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파상풍·대상포진·폐렴·B형 간염·자궁경부암 백신 등…
‘예방접종’ 하면 어린이나 유아들만 맞아야 하는 것으로 생각되기 쉽다. 하지만 어른들에게도 필요한 백신이 있다. 또 어린 시절 예방접종을 맞았거나, 질환을 앓았어도 나이가 들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독감 백신뿐만 아니라 파상풍, 대상포진, 폐렴, B형 간염, 또 최근에 나온 자궁경부암 백신까지 성인에게도 해당되는 예방접종들이 있다. 성인에게도 필요한 백신은 어떤 것이 있는지 건강 잡지 ‘헬스’(Health) 최신호를 통해 살펴보았다.
어릴 때 맞았어도
면역력 떨어지게 돼 필요
수두 접종 안맞은 여성
임신하기 전 꼭 맞아야
해외 여행 경우에도
독감·뇌염 등 접종 권장
■백일해(Whooping Cough)
기침이 발작적으로 너무 심하고, 오래 지속된다면 천식이 의심되지만 백일해 가능성도 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린 시절 백일해 예방 접종을 맞는다. 하지만 최근 1970년대 발병률이 현저하게 낮았던 백일해의 발병률이 다시 크게 증가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어린 시절 초기 백신을 맞은 성인이라도 백신 효력이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어렸을 때 백일해 예방 접종을 맞은 성인이라도 면역을 위해 백신을 또다시 맞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백일해 예방주사 재접종을 맞은 성인은 고작 2%에 불과하다.
백일해의 특징은 발작적인 기침이다. 기침으로 호흡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특히 성인의 경우 백일해를 만성 기관지염이나 천식으로 오해해 잘못 진료하거나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다행인 것은 파상풍, 디프테리아(tetanus-diptheria, Td) 예방접종을 10년마다 정기적으로 맞은 경우라면 따로 백일해 예방접종을 할 필요는 없다. 백신 제약회사에서는 백일해 예방효과 성분도 함께 Td 백신에 포함시키기 때문. 다만 다음 번 Td 예방 접종을 하게 될 경우 백일해 예방백신이자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신인 Tdap을 맞으면 된다.
청소년 이후 Td는 매 10년마다 1회 접종을 받도록 권장되고 있다. 만약 정기적인 예방주사 맞기를 빼먹었을 경우 주치의와 상의해본다. 또한 마지막으로 Td 예방주사를 맞은 후 2년 정도 지났다면 Tdap 백신을 또 맞아도 괜찮다. 살고 있는 지역에 백일해가 유행하고 있다면 최대한 빨리 맞는 것이 늦게 맞는 것보다 낫다.
또한 4~6세에 Tdap을 접종하고 수십년이 지나면 백일해에 대한 면역력이 60% 이하로 떨어진다.
■수두(Chicken Pox)
출산 가능한 여성 중 90% 이상은 어린 시절 수두 백신을 맞았기 때문에 수두에는 면역력이 있다. 하지만 수두 백신을 맞지 않은 여성은 임신하기 전 꼭 수두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임신 중 수두에 걸리면 기형아 출산 위험이 높기 때문. 특히 임신 8~20주에 수두에 걸릴 경우 태아의 피부, 팔다리, 눈, 뇌에 손상을 줘 팔다리 기형이나 저체중아, 안구가 작은 소안구증, 뇌피질 위축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수두 백신으로는 지난 1995년 FDA의 승인을 받은 머크사의 배리백스(Varivax)가 있다. CDC에서는 임신 전 수두 백신을 맞을 경우 적어도 1개월이 지난 후에 임신을 시도할 것을 당부했다. 배리백스 백신으로 태아에게 바이러스 감염위험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두 합병증은 어린이보다는 성인에게 더 빈번하고,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합병증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폐렴, 뇌염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한 수두에 걸렸던 환자들은 대상포진에도 잘 걸릴 수 있으므로 사전에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두는 물방울 모양의 수포성 발진이 온 몸에 생기는 바이러스 감염 질환이다. 유치원, 데이케어 교사들도 자주 걸릴 수 있다. 5~9세 어린이에게 빈번하게 발생하며 건강한 어린이는 보통 감염 후 1주일 정도가 지나면 저절로 치유된다. 어렸을 때 수두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던 경우라면 성인이 돼서 걸리기도 한다.
한편 수두 예방접종은 성인이라도 대개 건강보험으로 맞을 수 있다.
대상포진은 수두를 앓았던 적이 있는 경우 걸릴 위험이 높다. 60세 이상이면 백신을 꼭 맞도록 한다.
■대상포진
어릴 때 수두에 걸린 경험이 있다면 대상포진에 걸릴 위험이 상당히 크다. 몸에 잠복해 남아 있던 수두 바이러스인 바리셀라-조스터 바이러스가 각성해 생길 수 있는 것이 바로 대상포진. 대상포진을 앓고 있는 성인 약 50%가 50대로 50대 이상에서 주로 발병한다.
또 증상도 감기와 유사해 초기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상포진은 대부분 한 달 이내 낫지만 환자 10명 중 1~2명꼴로 ‘포진 후 신경통’으로 고생할 수 있다. 신경통 증세가 나타나면 대상포진이 치료된 후에도 몇 주 또는 몇 개월, 몇 년간 신경통이 계속 된다. 이 후유증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위험이 크다.
한편 최근 FDA에서는 대상포진 백신으로 조스타백스(Zostavax) 백신 판매를 승인한 바 있다. 바이러스성 피부질환인 대상포진의 재발을 막는 백신으로 과거 수두가 발병했던 60세 이상 성인에게만 사용할 수 있다.
대상포진은 최근에는 발병 연령이 낮아져 20, 30대 젊은이에게서도 많이 발병되는 추세다.
현재 보험회사들은 60세 이하의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커버하지 않고 있다. 병원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예방접종을 맞는데 드는 비용은 150~200달러 정도 든다. 수두를 앓은 경험이 있다면 꼭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맞는 것이 안전하다.
아기나 어린이만 예방접종을 맞아야 하는 것으로 흔히들 알고 있지만, 아기 뿐 아니라 엄마도 백신을 맞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홍역, 유행성 이하선염
홍역-유행성 이하선염-풍진(measles-mumps-rubella, MMR)백신의 경우 어린이는 꼭 맞아야 하며, 어른이 돼서도 재접종을 받아야 한다.
볼거리로 불리는 유행성 이하선염은 한번 보다는 두 번 맞으면 효과가 더 좋다는 연구가 나오기도 했다.
현재 미국에서 유행성 이하선염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 2006년에는 6,584명이나 발병했다. 당시 미 중서부에서 가장 많이 유행했으며 캐나다, 메인주 등으로 퍼지기도 했다.
발병하면 굉장히 아프고 환자에 따라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목 주변 귀밑샘이 부풀어올라 ‘볼거리’로도 불리는데, 여성에 따라 난소염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드물게는 합병증으로 심각한 뇌염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CDC는 모든 성인은 홍역 예방 접종을 맞았는지 어린 시절 앓았던 경험이 있었는지 체크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57년에서 1967년 사이 태어난 사람들은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거나 예방 접종을 했어도 효과가 떨어졌을 수도 있다. 한국에서는 1980년대부터 예방접종을 시작했기 때문에 1970년대 이후 태어난 사람 중에서 어려서 홍역에 걸린 적이 없거나 예방 접종 후 10년이 지나 면역력이 떨어지면 홍역에 걸릴 수도 있다.
한편 보험이 있는 경우 홍역 예방주사는 대체로 커버가 되는 편이다.
■B형 간염
B형 간염은 간경화,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다. 백신으로는 리콤비백스(Recombivax) HB 또는 엔제릭스-B(Engerix-B)가 있다. 특히 한인의 경우 자신이 B형 간염 보균자인지 꼭 한번 검사하는 것이 좋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7만8,000명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약 5,000명이 B형 간염에서 간경화, 간암으로 발전해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암 환자의 80%가 B형 간염에서 발전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감(Flu)
10~12월 늦으면 1월에도 독감 예방접종을 하게 된다. 독감이 집중적으로 유행하는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2개월 전에 예방주사를 맞아두어야 항체가 생겨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이나 임신부, 만성질환자 등은 독감 시즌에 맞추어 꼭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특히 50세 이상, 천식환자, 당뇨환자 등은 독감 예방접종이 권고된다.
최근에는 독감백신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균인 ‘MRSA’로 불리는 메티실린 내성 황생 포도구균 감염 위험을 줄일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독감 백신을 맞는 게 좋다는 데 더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밴더빌트 의대 연구팀은 최근 연구보고서에서 MRSA 균은 독감으로 약해진 폐를 적극 공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성행위를 시작하면 남녀 또는 연령을 불문하고 HPV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성이 있다. HPV 백신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가다실.
■인간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알려진 HPV는 사실 흔한 바이러스 중 하나다. CDC가 지난 2005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0만명의 미국인이 HPV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HPV는 다양한 유형으로 존재하며, 일부는 유해하지 않다. 대부분 저절로 없어지지만 유형에 따라 자궁경부암, 성기 사마귀, 전암성 병소인 용종으로 발전할 수 있다. 하지만 HPV에 걸려도 징후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백신으로는 지난 2006년 FDA의 승인을 받은 가다실(Gardasil)있다. 여성으로 9세~26세까지 성관계를 갖지 않은 경우라면 맞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26세 이상, 성관계를 경험한 경우라도 일각에서는 맞아도 효과 있다고 본다. FDA가 승인 허용을 한 나이가 9~26세. 최근에는 27~45세까지 허용 연령을 높이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여행자 질병 백신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여행지에 따라 장티푸스, 뇌막염, 일본 뇌염, 독감 등 예방 접종을 하고 떠나는 것이 좋다.
크루즈 배에서는 독감이 자주 발병한다. 알래스카 같은 곳으로 여름 크루즈 여행을 떠난다면 독감 예방접종을 맞고 떠나는 것이 현명하다. 아시아 국가에서는 장티푸스, 일본 뇌염 등 백신에 관해 주치의와 상담해 본다. 중앙아프리카의 경우 뇌막염 위험 지대로 뇌수막염균 예방접종을 맞고 떠나는 것이 현명하다.
황열병 백신은 남미, 아프리카 서부 등을 여행할 때 매우 중요하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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