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훈 대뉴욕지구한인보험재정협회 회장
보험을 갖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평소에는 별로 쓸 일이 없다고 생각해 가능한 좀더 싼 보험은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보험업계에 오랜 기간 동안 종사해 온 필자 자신만 해도 보험료를 줄일 수 없나 오목조목 따져 보게 된다. 게다가 보험 종류는 얼마나 많은지 골치가 아프기까지 하다.
자동차를 몰고 다니다 보면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자동차 보험은 물론이고 주택보험과 생명보험, 건강보험, Disability Income, 은퇴 연금, 롱 텀 케어 등 많은 보험과 연금에 가입해야 하고 비즈니스에 필요한 보험도 여러 가지로 나누어져 있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현실로 닥치는 일이 많은 이때 그 어느 것 하나도 불필요한 것이 없기에 누구나 가입해야 하는 것들이다. 어떤 사람은 ‘모르는 것이 약이다’며 보험이나 연금에 소홀하다. 그러나 대부분은 왜 보험료가 이렇게 책정돼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보험 회사만 원망하곤 한다.
우리가 납부하는 보험료에는 우선 유사시에 지급해야 할 배상보험금이 포함돼 있다. 그 다음으로는 보험회사 임직원의 인건비가 포함되고 운영비도 보험료에 포함돼 있다.보험회사는 기본적으로 가입자가 낸 보험료를 가지고 운영하게 되어 있다. 물론 보험료를 가지고 다른 곳에 투자해서 생긴 이익으로 자산을 만들기는 하지만 여전히 보험회사의 기본적인 자
산은 가입자의 보험료이다. 그런데 은행은 고객이 낸 돈에 이자만 보장해 주면 되지만 보험회사는 많은 경우에 있어서 가입자가 낸 돈보다 몇 배에서 수백 배에 이르는 보상을 해 주기도 한다.
따라서 보험회사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수익성이 좋을 수가 없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손해 볼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9.11 테러 이후 수많은 화재보험회사들이 문을 닫거나 다른 보험회사와 통합됐다. 최근 보험시장이 과거에 비해 소프트 마켓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보험회사는 미래에 불확실하고 언젠가 발생하는 손해에 대한 대비이기 때문에 모든 피해 가능성에 대비해 늘 조심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의 보험료 추세를 보면 자동차 보험료는 가입자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여러 조건에 따라 보험료가 조정돼 개인에 따라 등락이 있었고, 주택 보험료는 뉴욕의 경우 허리케인
이 가까운 기한 내에 온다고 일기예보가 나오고 있어서 큰 폭으로 인상되었으며, 상업용 보험료는 물가상승 정도의 인상이 되었다.
자동차 평균보험료가 가장 높은 주(State)가 뉴저지이고 그 다음이 뉴욕이다. 일반 보험가입자가 생각하는 것처럼 보험회사에서 보험료를 마음대로 올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될 수 있는 한 낮추는 일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을 필자는 잘 알고 있다. 불필요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컴퓨터 시스템과 온라인을 활용하고, 불법적인 보험 청구를 줄이기 위해 주 정부나 연방 정부와 함께 보험사기단을 적발해 내곤 한다.
필자가 아는 사람은 뉴욕 주 검찰청에서 보험에 관한 수사를 전담하는 검사인데 때로는 보험회사와 협조해 보험 사기단을 기소하여 사법부에 넘기기도 한다.
현재 재산상의 보험(Property Insurance)에서는 전체 보험료 중 약 30%의 불법적인 사기 배상청구가 자행되고 있으며 종업원상해보험은 25% 그리고 자동차 보험에서는 20%가 보험사기에 해당한다고 관련 정부기관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주택보험에서 보험료가 인상되는 것은 주택을 폭풍우, 태풍 등의 자연재난이나 화재 발생 시에 복구할 수 있는 건축자재비와 인건비 때문이다. 매년 보험회사에서는 건축비용을 새로 계산하고 예상되는 피해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재조정한다. 그것이 주택보험이 매년 올라가는 이유 중 하나이다. 실제로 건축 및 건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알아보면 지난 몇 년간 건축비가 얼마나 많이 올랐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 미국은 누구나 서로 소송을 하는 소송천국이기 때문에 이를 처리해야 하는 비용이 보험료를 올리는데 일조를 하기도 한다.
상업용 건물이나 비즈니스 보험의 경우에도 보험 청구의 상당 부분이 소송에 관련된 것인데 어떤 사소한 것을 가지고도 변호사를 선임해 소송에 들어가곤 한다. 물론 필요한 소송은 해야 하지만 소송에도 보험사기단이 끼어 행해지는 것이 너무 많다. 미국에서 별 죄의식 없이 행해지는 범죄(White Collar Crime)중 탈세 다음으로 많은 것이 보험사기이다.
이것만 없어져도 보험료는 20~30% 정도 낮아지게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누구나 자신도 모르게 이러한 일에 조금씩은 연루돼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집안에 음주운전자나 나이 어린 운전자가 있는데도 숨기고 있다면 본인은 보험료를 아낄 수 있지만 가입자 전체의 보험료를 인상시키는 요인이 된다. 그것은 이러한 사람들이 발생시키는 손해를 전체 보험가입자가 공동으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입자와 보험회사, 정부의 공동 노력만이 보험료를 전체적으로 낮추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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