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병렬(교육가)
누군가가 ‘나는 문제아였다’라고 한다면 여러 가지 반응이 나올 것이다. 어떤 문제아였을까.
지금은 어떤 상태인가 등이 기본적인 질문일 것이다. 이 말을 하는 사람이 문제 어른이 되었을 경우도 있을 것이고, 보통 사람이 되었을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는 특출한 사람이 되었을 경우, 이 말은 생각할 문제를 던진다.한 마디로 문제아라고 하지만 그 종류가 많다. 개인의 행동이 보통 사람들과 다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주위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언어나 행동도 있다. 단체 생활에 순응하지 못하는 경우
도 있다. 때로는 개성적인 발상이나 활동을 이해 못하는 주위 사람들이 문제아로 낙인을 찍는 일도 있다.
그런데 최근 ‘나는 문제아였다’고 말한 이가 있다. 시사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 가장 영향을 주는 100인’에 뽑힌 제프 한씨의 말이다. 누군가가 빠졌다고 하여서 바른 선정이 아니라는 일부의 소리도 들리지만, 한인으로 당당히 명예를 얻은 그이다. 그는 말한다. ‘학교를 여러 번 전학다녀야 할 정도로 문제아였다’고. 그는 공립학교 수업 방식에 적응하지 못했지만 수학에는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고 말한다.
요즈음 필자가 재미있게 보는 것이 있다. 텔레비전 뉴스에서 화면에 손을 대면 필요한 그래프, 지도, 수치 등이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마치 요술을 부리는 것 같다. 그래서 CNN에서는 매직 월(Magic Wall)이라고 부를 것이다. 그것을 볼 때마다 아나운서의 손끝을 예의 주시한다.
화면을 누르는 위치에 따라 나타나는 영상이 다른 것인가. 아니면 내면에 필요한 영상 자료들이 차례로 들어있는 것인가. 때로는 손가락이 닿는 부위에 따라 영상의 한 부분만이 확대되기도 한다. 기계가 어떻게 작동하는 것일까. 이에 관한 의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나는 욕심이 있다. 이것을 교실마다 설치하여서 학생들과 같이 실컷 놀고 싶은 것이다.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그런데 가격이 엄청날 것이다. 현재로서는 구입하는 일이 어렵지만 얼마 있으면 대중화할 것이다. 마치 애플사의 아이폰 발매처럼. 현재로는 정부기관이나 방송사에서만 사용하
고 있다지만 곧 보편화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진다. 이미 한국 방송사에서도 활용하고 있지 않은가.
이것이 바로 제프 한의 작품임을 알고 크게 놀랐다. 그는 이것을 멀티 터치 스크린이라고 부른다. 그의 꿈은 이 기술의 대중화이다.
특히 이 기술이 교육용으로 쓰이기를 원하는 점은 우연의 일치이다. 그는 이 기술을 다방면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다니 그의 다음 발명품을 기대한다.
제프 한의 부모의 교육관은 무엇이었을까. 그의 말에 따르면 두 가지를 강조한 것으로 안다. 하나는 ‘하나를 알면 두 가지를 알도록 노력하라’ ‘설명할 때는 꼭 그림을 그려서 설명하라’ 이런 교훈을 제프 한이 잘 지킨 결과라고 본다. 특히 그림을 그려서 설명하라는 것과 멀티 터치 스크린 발명은 관계가 깊다고 본다. 또한 그 부모들은 제프가 학교생활에 문제가 있었고, 대학 3학년 때 한 인터넷 업체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고 학업을 중단하였지만 묵인하였다. 다른 부모들도 그럴 수 있었을까.
일방적으로 한국 부모들은 이런 큰 뉴스의 주인공을 보고 부러워한다. 그리고 교육에 대한 열의를 한층 높인다. 그런데 대개의 경우 좋은 대학 입학이 그 열쇠로 착각한다. 좋은 대학에만 들어가면 성공에 입문한 것으로 안다. 그러나 실제로 자녀의 꿈과는 거리가 멀고, 창의력 향상
과는 더욱 거리가 멀 경우가 있다. 꿈은 삶의 방향이고, 지식과 기술은 삶의 방법이다.
자녀에게 불어넣어 주고 싶은 것은 삶의 방향을 잡도록 하는 것이라고 본다. 방향을 올바로 정하지 못한다면 좋은 기술을 습득하더라도 삶을 헤매게 된다. 그래서 자녀가 설사 문제아라고 하더라도 그에게 어떤 꿈이 있다면 조용히 지켜보거나 격려할 일이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는 문제아를 방임한다면 부모의 슬픈 착각이라고 본다. 제프 한에게 부탁한다. 교실마다 멀티 터치 스크린을 비치하고 학생과 교사가 신나게 놀 수 있는 발명품을 고대한다고.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