든 가족의 안전을 위해 모션 센서와 원격 감시 시스템을 설치하는 사람들이 아직은 소수지만 점점 늘고 있다. 벽에 부착된 센서는 트로스트가 침대에서 일어나서 약장 앞에 멈춰 섰는지를 가리키며, 사고나 질병의 위험이 있는 일상에서의 일탈을 딸들에게 경고해 줄 수 있어 매일 아침 전자보고서가 새로 올라온다.
이런 감시 시스템은 아직 많이 설치돼 있지 않다. 어떤 노인에게는 프라이버시가 문제고 트로스트가 사용하는 모션 센서와 원격 감시 시스템 같은 기본 패키지 사용에 월 50~85달러의 비용이 든다. 그보다 더 포괄적인 패키지에는 혈압, 체중, 호흡 측정 장치도 포함돼있다.
노화 전문가들은 이런 시스템이 7,60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 붐 세대가 신체 장애, 당뇨병이나 시력 상실 같은 조건 때문에 독립적으로 살기 힘들어지는 나이가 되면 흔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65세 이상 인구는 현재 4,000만명 정도지만 연방 인구통계국에 따르면 21세기 중반에는 두배이상인 8,700만명쯤으로 증가한다.
현재 연방 건강보험은 그런 장치에 대한 혜택이 거의 없다. 하바드 공중보건대학원 교수로 그런 테크놀로지의 실행 가능성 연구를 공동으로 한 제레미 노벨 박사는 “지금은 시작 단계지만 2~5년이 지나면 채택이 크게 늘어날 것이고 10년이 지나면 널리 보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다.
계속적인 노령 인구의 증가로 기존의 노인들을 위한 각종 시설은 모두 점거될 것이므로 필요하거나 원한다고 누구나 짜임새있는 보호를 받을 수는 없게 된다. 노화 전문가들은 모션 센서와 다른 하이텍 장치들이 그 헛점을 메워 노인들이 자기 집에서 더 오래 독립적으로 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현재 400만명이지만 2050년께는 세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알츠하이머씨 병 환자들 역시 일상에서의 일탈을 알려주는 모션 센서나 약을 제대로 먹었는지 추적하는 장치, 비상호출 단추 같은 테크놀로지의 채택을 부채질 할 것으로 기대된다.
노벨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독립적인 생활을 하도록 버팀목이 되어주는 테크놀로지는 적절한 연구 자금 및 보험 혜택 같은 다른 인센티브를 기다리는 상태로 대량으로 보급되려면 앞으로도 몇년은 더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무선 센서와 기온, 조명, 가전제품을 조종하는 장치, 정교한 의료감시장치를 포함한 하이텍 장비들을 가정에서 사용하는 실험은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고 일부 의료보호 제공자들은 고객에게 필요한 장치들을 마련해주기 시작했다.
필라델피아에서 2,000명 가량에게 의료보호를 제공하는 ‘뉴코틀랜드 엘더 서비시즈’는 2006년 일년동안 혼자 사는 환자 33명에게 조기 의료 개입을 요하는 건강및 생활 패턴의 변화를 추적하는 원격 탐지기를 설치해줬다.
그 환자들중 한 명인 클리오라 콜리(77)는 은퇴한 약국직원으로 당뇨병으로 한쪽 다리를 잃고 휠체어를 타고 있다. 자기 집에서는 계단을 오르내릴 수 없어 2년전 시설로 노인 아파트로 옮겼다. 아파트에는 손목만 넣으면 자동으로 혈압을 체크해 그 결과를 감시 센터에 보고하는 기계가 있고 방마다 센서가 달려 있어 그녀의 움직임을 추적하며 도움이 필요할 때 부를 단추도 있는데 지난 4월, 넘어지면서 사용했다. “혼자지만 완전히 혼자는 아니란 걸 알지요”
뉴코틀랜드는 건강보험회사 및 홈헬스 기관들과 제휴하여 앞으로 6년동안 1,000명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료 감시 장치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노인 집안에 감시장치 설치를 방해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인터넷 같은 일상적인 테크놀로지에 익숙지 않은 노인들이 갖는 저항감이다. 트로스트의 경우도 그랬다. 처음엔 전자 장치에 둘러싸여 지내는 것이 혐오스러웠지만 살다보니 전혀 방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AARP 조사에 따르면 노인들은 집에서 하이텍 장치를 사용하고 한 달에 50달러쯤은 낼 용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보건연구소 산하 국립노화연구소도 노인들의 활동 수준을 분석하기 위한 비디오 데이타 수집 장치를 개발하는 사업가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미래의 테크놀로지에 대한 탐구를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비는 ‘인텔’ 같은 민영회사에서 나오고 있다. ‘인텔’은 병원 예약이나 투약 시간을 차고 있는 사람에게 진동으로 알려 줄 ‘기억 팔찌’ 같은 장치를 개발하고 있으며 센서를 카펫에 집어 넣기, 넘어지지 않도록 걸음걸이에 생긴 변화를 측정하는 센서 같은 것도 실험하고 있다.
노인용 테크놀로지의 시장 가능성을 인식해 ‘GE 헬스케어’, IBM, ‘메드토닉’을 포함한 수십개 회사들은 2년전 노인들을 도울 제품 개발을 위한 ‘컨티뉴아 헬스 얼라이언스’를 조직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모든 노력을 다 합해도 미국은 이미 독립생활용 테크놀로지 개발에 15억달러를 쏟아 부은 유럽에 비하면 크게 뒤져 있는 상태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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